중국의 7개 성이 도합 25조 위안 규모의 대규모 사회 간접 자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의 2019년도 GDP가 위안화 기준 99조 위안인 점을 고려할 때 총 GDP의 25% 규모에 해당되는 정부 투자를 감행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엉망이 된 경제와 투자 마인드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로 5G, 신에너지 자동차, 클라우드 컴퓨팅, 공업 인터넷 및 스마트 팩토리(인더스트리 4.0를 의미) 등 미래 산업 영역에 투자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한 컬럼니스트(环球老虎财经)는 청화대학의 런저핑(任泽平) 교수의 말을 빌어 중국 정부의 이러 조치는 과거 수 차례의 금융 위기 등에서 경제 위기에서 여러 대책이 있지만 이러한 대규모 사회 인프라 투자 만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중국의 제조 PMI는 35.7%, 비제조 분야 PMI는 29.6%로 대폭 추락하였다. 선전에서 총칭까지 항공권이 50 위안으로 우리 돈 만원도 안 되는 상황이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60194515440982390&wfr=spider&for=pc
또 하나의 이유는 지금 중국의 경제 상황이 부동산 경기를 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이상 부동산은 중국 GDP 성장의 주요 수단이었지만 그 결과 주택 가격의 지나친 상승으로 서민들의 가구 경제가 너무나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대량 실업이 발생한다면 사회 붕괴 현상까지도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부동산은 거주 목적이지 투자 목적이 아니다'라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월 스트리트 저널 중문판은 이 계획에 대해서 그 배경을
중공 중앙정치국이 5G 네트워크, 데이터 센터 등 신 시대 인프라 건설을 촉진하기로 한 것
또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안정화하고 금융 등 대외 시장 개방을 확대하기로 한 것
재정부가 예산을 조기에 지방 정부에 분배하기로 한 것 및 2분기 예산 심사를 신속히 하기로 한 것
인민은행이 이자율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상반기 내에 소폭 절하할 것이 예상되는 점
등을 들어 중앙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외부의 시각과는 달리 중국 정부는 코로나 19로부터 이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조업 재개에 들어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상무부의 외무사 사장 리광첸(李兴乾) 은 저장, 텐진 등의 주요 무역 회사들은 100% 조업 재개했으며 광둥, 장쑤, 상하이, 산둥, 총칭 등은 70%에 달한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언제부턴가 항상 보아오던 중국 정부의 일관된 패턴이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겠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정부의 보도가 나오면 항상 북 치고 장구 치며 맞장구를 치던 중국의 매체 반응이 이번에는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의 대형 사이트 왕이(网易)에 제시된 글 하나를 보자. 제목이 "최대 25조 위안의 기초 건설 투자, 그 25조는 어디에서 오는가?"이다. 우선 총투자는 25조이지만 금년 2020년에는 3.5조 위안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작년도 중국 정부의 재정 현황을 소개한다. 그래서 2019년 전국 일반 공공 예산 수입 190382억 위안, 지출 238874억 위안으로 4조 8천억 위안의 초과 지출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기금이다. 2019년 전국 정부 기금 예산 수입은 84516억 위안, 지출은 91365억 위안, 그래서 초과 지출 6849억 위안이다. 국유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전국 국유 자본 경영 예산 수입이 3960억 위안, 지출이 2287억 위안으로 수입이 1673억 위안 많다. 기본적으로 이 세 가지가 중국 정부의 재정 원천이므로 종합적으로는 2019년에 6조 3천억 위안의 재정 적자가 있었다는 것이고 이는 대부분 지방 정부 채권으로 충당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글은 정부의 25조 위안 투자에 대하여 간접적으로 그 엄청난 재정 적자를 어쩌려고 하느냐는 지적을 간접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http://3g.163.com/news/article_cambrian/F6SECMGA0536BD4I.html
그런가 하면 유사한 내용으로 "25조 투자 계획은 믿을 만 한가?"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 글은 우선 25조 위안의 투자 계획이 2020년 한 해에 모두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로 시작한다. 예를 들어 쓰촨 성의 경우는 4조 4천억 위안이 금년도 중점 사업 예산으로 발표되었지만 금년 투자 분은 6천억 위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8개 성(모든 성을 조사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의 2020년도 투자분 7조 위안 정도라고 한다.
성별로도 차이가 있어 깐수, 헤이룽장, 장시, 허베이, 푸젠, 상하이 등은 예산이 두 자릿수 증가하였지만 기타 성들은 오히려 예산이 줄었으며 특히 귀저우, 저장, 윈난, 산둥 등은 10% 이상 줄었다고 한다. 이 글은 원래 증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이후 투자 대상 기업 이야기로 들어가지만 전반적인 투자 리스크 키워드로 두 가지를 제시하였다. 그것은 "환경 정책의 변화" 그리고 "제품 가격의 대폭 하락"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 25조 투자에 대하여 대체적으로 "속 빈 강정"이라는 견해를 보인 것이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60287031936636077&wfr=spider&for=pc
그러면 보다 본격적인 증권사의 분석을 하나 예를 들어 보겠다. 중타이 증권(中泰证券)이 금융계라는 잡지에 실은 글이다. 우선 25조 계획에 대해 "그저 계획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투입 자금의 증가는 1.5조 위안에 불과하니 "속지 말라"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돈의 대부분은 "새로운 기초 건설"에 쓰일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아래 그림과 같이 윈난, 쓰촨, 산시 등은 오히려 예산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도시한다.
그리고 실제로 투자가 늘어나기는 하였지만 현재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 상황을 만회하기 위하여 투자 마인드를 북돋우려는 목적이며 투자의 규모 증가보다는 투자의 시점을 앞 당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는 베이상광, 즉 베이징, 상하이, 광둥 등 주요 대도시에서 오히려 30% 이상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는 아마도 대부분의 투자가 5G와 같은 첨단 분야에 집중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는 지난 수년간 다소 줄어들었던 인프라 투자의 증가율을 다시 상승시키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돈은 어디에서 왔는가? 아래 도표에 보면 국가 예산, 즉 중앙 정부가 제공하는 자금은 10% 내외이고 대부분이 지방 정부 자금과 국내 채권으로 충당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2011년부터 채권 액수는 점차 그 비율이(비율이다. 규모가 아니다)이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아주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았는데 아래 그림을 보라. 재정 수입과 적자 외에 이들은 '기타 순 유입 자금'이라는 항목을 넣었다. 이 '기타 순 유입 자금'이 무엇일까? 필자는 아마도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가 찍어낸 통화량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이들은 '기타 순 유입 자금'이 2조 6천억 위안 정도 투입되면 2020년의 재정 지출은 아마도 26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 정부의 채권은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채권 중에서도 특정 목적을 가진 채권을 프로젝트 채권(专项债)라고 하는데 2019년의 경우 26.16%였다. 이들은 금년의 경우 40%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하며 1조 2천억 위안의 규모로 작년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그리고 정책 은행의 금융 채권 중 CDB 채권은 인프라 투자의 주요 원동력이며, 이전 자금 조달 규모의 관점에서 보면 CDB 채권의 순 금융은 정부 채권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CDB 채권은 올해에도 계속해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며, 순 자금 조달 금액은 8 천억 위안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60281440213945361&wfr=spider&for=pc
독자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지금까지 나열한 내용은 이전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평이한 내용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하나는 이렇게 중국 정부의 정책 의도에 반하는 내용, 적어도 찬동하지 않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는 것이 보기 드문 일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이런 글들은 대개 인터넷 검색 순위에서 아래쪽에 파묻혀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의 경우에는 그 순위가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단언할 수 없으나 중국에서 적어도 할 말은 하겠다는 언론의 의지가 조금은 시작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희망에 찬 기대를 해보게 된다. 또 그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