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이야기이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정점을 지나 통제되기 시작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시진핑 주석이 우한을 방문한 바로 다음날 이루어진 선언이다. 아마도 예정된 수순일 것이다. 이제까지 중국 사람들에게 코로나 방역 관련 발표를 해왔던 종난산(钟南山) 원사는 지금 같은 상태로 진행이 된다면 6월에는 상황 종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를 하기도 하였다. 물론 종 원사는 이 발표에 '이외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일단 바이러스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 통제가 되는 것이 분명해지기 시작하면서 그간 억눌려 왔던 이런저런 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보인다. 그리고 이런 소리들은 중국 공산장에게 결코 호의적인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이제부터 코로나 사태를 둘러싼 '책임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바깥 세계에서는 사태 초기에 우한 정부는 중앙의 의사 결정 지연으로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토로한 것을 알고 있고 또 리커창 총리가 신속히 우한을 봉쇄하여야 한다고 했을 때 시진핑 주석이 춘절 분위기 해치지 말라고 한 사실도 알고 있지만 정작 중국 국내에서는 이런 소식들이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민중들에게 있어 이번 사태는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이 책임져야 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중국식으로 말하면 쟈오다이(交代), 즉 납득 가능한 설명 또는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이미 우한 시 정부나 후베이 성 정부 관료들에 대한 처벌은 이루어졌다. 물론 이 처벌이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있지만 구체적인 그 속은 알 수가 없고 지도부 입장에서는 이 정도 조치로 민중이 납득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 조치로 민중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인사 조치에 대하여 한 두 사람이 아니라 많은 수의 우한 시 정부 및 후베이 성 정부의 관원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의 입을 통하여 지역 사회에 중앙에 대한 불만이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화살은 이래 저래 시진핑 주석에게 향하게 되어 있다. 이 화살을 시진핑 그룹은 어떻게 피할 것인가? 필자는 이러한 차원에서 나온 것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시작된 것이 아이라 미국 군인이 중국에 퍼뜨린 것이다. 중국을 발원지라고 한 세계는 중국에게 사과해야 한다."(http://www.rfi.fr/tw/%E4%B8%AD%E5%9C%8B/20200313-%E4%B8%AD%E5%9C%8B%E5%A4%96%E4%BA%A4%E9%83%A8%E9%A9%9A%E4%BA%BA%E6%8C%87%E6%8E%A7-%E7%BE%8E%E8%BB%8D%E6%8A%8A%E6%96%B0%E5%86%A0%E7%97%85%E6%AF%92%E5%B8%B6%E5%88%B0%E6%AD%A6%E6%BC%A2)라던가 "중국이 자신을 희생하며 성공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차단하여 세계에 큰 공헌을 하였다"라는 선전 공작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런 갑작스러운 태도의 변화는 어이없는 행위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찌하랴? 지방 정부에게 책임을 돌려서 해결이 되지 않으면 남은 것은 외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선전들은 정작 중국 인민들에게는 전혀 체감되지 않는 것들이다. 바이러스가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시작이 되었던 인민들에게는 그들의 생활을 파괴한 이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책임 소재의 규명과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할 테니 말이다. 그래서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 정부는 이탈리아의 코로나 사태를 우한의 데이터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예견하건대 만일 이탈리아의 상황이 악화 일로를 겪어간다면 이에 비교하여 중국은 얼마나 잘 대응을 했는지를 부각하려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이탈리아나 유럽의 경우 중국에 비해 매우 커다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백신도 치료약도 없고 무증상에서 오히려 전파력이 높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경우 대응 방법은 별로 없다. 기껏해야 마스크를 이용하여 혹시 모를 감염자의 비말을 막는 것과 격리이다. 중국처럼 전 국민을 집안에 가두어 놓을 수 있는 나라가 과연 몇이나 될까? 우리나라의 경우는 선제적인 진단 키트의 준비와 정부 총동원의 대응 태세로 사람들의 이동제한을 최소화하면서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거니와 실행력도 없다.
미국의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자가 7천만에서 1억 5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의사협회의 보고가 상원에 제출된 바 있다.(최악의 경우 미국인의 46%가 감염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유럽으로부터의 입국을 30일간 잠시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사람뿐만 아니라 화물 등 모든 것을 금지하겠다고 했다가 폐장 이후임에도 불구하고 선물이 급락하자 다시 화물은 제외라고 정정하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미 증시의 폭락을 다시 일으켰고 월 스트리트 TV의 리지(李其) 박사는 11분 간의 연설에 5천억 달러의 손실을 가져다주는 역사 상 가장 비싼 연설이었다고 풍자하기도 하였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자신의 연설을 통하여 시장의 안정을 가져오려는 것이었을 텐데 말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코로나 비상이 걸렸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인의 70%가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가장 감염이 심한 이탈리아는 결국 전 국민의 이동 금지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고 경찰이 거리를 순시하여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는 감염자 수가 3천에 달함에 따라 모든 학교를 중지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아직 3단계 발표는 유보하고 2 단계 대응 사태에 있다고 한다. 프랑스의 주가는 12.3%라는 대폭락을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 난국에서 향후 어떤 양상이 나타날 것인가? 사실 여기에 대한 분석은 별로 없다. 필자가 발견한 유일한 향후 전망은 바로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 고문인 Mohamed El-Erian의 4 단계 변화 예측이다. 그는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글로벌 경제는 다음과 같은 4 단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1 단계
경제와 기업에 충격을 준다. 성장은 늦어지고 기업 수익은 감소하고 비용은 상승한다. 서플라이 체인에 장애가 발생한다.
2 단계
1 단계와 겹쳐서 발생할 텐데 바로 재무적 혼란이다. 그래서 유동성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그러니 급매가 나올 것이다. 가격이 왜곡될 것이고 은행 외에는 펀딩을 하지 않는 자금 시장의 사실 상 정지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1 단계와 2 단계가 상호 상승 작용을 할 것이라는 거다.
3 단계
그리고는 바닥을 다질 것이다. 금융 쪽에서 먼저 시작이 될 것이고 그리고 경제 쪽으로 옮겨갈 것이다. 그렇지만 전과는 달리 중앙은행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근본 이슈, 즉 바이러스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관한 것이 되는 것이다.
4 단계
마지막으로 장기화될 것이다.
그는 우리가 현재 2 단계 초입에 있다고 보았으며 아주 불안정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의 이러한 예상은 아직 유럽이나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급격해 지기 전의 것인데 지금처럼 구미 각국이 사람과 상품의 이동을 막으면 당연히 1 단계는 심화될 것이다. 그리고 2 단계의 금융 시장의 반응은 1 단계 후에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로는 1 단계보다 먼저 반응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결국 El-Erian의 말대로 현물과 금융이 서로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시작될 공산이 크겠다.
El-Erian은 이런 사태는 장기화될 것이라고도 했고 회복은 이전처럼 금융이나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 19 문제 자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매우 당연한 말이다. 코로나의 통제와 대응에 주요 경제 국가들이 성공해야 얼어붙은 경제 활동과 금융 시장이 다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가장 불안감을 가져다주는 것은 일본의 대처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일본이 코로나 19의 통제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아시아 지역의 불확실성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이는 금융 시장의 정상화를 가로막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해서도 일단은 코로나 19 사태의 성공적인 해결을 위하여 전 세계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때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