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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Mar 15. 2020

검은 거래, 검은 자본

미중 간이라고 없을까?

최근 SOHO 중국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SINA의 홍콩 주가 소식에 따르면 SOHO 중국의 주가는 35.81% 로 상승하여 4.05위안이 되었다. 거래량은 4755만 주로 엄청난 상황이다. 이렇게 SOHO 중국의 주식이 올라가는 이유는 이 SOHO 중국이 미국 자본에게 넘어가는 빅딜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https://finance.sina.com.cn/stock/hkstock/marketalerts/2020-03-10/doc-iimxxstf7832666.shtml

줄곧 중국 내 자산을 묶어서 팔려 애쓰던 SOHO 중국의 대주주인 판스이(潘石屹) 부부의 지분에 대해 미국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BLACKSTONE)에 6원을 제시했다는 것으로 거래액은 40억 달러이다.  이 거래는 몇 주 안으로 결정이 될 것이라고 하며 판스이 부부의 지분 63.93%가 넘어가면 이 회사는 완전한 민간 회사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중국 정부의 시장 개방과 함께 중국의 최고 권력층과 줄곧 흑막에 가려진 거래를 계속해 온 블랙스톤의 결정인 만큼 투자의 불확실성이나 안정성에 대한 의혹이 사라진 것이다.

판스이(潘石屹) 부부

판스이 부부는 두 아들이 모두 외국 국적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 부부도 이미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중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불확실한 중국 내 자산을 매각하고 해외의 안전 자산을 취득하여 해외 생활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근자에 들어 이렇게 자본을 해외로 보내고 해외로 나가고 싶어 하는 중국의 기업인들은 적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사태를 좌시할 수 없고 어떻게든 막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린다. 예를 들어 마윈의 경우 본인은 해외에 나가서 살고 싶어 하나 당국이 금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소문이기는 하지만 마윈의 경우 해외에 출장을 가려하면 가족들이 중국 내로 들어와야 허가가 나온다는 말도 있다. 중국 3위의 부동산 기업 헝다(恒大)의 쉬자인(许家印) 회장의 경우 출장을 위한 출국 과정에서 제지되었는데 부호들의 해외 도피를 막기 위한 중국 당국의 조치라는 말이 돌기도 하였다.


기업 헝다(恒大)의 쉬자인(许家印) 회장

이러한 기업인들의 해외 도피는 최근 중국 공산당의 '국진민퇴'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경제로의 회귀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또 대부분의 중국 재벌들의 경우 과거 장쩌민 시대에 수많은 정경 유착을 통해서 부를 축적한 인물들로서 시진핑 그룹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 시진핑 그룹을 주도하는 태자방들은 이러한 민간 기업을 사냥감으로 보는 듯한 언행이 자주 보이기 때문에 이들 부호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중국의 외환 보유고 데이터는 지금까지 실제를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회환 보유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당한 외화가 줄곧 중국을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분석해 내었고 이러한 외화의 유출이 아마도 중국 사회 지도층의 자본일 것이라는 추측들을 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4조 달러애 달했던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현재 3조 달러 수준에 이른 것은 시진핑 주석의 집권과 함께 정치적 리스크를 우려한 중국 지도층들의 자본이 유출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추측이나 소문으로 밖에는 소식이 돌아다니지 않았었는데 작년 여름에 중화권에 회자된 한 사건이 있었다. 사건의 시작은 중국 정협 위원이자 중국 재정학회 부회장인 지아캉(贾康)이 웨이보에 한 마디를 올리면서였다.

그는 들은 말이라고 하면서 스위스 은행 UBD에 100명의 중국인이 예치한 달러가 7조 8천억 위안에 달한다고 하며 스위스처럼 작은 국가가 어떻게 이렇게 커다란 금융 실력을 가질 수 있는가 라는 요지를 올린 것이다. 지아캉은 중국 금융계에서 명망 및 영향력이 큰 사람이어서 그의 이 웨이보는 삽시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었다. 


지아캉은 사실 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적은 글이었던 모양인데 그 반향은 너무나 커졌다. 우선 7조 8천억 위안이라는 금액은 1조 달러가 넘는 돈으로서 중국 외환 보유고에서 사라진 1조 달러와 규모가 유사하다. 그리고 100명의 예금액이라면 1인당 10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서 알리바바의 마윈이나 징동의 류창동 보다도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당연히 도대체 누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의문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사태가 이렇게 진행이 되자 지아캉은 자신은 그저 들은 소리를 전했을 뿐이며 확대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했고 곧바로 해당 웨이보는 삭제되었다. 여론이 들끓자 UBS는 나름대로 진화에 나섰는데 이것이 또 서툴렀다. 100명이 아니라 300명이 넘는 사람의 데이터이니 오해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사건의 본질을 전해 이해하지 못한 대응이었다. 사람들은 곧바로 정보를 찾기 시작했는데 2019년 4월 17일 UBS가 공개한 정보 중에 바로 100명 중국인의 에치 금액이 7조 8천억 위안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하며 자세한 정보 소스 등은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2019년 3월 30일에 이미 중국의 한 사이트에 한 사람이 스위스 은행 고객 중 106명의 중국인의 예금 합계가 7조 8천억 위안이라는 내용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물론 이 정보 또한 지금은 삭제되고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Wrl4WcZK3fs&list=WL&index=4&t=0s

중국의 부호들은 대부분 자수성가 한 사람들이다. 중국 부호 TOP 10을 보면 다음과 같다.

1위 알리바바         마윈       2387억 위안

2위 텐센트           마화텅    2263억 위안

3위 헝다             쉬자인     2125억 위안

4위 완다             왕젠린     1566억 위안

5위 메이더          허흥지엔  1346억 위안

6위 비궤이위엔     양훼이옌  1180억 위안

7위 순펑             왕웨이    1028억 위안

8위 바이두          리엔홍     1007억 위안

9위 지리자동차    리슈푸     980억 위안

10위 왕이           딩레이     932억 위안


이들의 소유 자산은 대부분 주식이며 현금일 수 없다. 7조 8천억 위안을 100명이 소유하고 있다면 평균이 780억 위안으로 이들 중국 최대 갑부들의 재산에 필적한다. 이렇게도 큰 현금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설령 UBS의 설명대로 373명의 부호의 자산이라고 하더라도 1인당 보유 현금이 209억 위안이다.


사업을 크게 하는 사람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예금주들은 사업가들이 아닐 것이며 정권 실세들의 비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런 규모의 자금을 만들고 해외에 유출하는 일들을 도와 온 것이 바로 앞서 나온 블랙스톤, 그리고 골드만 삭스 등 미국 기업들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부 장관 므누신은 바로 이 볼드만 삭스의 CIO를 지낸 인물로 미중 무역 전쟁 초기 므누신 장관이 중국과의 소통에 있어서 백 채널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일 이 7조 8천억 위안 예치설이 사실이라면 정말 무서운 사람들은 바로 블랙스톤이나 골드만 삭스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미중 간에 걸치는 사건들 중 개인적으로 한 단면을 접한 일이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필자는 (지금도 그렇지만) 어떻게 먹고살 길을 찾아보겠다고 중국을 헤매고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이나 그 과정은 밝히기 어렵지만 결론만 말한다면 필자는 헤이룽장 성 지역에서 중국의 대형 국유 에너지 기업 중의 하나를 맡고 있는 고위 기업인을 만나서 사업 협력 기회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적이 있다. 중국인들과는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감정 관계를 공고히 하지 않으면 협력이 어렵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국이 에너지 회사 하나를 신규 설립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너무나 좋았다. 모회사에서 가장 잘 팔리고 경쟁력이 높은 제품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자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객들도 이미 확보되어있는 그런 상태였다.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기라는 격이었는데 필자는 이 건은 필히 특정 인물들을 위한 이권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를 물을 필요는 없었다. 단지 필자도 이 사업에 낄 수 있게 해달라고 여러모로 노력을 하면 결과는 하늘이 결정해 줄 것이었다. 물론 지금까지 하늘이 필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정해 준 적은 없어 보이지만 말이다. 하여간 진인사 대천명이라고 했으니 갖은 노력을 다했다.


조 바이든

그런데 그 양반이 결국에는 머뭇머뭇하더니 필자는 끼워줄 수가 없다고 한 것이다. 짐작했겠지만 본 건은 위에서 국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결정한 것으로 절대 제삼자를 끼워줄 수도 없으며 알게 해서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절대 비밀이라면서 이 사업은 원래 '버락 오바마'를 겨냥한 것이었으나 잘 안되어서 '조 바이든'과 협력하는 것리고 하지 않는가?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필자는 그때 조 바이든이 누구인지 몰랐다. 그러자 상대는 한심하다는 듯이 '미국 부통령 이름도 모르나? 이 사업은 그의 아들의 참여를 통해서 진행될 거야'라고 한 것이다. 필자는 납득했다. 이런 일에 끼여 있는 것은 필자 같은 무명소졸에게는 버거운 일이라고 생각하여 이 기회를 포기하였다.  


헌터 바이든

이번 미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너에서 이권 사업을 한다는 말을 했을 때 필자는 낯설지 않았다. 그리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초기 조 바이든 부통령이 중국에 가장 유화적인 입장을 취했을 때에도 놀라지 않았다. 이제 민주당 후보 경선이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데 조 바이든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글쎄, 헤이룽장의 그때 일이 그 후 어떻게 풀렸는지 필자는 모른다. 그리고 상당히 오래된 일 아닌가. 필자가 만났던 그 사람의 얼굴도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미국에 대해 이러한 수단을 사용해 오고 있었다는 것이고 그 대상이 조 바이든 한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푸틴과 트럼프 간의 관계도 어쩌면 이런 맥락의 상황과 유사하지는 않을까? 단지 알고 싶은 것은 국가와 사상, 체계가 무엇이든 간에 과연 진정한 마음으로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하고 봉사하는 정치인들은 존재하는가? 존재 한다면 어떤 사람들인가? 어떻게 그들을 알아 볼 수 있나? 이런 질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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