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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Apr 30. 2019

미중 무역전쟁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패배는 정해져 있었다. 체면을 살리는 방법이 관건이다.

중국의 최대 휴일 중의 하나인 5.1절, 노동절 휴가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와 같이 연휴가 오면 시장이 들썩들썩하는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필자 만의 느낌일까?


중국의 경기 하강 국면은 뚜렷하고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그야말로 안감힘,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1사 분기 GDP를 6.4% 선으로 지켜내었다. 그 주된 내용은 한화 300조에 달하는 정부에 의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였고 이를 위하여 지방 정부들이 엄청난 태권을 발행했어야 했지만 어떻게든 지켜내려는 중앙 정부의 의지가 통했다. 비록 자신들의 정원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무엇인가를 해내는 정부를 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중국 시장이나 경제에 대한 신뢰의 가장 중요한 인수가 중국 정부인 이유이다.

이번 주 북경에서 진행되는 제10차 미중 무역 회담은 아마도 최종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모두들 이 회담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북경을 방문 중인 독일(경제부 장관)과 말레이시아의 장관급 인사들은 모두 미중 무역 전쟁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번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독일 경제부 장관은 료우허 부총리에게 미중 무역전이 독일뿐만 아니라 전체 유럽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미중 두 나라의 조속한 협의를 촉구했다. 말레이시아 통상산업부 장관 데럴 레이킹은 미중 두 대국은 자국뿐 마이라 전 세계 국가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발언, 미중 무역전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하였다.

4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 협상이 아주 잘 되어가고 있다고 발언했다. 트럼프의  이 발언은 뉴욕 타임스에게 미중 무역 협의가 이루어질 것 및 시진핑의 미국 방문이 5, 6월 경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이라는 낙관론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믜누신 재무부 장관은 앞으로 2주 동안의 협상에서 아마도 협상을 종결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을 4월 29일에 했다. 홍콩 사우스 포스트는 빨라야 6월에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여 협상안에 사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이 아니라 다음 협상에서 마무리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중국 내부의 이번 미중 무역전에 대한 갈등은 적지 않으며 중국 입장에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몇 가지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소문이다.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고봉회의에서 한 발언을 보면 지재권의 보호, 강제적 기술 이전의 금지, 보조금의 제한, 위안화 절하하지 않는다는 방침, 지방 정부의 국제 무역 관행에 어긋나는 행정을 정돈하기 위한 기구 등을 발표했는데 미국의 요구와 관계없이 중국이 결정했다는 형식을 취했을 뿐 사실 상 미국의 요구 사항을 들어준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인 중국이 이제 와서 맏아들일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일단 중국은 트럼프와는 다시는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굳힌 것 같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으로서는 이번 트럼프에게 갖은 모욕을 당한 것이나 진배없다. 그렇다고 한국 같은 제3 국에게 자신들이 어떻게 행동했는가를 반성하는 기미는 없다. 중국은 자기보다 힘을 가진 상대가 힘으로 눌러오는 맛을 제대로 본 것이다. 그리고 그 반동으로 중국은 힘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협상이 결렬되면 중국은 협상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는다는 말이 되는데 이 가능성이 적기는 하여도 없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트럼프이니 말이다. 마지막에 다시 덤터기를 씌우는 일이 많은 사람이니 협상의 최후 한 글자까지 결정되어야 시진핑은 움직일 것이다. 만일 협상이 결렬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당연히 유지될 것이고 시간이 가면서 제조 기반이 이탈할 것이다. 외국 기업들은 이미 중국 제조의 메리트보다 리스크가 커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목 매어 하는 하이테크 기업들이 그러하다. 일본 기업들이 가장 먼저 생산 거점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대만 기업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물론 미국 기업들이 탈 중국을 시작했다.

두 번째로 중국의 하이테크 기술 도입 소스가 제한될 것이므로 이는 러시아 등과의 밀착 관계와 함께 자주 기술 개발에 국가가 전력을 다하는 양상이 벌어질 것이다. 반면 미국이 문제 삼는 천인 계획은 진행이 어려워질 것이므로 중국 내부 인력, 내부 연구 개발이 중요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중국이 필히 화웨이를 보호해야 하는 것도 납득이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같은 속도의 기술 진전은 일어나기 어려우므로 점차 기술 경쟁력을 상실해 갈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중국은 자국 기술 인력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가서 현지에서 기술과 경험을 가져와야 한다. 미국이 어렵다면 독일 등 유럽 국가로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선진국 진출을 하려면 공산당의 구심력은 약화된다. 또 유럽 국가에 나가서 일할 정도의 사업을 중국 기업들이 전개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대략 깊어봐도 미중 무역 협상 결렬 후의 중국의 입장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지금까지와 같은 경제 발선 속도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공장들의 탈 중국은 점점 중국의 경제를 어렵게 할 것이다. 사람들의 기대 수준은 한껏  높아져 있고 빈부 차이 등 사회 통합 갈등 요소도 점증되어 가고 있다. 그러니 어지간하면 미국과 협상을 체결하여야 한다.


협상이 체결될 경우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일단 일대일로, 중국몽 등의 대놓고 하는 부국강병책 및 다른 국가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성과 평가가 없을 수 없다. 그리고 시진핑이 그 책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이미 공산당 내부의 여러 불만의 소리들이 이런저런 형태로 삐죽삐죽 나오고 있다.


시주석에 도전할 만한 세력은 이제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강택민 파벌 외에는 없다. 노쇠한 강택민 주석의 파벌에서 누가 강택민의 유산을 넘겨받느냐가 중요하다. 만일 그가 시진핑 주석에게 도전한다면 중국의 정국은 회오리 칠 것이다. 이미 화교권 매체들에서는 인명이 거론되고 있다.

반대파가 집권하는 경우 친자본, 친기업, 친 민간 정책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공산당의 색깔도 붉은색에서 무지개 색으로 다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 측에서 도움의 손을 뻗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세력은 그간 시진핑 주석 파벌이 국민적 호응을 받으며 수행해온 반 부패 운동의 주요 대상들이다. 중국 내부에서 어떻게 정책, 사상, 시스템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마도 상당한 진통이 수반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군부가 동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반대파의 집권 시나리오도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시진핑 체계가 계속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권위는 타격을 입을 것이고 후계자 지정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 후계자는 아마도 시진핑 주석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는 대리 통치를 할 것이고 취임부터는 10년의 임기를 채울 것이므로 사실 상 십수 년의 중국 최고 지도자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대부분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연령상 차기가 되기 어렵다. 실제 50대 또는 60대 초반 중에서 다음 주석이 나와야 하겠지만 그럴만한 실력과 기반을 쌓은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자칫 권력 투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미중 무역 협정이 종료되면 미국은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중국은 회오리바람 속에서 안정을 구해야 한다. 아마도 상당 기간 내부의 안정을 도모하느라 중국몽이나 일대일로와 같은 대규모 외부 진출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상반된 시각으로 내부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대만에 대한 군사력을 사용하는 등의 시나리오가 있다. 주로 화교권에서 걱정하는 시나리오인데 2020년 대만 총통 선거와 맏물려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즉각 대응할 것인 바 현재의 중국이 이러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결국 이번 미중 무역 회담은 완전한 미국의 승리이다. 그리고 미국의 승리는 이미 시작하기도 전에 정해져 있었다. 이번 게임은 오로지 중국이 어떻게 지느냐의 게임이었다. 중국은 실리를 모두 내주고 전 세계에 미국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상 최소한의 체면을 차려야 한다. 단지 중국이 체면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양보하지 못할 선이 나오고 있다지만 체면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이 나와야만 원만하게 종료될 수 있을 것이다. 화웨이와 멍완저우에 대한 미국의 양보가 그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글: https://brunch.co.kr/@chulrhee/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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