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벌금, 멍완저우는 추방?
미중 무역 협상이 정리 단계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된다면 화웨이나 멍완저우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가에 대한 여러 가지 예측들이 떠돌고 있다. 필자는 아무리 어려워도 미중 양국, 특히 중국이 인내심을 발휘하여 협의를 이룰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어제오늘 사이에 나온 정보로는 미국은 이번 협상이 이루어지더라도 관세를 완전히 환원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실제 협의 사항을 이행해가는 것을 보며 단계적으로 풀겠다는 입장인 듯하다. 반면 중국 측은 이를 모욕으로 여기고 있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만일 이번 협상이 결렬된다면 다시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중미 무역 전쟁의 와중에 점점 뉴스에서 제외되어 가고 있는 사건이 화웨이와 멍완저우이다. 일단 화웨이 사건에 대한 미중 양국의 시각 차이가 큰데 이 차이는 근본적인 국가 체계의 차이에서 온다고 할 수 있다. 즉, 중국인 및 중국 정부 시각에서는 화웨이나 멍완저우가 잘 못한 일이 보이지 않는 것이고 미국인 및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화웨이와 멍완저우는 분명한 범죄자인 것이다. 실제로 미중 무역 협상 과정 내내 중국 정부는 화웨이 및 멍완저우에 대한 요구를 하였고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라이트하이저는 줄곧 화웨이나 멍완저우의 문제는 미국 사법부 관할 사항으로 행정부 소속인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한다. 필자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중국인들은 화웨이나 멍완저우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인식이 없다. 모두들 중국의 국력이 신장하고 화웨이의 기술력이 미국을 앞지르는데서 온 미국의 초조감이 불러일으킨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감정으로 국민을 통치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조치는 전면적인 민족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중국인들이 ZTE에 이어 화웨이가 망할 것을 우려,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사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화웨이는 통신 사업자들에의 매출이 대폭 줄었음에도 불구, 2018년 사용자 부분에서 3489억 위안이라는 기록적 매출을 기록한다. 이는 2017년 대비 45.1% 증가한 것으로 스마트폰 대수로는 2억대를 넘었다. 세계 시장 전체로는 3억대를 넘었다. 이쯤 되면 런정페이 회장이 화웨이는 죽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가질 만도 하다. 사실 화웨이가 미국 정부를 고소한 것은 이런 중국인들의 감정 처리용일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의 2018년도 매출은 7211억 위안으로 BAT 3사의 합계에 해당한다.
서방 외교가에서의 예상은 미중 무역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될 경우 화웨이는 벌금형에 그리고 멍완저우는 미국에 인도되는 일없이 중국으로 추방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는 시나리오이다. 물론 이 방식은 미중 양국이 합의를 이루는 방식이 아닌 묵계와 묵인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시기는 아마도 협상 타결 후 1, 2개월 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지난 4월 24일에 있었던 미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은 미국을 찬양하는 발언 일색이었는데 멍완저우에 대한 가닥이 잡힌데 대한 반응이라는 설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사실 상 화웨이는 과거에 대한 면죄부를 받게 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화웨이가 미국이 우려하는 기능을 모두 해결했다며 검사를 요구할 경우 미국은 이를 거절할 병문이 마땅치 않다. 멍완저우의 경우에도 국제적인 중범죄 혐의이므로 이대로 중국으로 추방이 되어 비록 형식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유죄 판결을 내리고 형을 언도한다 하더라도 멍완저우는 중국인들에게 영웅이 될 것이 틀림없다. 말하자면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는 화웨이와 멍완저우는 앞으로도 죄인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벌금형이 주어진다 하더라고 형사 고발 부분이 계속 진행되어야만 할 미국의 필요가 있다. 즉, 과거에 대해서는 벌금형, 미래에 대해서는 형사적 수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화웨이의 미국 및 서방 국가 진출을 막으려 할 것이다. 동시에 멍완저우에 대해서도 적어도 중국 외의 지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단순한 추방 조치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명분 상으로는 간첩에 준하는 대우를 해야 할 것이므로 양국 간의 스파이 교환과 같은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트럼프 대통령처럼 명분에 구속되지 않는 지도자의 경우 필요에 따라서는 어떤 의사결정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시사한 것처럼 직접 화웨이나 멍완저우 사건에 개입하여 사면을 하는 등의 조치도 가능할 것이다. 트럼프에게 충분한 정칙적 이익을 제공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