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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Mar 27. 2020

1천3백만 대 25만

중국 이동 통신 가입자 논쟁

필자가 얼마 전 재미 반중 인권운동가인 Jenifer Zeng의 데이터를 인용하여 이번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에서 실제 사망한 우한의 시민은 얼마나 되었을지 추정한 적이 있다. 필자가 방송하고 있는 유튜브 한 영상에서(https://www.youtube.com/watch?v=Q1yKwbkbb6g&t=5s) 8~25만 정도로 소개를 하였는데 구독자 중의 한 분이 팩트 체크를 해 주셨다. Jenifer Zeng의 데이터는 중국의 3대 통신사 중의 하나인 중국 이동의 가입자 수였고 여기에 중국연통, 중국전신 등의 가입자가 더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와 상통하는 유투버들의 동영상이 여럿 올라와 있다. 대부분 금년 1~2월 감소한 가입자 수가 유튜버에 따라 다르지만 1천3백만에서 1천8백만으로서 이만한 숫자의 사람이 코로나 19로 사망했을 것이라는 내용들이다.


필자는 한국과 중국에서 통신 사업자의 직원으로도 근무해 보았으며 프로젝트를 같이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뭔가 느낌이 이상한 것이었다. 만일 데이터가 이상했다면 필자가 응당 눈치챘어야 하지 않았을까? 어째서 별 이상한 느낌을 못 받은 것일까?


그래서 다시 데이터를 들여다보았다. Jenifer Zeng의 데이터는 이동통신 가입자 수 9억 5천이다. 그렇다. 다소 많게 느껴질 정도의 숫자이며 중국의 이동통신 실제 사용자 수가 이 보다 훨씬 많아진다는 것은 이상하다. 왜냐하면 중국의 인구가 이제 막 14억에 달했기 때문이다. 어린아이, 노인, 그리고 경제적 취약자, 이동 통신 도달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당연히 가입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3대 통신사의 가입자 수 합계 13억 이상의 숫자는 과다한 것이다. 하기는 우리나라도 가입자 수와 인구수가 유사하다. 업무용을 별도로 소유하거나 회사 지급 휴대폰으로 인하여 복수 가입을 하고 있는 숫자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망자 수를 추정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숫자는 허구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집에 인터넷을 중국전신을 사용해야 했다. 이때 무료로 휴대전화 2개 번호를 부여받았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그 후 영업권이 중국연통으로 넘어가면서 또다시 중국 망통 이동통신 번호를 2개 부여받았다. 물론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중복 발행된 번호가 상당할 것이다.

그럼 실제 이동통신 사용자 수는 얼마나 될까? 최근 해외 유튜버에서 떠들고 있어서인지 3월 26일 중국 SINA는 이에 관련하여 보도를 하였다. 이 보도에서 중국이동은 2020년 2월 말 기준으로 이동통신 사용자 수는 9억 4216만으로서 1월에 전월 대비 86만 2천 명이 감소하였고 2월에 725만 4천 명이 감소하였다고 한다. 이중 4G 사용자는 7억 4537명으로 1월에 17만 명이 감소하고 2월에 1247만 명이 감소하였다. 그러나 유선 브로드밴드 인터넷 사용자는 1억 8860만으로 1월에 123만이 증가하였고 2월에는 33만 명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http://finance.sina.com.cn/chanjing/gsnews/2020-03-26/doc-iimxxsth1804931.shtml  

중국전신의 경우는 2월 말 기준 이동통신 사용자 수는 3.304억으로 1월 대비 560만 명이 감소하였다. 중국연통은 2월에 660만 명이 감소하였다고 한다. 중국 연통의 2월 말 이동 통신 가입자 수는 3.173억 명이다. 1월에는 118.6만 명이 감소하였다.


이러한 보도 내용은 통신 3사의 2월까지의 통계와 일치한다. 종합해 보면 2월에 중국 이동이 725만 감소, 중국전신은 560만 명, 중국연통은 660만 명이 감소하여 1945만 명이 2월 한 달 동안 감소한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 합계는 15.83억 명이 된다. 물론 중복이 된 숫자이다. 


그러면 이렇게 감소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이 기사는 그 첫 번째 이유로 통신사업자들이 '번호 이동'을 들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최근 통신 사업자를 변경해도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번호 이동제'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서 통신 사업자를 변경하였으나 옛 전화번호를 유지하기 위하여 중복 가입을 했던 사용자들이 번호 이동을 하고 이전 가입을 탈퇴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인으로 들고 있는 것이 바로 필자의 예와 같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무리하게 고객들에게 남발했던 이동 번호가 코로나 19 사태를 맞이하여 고객들에 의해 정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원인으로 들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필자는 이 대목에서 중국 미디어의 특징을 발견한다. 우선 원문을 보자.

  第三个原因,如此较大幅度的数据变动,是不是主动对于一些卡号进行了清理,从高质量发展的要求对于一些不太正常使用的卡号进行了清理,主动挤出了一些水分?

세 번째 원인으로, 만일 비교적 큰 폭으로 데이터가 변동했다면, 일부분 번호들에 대해서 주동적으로 정리를 한 것이 아닐까? 보다 높은 수준의 발전을 하기 위하여 일부분 비정상적인 번호들에 대한 정리를 하여 주동적으로 허수를 정리한 것이 아닐까?


이 기사는 어찌 되었던 이번 1, 2월에 걸친 데이터의 변화는 비정상이라고 하면서 이어서 과거 양적 팽창에 주력했던 통신 사업자들이 이번 기회에 질적 변화로 노력해 준다면 좋은 일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3월의 데이터가 나오면 어느 정도 원인이 규명될 것을 기대한다라며 기사를 맺고 있다. 


우선 이 기사는 해외에서 떠들고 있는 천만 이상 중국인 코로나 19 사망설에 대응하여 나온 것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번호 이동제의 시행이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될 것이고 음모론으로 받다들이면 해외에 노출된 엄청난 실제 코로나 19 사망자 수를 감추기 위한 언론 공작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이 기사가 설명하는 내용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3월분 데이터를 보면 더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수긍이 간다. 

그리고 필자는 이 기사가 말하고 있는 일부분 비정상적인 번호들에 대한 정리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필자가 중국의 어느 통신사업자 사람들과 어울려 지낼 때 세금계산서 교환을 하는 것을 보았다. 물론 불법이다. 특정 기업에게 대량의 통신 서비스를 판매한 것으로 매출을 만들고 다른 명복으로 계약을 해서 그 돈을 되돌려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미달하는 매출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되면 대량의 허구 가입자가 발생한다. 보통 실적 보고하는 달에 몰려서 일시에 개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 기사가 암시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현상을 말하는 것 같다.


어떤 이론과 근거를 떠나 일부 사람들이 떠드는 대로 이동 통신 가입자 수의 감소를 그대로 중국의 코로나 19 사망자 수의 감소로 받아들이는 것은 비합리적인 일이다. 우한의 인구가 12백만이다. 기타 지역은 우한의 참상을 알게 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으므로 엄청난 수의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은 별로 없다. 천만 2천만을 떠드는 사람들은 우한 시 전원이 사망했다는 말을 하는 것과 진배없다. 사망률이 가장 높았던 이탈리아의 9% 정도로 계산하더라고 75만 정도의 숫자가 나온다. 지금은 코로나 19의 퇴치를 위하여 전 세계가 공조하고 협력해야 할 시기이다. 더 이상 혐오 범죄적 시작, 또는 흥미위주의 발상에서 지나친 발언들이 나오는 것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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