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코로나 19 사태는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대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개혁 개방 이후 향유해왔던 고도성장을 계속하여 영위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경기 부양책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우리나라도 한은이 무제한의 통화 공급을 선언하였다. 다들 이번 코로나 19 사태가 가져올 세계적인 불경기 또는 대공황의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과 행동들은 이미 엘-아이리언에 의해 예언된 바 있다. 그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소위 '갈 데까지 가는 정책'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불길한 예언을 덧 붙였는데 '이러한 중앙은행들의 조치는 매우 제한적인 성과' 밖에는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원인이 코로나 19에 있고 수요와 공급 양쪽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통화 정책이나 금융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코로나 19 상황 자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지막 펀치 라인으로 그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이번 사태가 전 세계를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지식인들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다. 각국 정부가 서둘어 취한 봉쇄의 정책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국의 경제를 고립시키고 심한 경우 괴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번 G20 정상들이 각국의 문호를 지속 개방하고 상호 무역을 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취해진 공감대 형성일 것이다.
필자는 직감한 바 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는 최근 수년간 거듭되어온 세계적 질병의 양상이 이제는 일상적인 것이 될 것을. 인간은 과학의 발전을 위하여 더욱 미지의 영역에 있는 미생물들과 접촉면을 넓혀갈 것이고 유전자 공학의 발달은 언제 어디서 인간에게 치명적인 생물학적 위기를 발생시킬지 알 수 없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필자가 최근 POLITICO가 선정한 31인의 전문가의 코로나 이후의 예상을 하나씩 번역하여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살고 있는 중국은 그 규모, 그 분리도, 그 경제적 영향, 국가 통치 체계의 일관성 등으로 주목을 끈다. 한 마디로 코로나 사태 이후의 세계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동향이나 중국이 취한 작용에 대한 세상의 반작용은 앞으로를 전망하는데 큰 참고가 되기 때문이다.
우선 '코로나 19 이후 시대'라는 것에 대한 공동의 이해와 인식이 있어야 하니 정밀한 정의는 아니지만 일단 잠정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이름을 붙여 보자. 이 시대를 필자보고 정의하라면 아마도 '일상적인 바이오 위협 환경에서 세계가 살아가는 시대'라고 할 수 일지 않을까. 그렇게 정의한다면 현재의 중국의 모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인입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선 당장 전쟁처럼 코로나 방역을 치러 내었다. 그리고 이제 중국 전역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소되었음을 선언하였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일터로 나오도록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없어 보인다. 우선 봉쇄가 공식적으로 풀린 후베이 사람들이 옆 장시성을 가려다 차단당한 일이 일어났다. 양측 공안이 먼저 충돌하고 성난 후베이 사람들이 장시성에 항의 시위를 하여 결국 장시성의 부성장과 감찰 주임이 옷을 벗는 상황으로 정리되었다. 하지만 각지에서는 후베이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한데 이는 모두 중국 정부의 발표를 사람들이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방역 전문가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항저우 등 5대 도시에 코로나 제2파의 발생이 우려된다는 말을 정부 공식 채널을 통하여 발표하였다. 상하이 시는 이미 개학을 9월로 정하였고 1학기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현재 지구 상에 정부의 통제력이 중국 정부를 능가하는 정부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방역이 중국이 모든 코로나 바이러스를 절멸했을 것으로 보는 사람도 없다. 아마도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은 되풀이될 것이고 여기에 또 다른 바이오 사태가 발생 가능성도 없다고 할 수 없다. 중국은 매년 수십 종의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질이 발생하는 국가이다. 전에는 사람들과의 상호 접촉도가 낮았지만 경제 발달과 산업화의 촉진에 따라 과거에는 국부적으로, 지역적으로 한정되던 괴질은 이제 전국적으로 그리고 당연하지만 글로벌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이미 중국은 사람들이 일터로 복귀하게 만드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일터를 무리하게 재개해도 고객의 오더가 없다. 섣불리 업무 재개를 한 직장에서 다시 코로나 감염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병원들은 이제 더 이상 코로나 환자들을 받지 않는다. 코로나 상황을 제대로 완결 짓지 못한 것에 대한 문책을 두려워한 관료들이 보로나 발병 사실을 보고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말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치료를 해주지 않으며 당연히 이 질병은 다시금 확산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금 2차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된다면 사람들의 불신으로 중국 정부의 통제력은 기본적으로 상실될 것이다. 그리고 완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진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