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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un 03. 2020

미국의 대중 조치들

Take China seriously, not literally

천안문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 6월 4일이어서 중국에서는 이 일을 6-4 사건이라고 부른다. 특히 금년에는 이 6-4 사건을 되새기는 의미가 특별하다.  홍콩 사태가 장기간 이어져 온 가운데 중국이 홍콩 국안법을 통과시킨 것은 이 6-4 사건과 비교가 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이 홍콩 국안법 통과를 본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중국과 협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 것 같다. 미국은 홍콩 국안법 통과 이후 일련의 대 중국 조치를 발표하고 있는데 최근에 취해졌거나 추진 중인 주요 조치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정치/전략 방면

- 먼저 시진핑 주석을 "국가 주석"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주석인 "총서기"로 호칭하였다. 이는 단순한 호칭의 변화가 아니라 중국이라는 국가, 그리고 국민들과 중국 공산당 또는 시진핑 주석을 미국은 분리하여 대응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 미국이 한국을 포함하여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을 9월의 G7에 초대하고 G11 추진 의사를 밝혀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흥분한 것 같다. 미국의 이런 조치는 미국의 기존 쌍무적 외교 전략에 대해  중국은 다자간 외교라는 프레임으로 대응해 왔는데 미국은 이를 양 진영을 구성하여 친중과 친미로 진영 분리 방식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미 의회는 홍콩 인권법에 이어 신강-위구르 인권법도 통과시켰다. 이제 티베트 관련 법과 타이완 법이 남아 있는 셈이다. 미 의회의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한 일련의 법안 통과는 단순한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 내 반체제 세력을 지원하는 이른바 분할 정복(divide and conquer) 전략일 수 있다.

- 일부 미-홍콩 산업계 인사들의 전언으로는 미 의회가 정말로 타이완 독립 지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무역 방면

- 블룸버그는 사실 상 미중 1단계 합의안은 결렬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대두 등 미 농산물 구매를 중지했다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고자 하는 미디어들의 질의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한다. 미 대두를 수입하는 것은 주로 중국의 중량 그룹과 중추량 그룹인데 이들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1단계 합의에 의하면 중국은 금년 약 365억 달러 상당의 미 농산물을 구매해야 하나 2020년 3월까지의 구매 규모는 33억 달러에 불과하여 2007년 이래 최저라고 한다.


기술 방면

- 화웨이에 대하여 미국은 25% 이상의 미국 기술이 포함된 부품이나 설비를 이용한 제품은 제공할 수 없도록 하였다. 이번에는 그 대상이 미국 기업들 뿐만 아니라 타국 기업도  포함되었다. 타이완의 TSMC가 화웨이의 대규모 주문을 받지 않고 미국 애리조나 주에 5 나노 공장을 건설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 캐나다에서 법정 투쟁 중인 화웨이의 부회장 멍완저우에 대한 판결이 미-캐나다 이중 범죄에 속하는 것으로 났다. 이로서 미국에 이송되어 재판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멍완저우의 케이스는 중국 내에 있는 권력층에게 그들이 해외로 나가거나 해외에  있는 가족들의 신변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각인을 심는 효과가 있다. 

- WSJ은 미국이 370억 달러 규모의 국가 주도산업 전략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이중 반도체 분야에서는 수십 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구축 비용 및 연구 개발 비용 지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의 반도체 공업 협회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민주 공화 양당은 1100억 달러 규모의 특별 예산을 신흥 기술 산업에 지원하려 한다. 그리고 행정부 내의 로스 상무부 장관,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등은 모두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미 조야는 미래의 반도체 산업은 필히 미국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미국에 오는 중국 유학생들에 대해서도 미 정부는 제한령을 발표했다. 중국의 군부 배경이 있거나 군부의 영향 하에 있는 인물들이 미국에 유학 오는 것, 특히 첨단 과학 분야와 국방 분야에 유학 오는 것을 배제하는 것이다. 그 외에 중국의 자금을 받아 연구하는 미국 학자들에 대해서도 수사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자본 방면

- 미 증시에 이미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지적은 그간 많이 있었다. 특히 투명하지 않은 회계 감사 보고가 항상 문제가 되었다. 이들 중국 기업들은 미 증권감독위원회의 요구 정보가 중국 정부의 국가 기밀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핑계를 대곤 했는데 이러한 기업들에 대한 제재라기보다는 집행이 실시되고 있다. 루이싱(瑞幸·Luckin)의 회계 부정이 그 한 예이다. 이러한 상황을 맞이하자 알리바바는 상당량의 주식 지분을 홍콩으로 옮겨 상장하기도 하였다. 미 상원은 이들 중국 기업들을 상장 폐지할 수 있는 법안을 지난 수요일 통과시켰다.

https://www.scmp.com/news/china/diplomacy/article/3085354/us-senate-passes-bill-boost-oversight-chinese-companies?utm_medium=email&utm_source=mailchimp&utm_campaign=enlz-us_china_trade_war&utm_content=20200526&MCUID=29d24e22fa&MCCampaignID=cc68e4db8f&MCAccountID=3775521f5f542047246d9c827&tc=4

- 여기에 다시 새로운 중국 기업이 미국 내의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 미 의회는 미국 기업, 단체, 기구 등이 중국 기업에의 투자를 제한하는 법 발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 법이 통과하면 미국의 주요 연금 등의 자금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중국 기업에 투자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간 미국의 공무원 연금 등의 자급이 펀드 등을 통해서 또 여러 가지 금융 파생 상품 등을 통하여 간접으로 중국 기업들에 투자되는 일들이 이슈가 된 바가 있다.

- 이와는 별도로 미 의회는 이번 주 중국 군부 배경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법을 추진한다고 한다. 의회는 므누신에게 중국 군부와 계약 또는 실질적 협력을 하고 있는 기업 리스트 의회 제출을 요구하였고 이 리스트 상에 게재된 기업과 협력하는 미국의 개인 또는 기업은 6개월 내에 자금을 철수해야 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미국의 자금이 중국의 군사력을 키우는 결과가 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목적이다.

- 미 법무부가 Google에 대한 기소를 준비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구글은 중국과 지나치게 가깝게 협력하고 있다는 소문이 많았으며 인민해방군과 협력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었다. 폭스 비즈니스 뉴스에서는 법무부가 외부의 변호사들을 접촉하고 있다며 이는 구글을 기소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였다.

- 여기에 Google의 AI 책임자로 있던 리페이페이(李飞飞) 가 중국 공산당과 협력하고 있었다는 의심도 끊임없이 제기된 바가 있다. 리페이페이는 스탠퍼드 교수로서 당대 최고의 AI 전문가이지만 중국 출신이고 부모가 혁명 1세대인 홍얼다이(红二代)라는 의혹이 있다. 


외환 방면

- 외환에 대해서는 미국은 아직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는 홍콩과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서방 자본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오로지 시간의 문제일 뿐 조만간 중국 내 서방 자본들 중 상당 비중이 중국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기회로 보는 견해들도 있다. 세계 최대의 자산 운영사인 BlackRock 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 진작책을 고려하여 중국의 국유 기업, 특히 석유 기업과 국내 관광, 그리고 부동산을 투자 기회로 꼽았다. 이런 회사들은 미국 정부의 입장과 관계없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https://www.reuters.com/article/us-blackrock-markets/blackrock-focuses-on-china-credit-oil-and-travel-in-asia-idUSKBN23A0IJ


군사/안전 방면

- 미국은 홍콩에 대한 비자 정책을 변경하였으며 미국민들을 위한 여행 가이드를 수정하여 홍콩 방문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 중국의 자금을 받은 미국 내 대학 교수들에 대한 스파이 혐의가 조사되고 있다. 이미 여러 유명 대학 교수들이 체포되었다.

- 과학 기술 분야의 중국 스파이 혐의 또한 지속적으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만 해도 5월 28일 뉴욕 주립 대학 종합기술학원 42세 중국계 GE 엔지니어  隋洋이 법정에서 스파이 혐의 인정(이 외에도 사례가 있음)한 사례가 있다.

-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강화하였다. 특히 인민해방군의 배경이 있거나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람의 경우 미국 내 유학, 특히 과학 기술 분야의 유학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조치는 향후 전면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홍콩 방면

- 대 홍콩 조치로서 미국은 홍콩 인권법을 집행하여 홍콩 민주화 및 인권을 탄압한 중국 관원들 및 가족에 대한 제재를 실시하였다. 

- 신강 위구르 인권법과 홍콩 인권법을 종합하여 중국의 33개 기업 및 대학, 연구소 그리고 개인을 제재하였다. 제재의 대상에 제한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 자유 무역항 지위를 인정하지 않기로 하고 홍콩에 관세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 기업들의 홍콩을 통한 우회 수출이 어려워지며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필요한 자원들을 홍콩 조직을 통해 조달하던 소위 밀수 채널도 막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 1948년 미 정부가 홍콩에 토지를 구입하여 지은 건물(영사관 직원들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함)들을 매각한다고 한다. 이 건물들에 대한 가치 평가는 저마다 틀리다. 가장 보수적인 평가는 미국의 미디어들로서 약 50억 HKD, 한화로 7850억 상당의 거액이다. 홍콩 사업가인 위엔궁이(袁弓夷)의 평가는 70억 HKD, 그리고 타이완의 반중 성향 매체들에 따르면  100억 HKD이다. 미 영사관 측은 영사관 폐쇄가 아닌 미 국무부의 기존 글로벌 계획 중의 하나이며 매각 자금으로 홍콩에 다시 투자할 것이라고 공표하였으나 다들 미국의 홍콩 철수를 대비한 행동의 일환이거나 중국에 대한 시위로 해석하고 있다.

- 앞서 거론한 홍콩의 기업인이자 정치 경제 평론가인 유튜버 위엔궁이(袁弓夷)는 미국, 중국, 홍콩의 정치인, 기업인들과의 친분이 많아 정보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의 홍콩 내 자산 규모는 2~3조 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를 철수할 것으로 본다고 하였다. 그리고 가장 먼저 8만 5천 명에 달하는 미국 시민들의 귀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그의 해석으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국안법에 대한 대응은 사실 상 미국이 (선전포고를 알리는) 개전 조서를 발표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당분간 홍콩에서는 모두들 달러를 구하려 할 것이고 중국 대륙이 당분간은 홍콩에 달러를 지원하겠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 그는 그래서 향후 적어도 1년은 홍콩에게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EhHZB7iYBOk

- 다른 중화권 매체들도 홍콩 시민들이 달러 사재기 및 이민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홍콩 자본의 이전을 기대하는 국가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싱가포르와 일본이다. 하지만 자본가들의 경우는 싱가포르로나 일본으로 갈 수 있겠지만 홍콩의 보통 사람들은 문화적인 이유로 주로 타이완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 타이완 정부 또한 홍콩인들의 이민 신청이 있을 경우 환영하고 따뜻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결은 좀 다르지만 영국의 경우도 홍콩이 자국 식민지였던 연유로 홍콩인들의 이민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보리스 존슨 총리가 발표하였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이민 자격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다.

https://www.reuters.com/article/us-hongkong-protests-britain-johnson/britain-to-change-immigration-rules-if-china-imposes-security-law-on-hong-kong-johnson-says-idUSKBN23931I


영국의 경우 중국에게 홍콩이라는 보석을 파괴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영국의 한 싱크 탱크가 영국이 타이완의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발표하는 등 영국과 홍콩을 두고 한 약속을 파기한 중국에 대해 분노하는 분위기이다.

https://www.reuters.com/article/us-hongkong-protests-britain/uk-warns-china-do-not-destroy-the-jewel-of-hong-kong-idUSKBN2391EL

같은 유럽 국가인 독일의 경우 입장이 많이 다르다. 독일은 가장 중요한 산업인 자동차의 경우 전체 판매의 40%를 중국 시장에 의지하고 있다. 그리고 고속철도의 경우 중국 고속철 시스템의 핵심 기술이 독일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어 거의 완전히 중국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오히려 중국으로부터의 철수가 아닌 대규모 신규 공장 투자를 발표하기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한 이번 G7 회의에도 불참을 통보하는 등 미국과의 동맹 전선에서 이탈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독일과 유사한 정도로 중국 시장에의 의존도가 높아서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우리의 경우 단순한 외교가 아니라 북한 이슈가 연계되어 있어 더욱 중국과 각을 세우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면 이렇게 파상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미국의 공세에 중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중국은 미국이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조치 하나하나를 보아가며 대응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하겠다. 필자가 보기에는 중국의 이런 대응은 전략적으로는 매우 실망스럽다. 모든 면에서 자원과 능력이 미국에 부족한 중국은 사안의 주도권을 미국에 넘기는 것은 백전백패이다. 중국이 현 상태를 극복하려면 미국의 생각과 계획을 어떻게든 분석하고 예측하여 선수의 선수를 치는 방법이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하기는 그런 분석이 가능했다면 이런 지경에 이르지도 않았을 것이지만 말이다. 하여간 현재까지 외부에 나타난 중국의 대응을 정리해 보았다.


정치/전략 방면

중국이 미국이나 특히 트럼프에 대한 오판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리고 필자의 견해로는 이것이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원인이다. 중화권 미디어들에 의하면 중국은 계속 중난하이에서 회의를 지속적으로 하며 대책에 부심 중이라고 한다. 어쩐지 중국은 미국이 이렇게 파상적인 공세로 나올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야 말로 뜨거운 물속의 개구리와 무엇이 다르랴! 현재 중국의 전략은 없는 상태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연맹의 구성에 대항하여 다른 하나의 연맹을 만든다고 해도 1:1의 대립의 형세가 되며 이 경우 중국에게 승산은 없다. 그렇다고 현재까지 취해온 다자간 협의라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며 이름뿐인 것이 되기가 쉽다. 절대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민주당에 매달려 미국의 내분을 도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무역

미국의 무역에 대한 제재가 시행될 경우 중국의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된다. 중국 정도 규모의 경제체에서 미국 시장을 상실할 경우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체는 세 곳 정도이다. EU, ASEAN, 그리고 한중일 FTA에 기반한 극동 경제체이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이미 한중일 FTA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필자는 국내에서는 중국의 한중일 FTA에 대한 의지나 비전을 과소평가한다고 생각한다. 한중일 3국 시장 규모는 EU 보다 크다. 충분히 큰 규모이다. 중국으로서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기술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공급받지 못하게 될 경우 가장 가능성이 있는 대상이 한국과 일본이다.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별다른 자원이 없는 국가이고 수출 기반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시장과 자본을 제공하는 경우 그 유혹이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안보라는 가외 요인이 있어 중국의 요구를 도외시하기도 어렵다.

물론 이렇게 한중일 FTA를 구성하는 것은 미국의 반대로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어떤 수를 써올지 기다려 볼 만하다. 중국이 전략적으로 잘 준비를 해 왔다면 묘수를 꺼낼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기술

첨단 기술과 혁신은 중국이 가장 아쉬운 국가 자원이다. 미국과 서방의 협조가 없고 지적 재산권의 보호를 해주지 않는다는 악명을 이미 가지게 된 중국에게 기술을 제공할 국가나 기업은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그동안 '천인 계획'같이 개인, 개인을 격파하여 포섭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사실 이전부터 중국은 '외국인 전문가' 같은 그런 정책이 이미 있었고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런 개인 포섭 방식은 이제부터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금융/자본 방면

중국은 자국 기업들의 미국 상장이 사실 상 어려워지자 미국을 대신하여 런던 시장을 향후 주 IPO 시장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이 중국에 대하여 각을 세우고 있는 현재 상태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향후 런던에서 IPO를 하는데 대해서도 제약을 가할 가능성이 많다. 물론 BalckRock 같은 돈이 되면 무엇이든 다하는 자본이 많다면 중국의 이러한 의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홍콩 HSBC 직원들에게 미국에 대한 항의서에 서명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홍콩 당국 및 HSBC의 경영층에서 중국의 입장을 반영하여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중국이 이해관계를 수단으로 홍콩에 있는 금융 기관 및 자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비록 그 수단이 항의서 서명 요구 같은 빈축만 사는 것이라 해도 말이다.


외환 방면

만일 미국과 서방이 대부분의 자본을 철수한다면 중국은 위안화 수준을 유지하여 중국 내 자본 유출을 막을 이유가 줄어들게 된다. 그럴 경우 중국은 중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향상해 외화 가득을 높이고 수입을 줄이기 위하여 위안화를 절하할 수 있다.

이미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7.1 이상으로 절하했는데 이후에도 미국의 반응과 산업에 주는 영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절하를 지속해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렇게 위완화를 절하해 나가면 중국 국내의 물가는 오르고 실질 소득이 낮아질 것이다. 얼마 전 리커창 총리가 중국인들 중 6억 정도가 월 소득이 1천 위안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발언하여 중화권의 화제가 된 바 있다. 위안화를 절하한다면 이러한 취약 계층은 더욱 살기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 중국 내 한 인사가 한 말이 인상적이다. " 우리 중국인들은 인내할 수 있다. 우리는 오랜 역사 중에 참고 견디는 일을 수 천년 간 해 왔다. 그리고 어차피 중국의 지도부는 계속 잘 먹고 잘 살 것이기 때문에 어려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군사/안전 방면

현재 미국과 중국이 모두 자국이 인내할 수 있는 마지막 선까지 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높다고 하겠다.


- 중국이 남중국해 방공 식별 구역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그간 중국은 남중국해의 산호초를 보강하고 섬으로 선언함으로써 영토 주권을 주장했었는데 방공 식별 구역 선언은 국제적으로 민감한 이슈여서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영토 주권 안보를 명분으로 항공 식별 구역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반면 남중국해를 커버하기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자원이 부족하며 남중국해를 실질적으로 순찰하는 등의 비용이 커서 부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다. 

현실적으로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하여 미국과 충돌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타이완 이슈가 걸린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이 절대 포기하거나 양보할 수 없기 때문에 타이완이 독립을 선언하거나 미군이 타이완에 주둔하는 경우에는 타이완을 영역으로 한 제한적인 군사충돌이 있을 수 있다. 타이완 내부에서도 지금부터 3개월 이후부터 3년 이내가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이번 사태로 자칫 타이완에 대한 미국 및 국제적 지원이 강화되면 오히려 이후 타이완 통일의 가능성이 더 적어진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러한 판단을 하게 된다면 중국 공산당은 타이완 침공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홍콩 방면

홍콩에 대해서 중국 정부는 정식 대응 조치를 결정하였다. 중국은 미국 군함과 함재기의 홍콩 입항을 허용하지 않고, 민주주의 기금(NED), 휴먼 라이츠 워치, 프리덤하우스 등 5개 미국 비정부기구를 제재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런 제재가 큰 의미를 가질 수는 없다. 다만 중국으로서는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대응 제재라는 모양새만 만들었을 뿐이다. 중국에게 있어 홍콩에 어떤 결과가 오던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뿌리 뽑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이 꺼낸 카드는 하이난 섬의 국제 자유무역항 화이다. 시주석은 관계 부처 및 하이난 성에 과감하고 신속하게 하이난을 국제 자유무역항구로 개발할 것을 지시하였다. 홍콩을 중심으로 한 GBA 프로젝트와는 별도라는 것이다. 시기적으로나 시 주석의 다급함에서 보나 이 지시는 홍콩이라는 국제 자유무역항을 잃게 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하이난이 국제 자유 무역항이 되기까지는 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니 그동안 인민들에게 시간을 버는 것이다.



지난 양회에서 중국 공산당이 가장 걱정했던 이슈는 미국이 아니었다. 그리고 홍콩도 아니었다. 경제도 아니었다. 중국 샤오캉 사회 건설 성공을 선언하기 위해서는 금년 GDP 5.6% 이상 달성해야 했지만 중국의 지도부들은 작년 이미 기본적으로 샤오캉 사회 건설을 달성했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므로 그냥 뭉개고 넘어갈 수 있었다. 중국에게 있어서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 19였다. 중국 정부는 현재 코로나 19의 상황이 어떤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어떤 위로와 조치를 해 줄지, 코로나 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상을 해 줄지, 코로나 대응 과정에 나타난 많은 부조리, 모순, 무능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지, 향후 대책은 세워져 있는지 등 위기를 가져올 이슈가 산만큼 많았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을 이런 궁지에서 구해줄 사람이 나타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일 줄은 더구나 짐작할 수 조차 없었다. 중국은 코로나가 유럽으로 퍼져 가면서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에서 확산되어갈 때 이례적으로 우한과 비교하며 보도를 하였다. 당시 중국 공산당의 눈에는 서방 세계 중에서도 방역에 큰 실패를 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가 이탈리아였던 것이고 이렇게 비교 보도를 시작하면서 내심 이탈리아 당국이 방역에 어려움을 겪어줄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중국 민중들에게 중국 당국이 너무나 많은 문제 있는 행동들을 했지만 이탈리아를 보라, 우리는 그렇게 했어야만 했다는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지 않게 서방의 코로다 19 대응은 형편없었다. 굳이 이탈리아 한 국가를 이야기할 필요조차 없었다. 전 유럽에 코로나 19는 확산되어 갔고 사람들이 죽어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19 사태를 과소평가하여 미국이 유례가 없는 전염병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 미국의 감염자 수는 180만을 넘었다. 


중국 공산당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한 술 더 떠서 중국이 전 세계의 코로나 사태의 처리를 선도한다는 작전까지 짜게 되었다. 비록 성공은 못했지만 말이다. 시진핑 주석은 어떻게 인민들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지 전전긍긍하던 입장에서 갑자기 구국의 영웅을 자처하였다. 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는 홍콩 국 안법의 발표로 전 세계가 중국과 등지는 사태를 초래하였다. 앞서도 거론하였지만 중국은 미국이 이런 정도로 강경하게 나올 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 중국은 세계를 악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있는 악마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George Floyd 사태에 어긋난 대응을 하면서 전 미국이 어지러운 난장판이 되었다. 중국 공산당은 이제 자신들이 손가락질당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손가락질하며 도덕적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이제 상황은 미중의 니 전투 구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본질은 바뀐 것이 없다. 중국은 예전의 체제로 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국제 질서와 미중 관계가 정립되고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면에서 이번 G7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처리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국이 이번 회의에 어떻게 잘 행동해서 미중 양쪽 모두에게 밉보이지 말아야 한다든가 미중 어느 한쪽 편에 서야겠다는 이런 정도의 짧은 시각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한 세기 후에 돌아다볼 때 후회할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이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필자는 모른다. 필자의 역량을 한참 넘는 수준의 일이다. 단지 서방 매체의 한 기사 제목은 꼭 보시고 가라고 하고 싶다.  

중국의 행동에 진지하게 대응하라, 그들의 말에 의거하지는 말고(Take China seriously, not literally)

https://thehill.com/opinion/international/500304-take-china-seriously-not-liter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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