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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Sep 24. 2020

중국 인민과 전 세계가 함께 하는 전쟁

위마오춘의 발언 내용이다


9월 21일 시진핑 주석은 UN에 대하여 연설을 하였다. 코로나 19 백신에 대한 언급도 있었고 미국의 일방 주의에 대항하여 다자 주의를 제창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필자가 주의한 부분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점이다. 이는 물론 미국에 대한 메시지이며 중국을 공격하지 말아 달라는 뜻일 터이다.


필자가 이 메시지에 주의하게 된 것은 이 말이 과거 중국이 지속적으로 미국의  패권 중의를 비난하며 중국은 강국이 되더라도 절대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던 기억과 겹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은 자기 힘이 약할 때에는 패권주의라는 말로 미국을 비난했었다. 하지만 중국몽을 이야기하고 중국이 세계 속에서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겠다고 나선 후 남중국해의 대부분을 자신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주변의 여러 나라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니 모두들 중국이 형세가 불리하자 일시적인 방편으로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을 할 뿐 기회가 온다면 중국의 태도는 다시 돌변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잘 생각해 보면 오늘날 이 사태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 1974년 등샤오핑의 UN 연설이다. 등샤오핑은 이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이 초강대국이 되어 세계 패권을 주장하고 타국을 괴롭거나 침략하고 강탈한다면 세계 인민들은 응당 중국에게 '사회 제국주의'라는 모자를 씌우고 중국을 밝히고 반대하고 중국 인민들과 함께 무너뜨려야 할 것이다"


오늘 다시 등샤오핑의 이 발언을 돌이켜 보면 얼마나 오늘의 현실과 닮아 있는지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등샤오핑의 당시 이 연설 내용은 중화권에서는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 말은 오늘날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위인이라고 할 수 있는 등샤오핑의 교시를 어기고 있는 세계의 공적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공적이기도 하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등샤오핑의 발언에 대해 다른 의미로의 경외감을 가지고 있다. 등샤오핑의 이 연설은 물론 당시 중국이 중화민국을 대신하여 UN 안보 이사국이 되면서 중국을 반대한 여러 나라의 의구심을 풀어 주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등샤오핑에게는 시간이 가면 중국이 초강대국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중국이 초강대국이 된다면 틀림없이 패권을 주장하는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날이 온다면 세계가 중국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중국 인민이 중국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필자는 유튜브에서 중국과 중국 인민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고 우리 한국은 중국 인민과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필자의 이 생각에는 흔들림이 없다. 등샤오핑의 이 UN 연설 중에 중국 인민 부분을 끄집어내어 확대 해석하는 것은 확실히 필자 개인의 확신 편향일 수 있겠으나 우리가 또 세계가 중국 인민들과 연대해야 한다는 필자의 생각은 점점 확고해져만 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UN 연설 다음 날인 9월 22일 트럼프 행정부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대중 책사로 알려져 있는 Miles Yu(위마 오춘, 余茂春) 교수가 드물게 대중 앞에서 발언을 하였다. 그는 지난 9월 22일 열린 캐나다의 싱크탱크 Macdonald-Laurier Institute가 주최한 홍콩에 관한 온라인 토론에 참가했던 것이다. 그의 역할이 역할이니 만큼 이번 토론에서 그가 한 여러 발언들이 주목받고 있다.

https://asia.nikkei.com/Politics/International-relations/US-China-tensions/China-has-no-true-allies-Pompeo-adviser-Miles-Yu-says


그는 우선 중국과 미국 간의 갈등에 대하여 이것은 국가 간의 갈등이 아니라 가치관의 갈등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은 일본, 호주, 영국, 캐나다, EU, NATO, ASEAN 등 여러 국가와 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제하였고 반면 중국은 믿을 나라가 없다고 강조하였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러시아도 베이징에게 만만치 않은 게임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Miles Yu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UN에서 중국이 다자주의(다변 주의)를 옹호한다고 한 것은 너무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자주의는 공동의 목표가 있을 경우에는 효과적이지만 다자 주의 그 자체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예로 북한에 대한 6자 회담을 들었다.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은과 직접 이야기하고 무력화시킨 것이 이미 3년 반이라며 다자주의는 위대하지만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홍콩 문제애 대해서 Miles Yu는 '비참하게 끝난 위대한 실험'이라고 정의했다. 중국이 1997년 영국이 영토를 반환하면서 50년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1국 2 체제'는 자체적인 '내부 모순' 때문에 '파산 발상'(이루어질 수는 생각)이라고 유 장관은 말했다. 그는 살아남는 쪽이 독재 정권이라면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국가'로 통일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홍콩 국민들은 공산주의와 독재체제가 아닌 자유주의와 법치주의를 택했다"며 동독이 여전히 공산당에 의해 운영되었더라면 "서독인들은 동독인들과 연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1국 2 체제에서 상대방 체제를 수용할 수 없는 한 통합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또 현재의 상황을 미중 냉전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 중국 인민과 자유 세계에 대립한 사건이라고 설명하였다. 사실 그의 이런 시각은 미국의 대중 정책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 전부터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으로 대상의 호칭을 바꾸었고 시진핑 주석에 대한 호칭이 바뀐 도 같은 맥락으로 생각된다.

https://www.rfa.org/mandarin/yataibaodao/junshiwaijiao/1f-09222020141631.html


사실 필자는 이 시각이 너무나도 중요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적은 '중국' 또는 '중국 인민'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고 '중국 공산당'이 '중국 인민', 그리고 자유 세계에 대립하고 있는 시각 말이다. 필자는 한발 더 나아가서 '중국 공산당'이라는 말도 사실은 더 좁혀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1억 명에 가까운 중국 공산당원들이 모두 이 말로 인하여 전 인류의 적으로 여겨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에 문제가 있다면 정확히 그 문제 부위 만을 공격해야지 중국을 몽땅 하나로 취급하여 적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우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현대 전쟁의 경험이 많다. 그리고 이라크 전쟁 후에 남은 이라크는 민주와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전쟁을 하지 않고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국가들을 보라. 이란이 붕괴했는가? 아니다. 북한이 붕괴했는가? 아니다. 그리고 핵폭탄과 ICBM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 전면전을 벌릴 미국이 아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구 소련의 붕괴와 동유럽의 붕괴를 보여 주었다. 왜 그들은 붕괴하고 민주화의 길을 갔으며 왜 중국은 그렇지 않은가? 그것은 동유럽은 서방과 자유 민주주의를 잘 알았고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중국이나 북한은 철저한 정보의 통제 속에 국민들이 보여주는 것만 보고 들려주는 것만 듣게 하고 있다. 그것이 큰 차이가 아닐까? 중국이나 북한 사람들이 세계를 자유롭게 보고 들을 수 있다면 전쟁이나 제재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Miles Yu가 말하고자 하는 것, 지금 미 행정부가 추진 하고자 하는 것에 바로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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