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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Sep 28. 2020

공소사, 중국 내 순환 경제의 주요 정책인가?

중국판 금융 개혁이다

공소사, 많은 분들에게 생경한 단어일 것이다. 우선 한자로는 공급의 '공' 그리고 소비의 '소'인데 중국의 경우 '공'은 공급망을 의미하고 '소'는 판매망을 의미한다. 이 두 글자를 합쳐놓은 공소사, 솔직히 필자도 모르는 말이다. 최근 중국에서 갑자기 공사사를 재건한다고 하는 말들이 많아 이게 무슨 말인가 찾아보았다. 그리고 중국 정부가 공소사를 다시 구축하려는 의도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 정리해 보았다.

우선 공소사라는 단어의 의미를 찾아보자.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중국어로  中华全国供销合作总社, 영어로는 All China Federation of Supply and Marketing Cooperatives라는 말로 나와있다. 공소 합작사, 약칭 공소사는 중국 중앙 정부인 국무원 산하의 전국 공소사의 연합 조직으로서 행정 급수로는 장관급 기관이다. 이 공소사는 계획 경제 시절 주로 농촌을 대상으로 제품들을 유통 공급하던 조직이다. 공소사의 4대 업무는 농업 자원(주로 화학 비료와 농약)의 판매, 농업 부산품의 판매 유통, 소비품 유통(연쇄점 스타일), 그리고 재생 자원 등이다.  사유 기업(社有企业)이라는 말도 별로 못 들어 본 단어이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다름 아닌 바로 공소사를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이 결정을 보면 공소사의 임무를 기존 업무와 새로운 업무로 나누어서 명시하고 있다. 


정확한 데이터는 알 수 없으나 공소사 업무 발전 서미스 망이라는 곳에서 2020년 3월 16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공사 산하에 성급 합작사 연합사가 32개, 시급 342개, 현급 2408개, 그리고 최하 단위가 3.1만 개다.(이 최하 단위는 2015년에는 2.5만 개였다고 하며 9월 보도에서는 3.2만 개로 발표되고 있다) 그 외 농민 전업 합작사가 20만 개, 농촌종합서비스사가 42만 개, 사유(社有) 기업 2.3만 개, 연쇄점 95만 개, 기타 사업 단위가 249개, 사단(社团) 조직  1.7만 개의 방대한 조직이다. (https://www.sohu.com/a/380542119_674498) 2019년도 매출은 1조 8천억 위안, 총이익이 466.6억 위안에 달한다고 한다. 2019년 총공사는 중국 농촌 전체에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건설을 완성하였다고 발표하였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79041711500120214&wfr=spider&for=pc

공소사는 1949년 11월 성립한 중앙 합작사업 관리국에서 주최하여 1950년 7월 중화 전국 합작사 일꾼 제1차 대표회의가 열리고 《中华人民共和国合作社法(草案)》、《中华全国合作社联合总社章程(草案)》등의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1958년 대약진 시기에 현급 이상의 공소 합작사와 국영 상업이 합병을 하고 그 이하 조직은 인민공사에게 부여하였다. 


1988년 국무원은 화학 비료 유통 체계에 대한 약간 의견(关于化肥流通体制改革的若干意见)을 발표하여 국산 화학 비료의 계획 생산, 계획 수급 체계를 취소하였다. 이때에서야 기업들이 알아서 생산하고 판매하게 한 것이다. 1999년에는 면화에 대하여 결정(国务院关于棉花流通体制改革的决定)을 발표하여 면화의 수매 가격과 판매 가격 등을 시장에 맡기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 시기는 주룽지 총리가 좌대방소(抓大放小) 정책을 시행하며 국영 기업들의 민영화를 추진하기 시작한 시점과 닿아 있다. 그래서인지 이 시기에 공소사는 농민 자본의 전문 영업권을 상실한다.  


일단 독점적 권한을 상실한 공소사는 시장 체계 하에서 누적된 관료주의와 비효율 등으로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한다. 중화권 유튜버인 sun riches에 의하면 1997년부터 2003년까지 공소사의 매출은 40%가 감소하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공소사는 계획 경제 시대의 유물로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에는 구 시대의 유물로서 남아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최근 중국의 미디어에서는 이 공소사를 찬양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농산품 시장 네트워크에 필수적이고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1억 위안 이상의 농산물 도매 시장이 237개에 달하여 전국에서 15%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중국 정부의 태도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이 공소사에 대하여 명확한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강화를 재확인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9월 24일 중국 정부는 《中共中央国务院关于深化供销合作社综合改革的决定》를 발표했다. 여기서 중국 정부는 공소사의 임무를 기존 임무와 신규 임무로 나누어 명시했다.


공소사의 기존 임무 관련

1. 현 및 현 이상의 공소사는 공무원법을 참조하여 관리한다. 공무원법 관리를 참조하여 공소사 관련자에 대해서는 공무원법 관련 규정에 따라 임용제 시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수준에 따라 공소사 각 기관은 참공관리(参公管理, 중국의 공직 사회는 공무원의 행정 편제와 공직자의 사업 편제로 나뉜다. 사업 편제에서도 일부 공무원 직무를 행할 수 있는데 이때의 인사 및 조직 관리 체제를 참공 관리라고 한다)나 기업화 관리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개혁 이행 기간에 공무원은 업무상 필요에 따라 해당 기관의 허가를 받아 공소사 기업에 겸직할 수 있지만 기업에서 보수를 받을 수 없다.


2. '신망(新網) 사업'과 농업 종합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중앙 재정은 신농촌 현대 유통서비스 유통망의 건설을 계속 지원한다'라고 밝혀 '신 유통망 사업'의 존속과 실시에 유리한 근거를 마련했다. 본 '결정'은 또 "국가 종합 농업 개발을 확대하여 공소사의 신형 농업 사회화 서비스 체계와 생산 판매의 매칭 등의 프로젝트 건설에 대한 지원 역량을 종합적으로 개발한다"라고 밝혀 공소사가 이 사업을 계속 전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3. 공소사가 비료, 농약 등 국가 비축을 하는 것을 지원한다. 본 결정은 공소사가 비료 농약 등 국가 정책 품목을 비축하고 조건을  갖춘 공소사가 대량의 농산물을 정책적으로 비축하는 것을 독려하는 등 비축 업무를 계속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대규모 농산물의 정책적 저장을 위한 공간을 지원한다.


4. 공소사 소유 자산의 성격과 권리를 재확인한다. 본 '결정'은 공소사의 조직 체계를 완전하게 유지하고, 재산권을 보호하며, 자산이 점유되거나 인사이동이 있는 경우에 대비하여 회사 자산을 지방 정부의 융자 플랫폼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5. 역사적으로 남아 있는 문제들을 서둘러 처리하라. 국무원의 2009년 40호 문건은 공소사의 재무 외상, 금융 채무, 기업 근로자의 기본 연금 보험 등 역사적으로 남아 있는 문제에 대하여 모두 명확한 요구를 가지고 있다. 


여기까지 중국 정부의 '결정'을 확인해 보면 중국 정부가 공소사를 다시 restructuring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쓰러져가는 공소사에서 지방 정부와 지방 관료들이 회사 자산을 농단하고 있다는 상황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그리고 중국 정부가 농촌에 공소사를 이용하여 유통망을 재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특히 비료, 농약 등 농업에 필요한 물자와 함께 대량의 농산물을 비축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째서 대량의 농산물을 비축하려 하는가? 중국은 식량 자족이 안되고 있는 국가이다. 식량이 부족한 국가에서 대량으로 농산물을 비축하라는 이유가 무엇인가? 

90년대 이후 공소사는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중국이 전략 물자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량, 에너지, 아마도 지금은 어렵겠지만 반도체 같은 물자들이다. 시주석이 음식을 낭비하지 말라고 한 것은 금년에 홍수가 많아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본다. 금년 한 해의 문제라면 굳이 국가 주석이 먹는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이것은 미중 간의 갈등이 최악의 상태로 가는 상황을 대비한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해상 봉쇄 등이다. 물론 더 심하면 전쟁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소사의 신규 임무

1、공소사의 법률적 지위를 확립한다. 본.'결정'은 공소사의 독특한 강점과 중요한 역할을 위해 특정한 법적 지위를 확립하고, 공소사 조례를 서둘러 제정하고, 입법 작업을 적시에 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공소사 발전기금 조성. 본 결정은 공소사 발전 기금을 실제적으로 조성하고, 각급 공소사는 그해 자산 수익이 발생하면 20% 이상의 비율을 해당 급 공소사의 발전 기금에 을 주입해야 한다. 성, 시, 현급 공소사는 자발적으로 발전 기금의 일부분을 상위 공소사 발전 기금으로 상납하고, 기층 공소사 건설과 농촌 서비스를 위해 사용하도록 한다.


3. 요건에 맞는 공소사가 법정 절차에 따라 중소형 은행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조건을 갖춘 공소사는 법에 따라 농촌 상호 협동 보험 조직을 만들어 상호 보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조건에 부합하는 공소사에게 보험 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법정 절차에 따라 이후 중소형 은행을 설립하는 시작점이 된다. 조건을 갖춘 공소사의 융자 리스 회사, 소액 대출 회사, 융자성 담보 회사, 지방 재정과의 공동출자를 통한 담보 회사 설립을 장려한다. 이 정책 조건은 얻기가 쉽지 않으니 더욱 소중히 여길 만하다. 이는 공소사의 금융업무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으로서 공소사가 은행을 설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4위 상급 공소사가 쟁취한  동급 상호 부금은 법에 따라 하급 공소사에 지분 형태로 투입하는 것을 허가한다. 이는 공소사가 재정 자금에 힘입어 투자를 확대하고, 발전을 가속화하며, 계층 간 관계를 긴밀하게 하여 상하를 관통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다.


5、공소사가 농업 사회화 서비스인 혜농 프로젝트 추진을 지원한다. 농업 사회화 서비스인 혜농 프로젝트는 총본사가 공소사의 농업 사회화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착안한 것이 배경에서 처음 제기한 것이다. 본 '결정'이 이 사업을 명시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원활한 추진에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각급 공소사가 지방 정부의 할당 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보라! 이제 이렇게 공소사가 금융업을 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농협과 거의 똑같은 모습이 된다.  다른 점은 각지의 공소사들을 지분 확보를 통해 하나의 기업으로 만들어 간다는 점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노력해 온 농촌 완전 장악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중국의 농촌은 집단 소유제이다. 농촌의 토지, 하천, 공유지, 산림, 저수지 등 모든 것이 국가의 소유가 아니라 농민의 소유인 것이다. 그리고 그 소유 형태는 집체 소유이다. 이에 따라 각 지방 정부는 농촌에서 무슨 일인가를 하려면 농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헸다. 그리고 그것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특히 사용 가능한 토지를 모두 제공해 버린 각 지방 정부는 이 농촌의 토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찾아왔다. 이전의 토지 유전 제도가 그랬고 최근의 신 토지법이 또 그랬다. 


이제 공소사가 농촌에서 크게 restructuring이 되면 농민들에게 핵심인 농약, 비료, 그리고 자금을 장악하게 되고 동시에 농민의 소출을 구입해 주는 입장이 되게 된다. 다시 말해 이제까지와는 달리 '갑'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일단 '갑'이 되고 나면 나머지는 모두 일처리 하기가 편해질 것이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79043176805870649&wfr=spider&for=pc


이번 공소사 개혁 조치는 아마도 중국 공산당의 쌍순환 경제 중 내 순환 경제 체계의 추진을 위한 개혁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만일 성공한다면 명실상부하게 농촌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토지 유전이나 신 토지법과는 그 수준이 다른 정책이다. 여기에 미중 패권  다툼으로 인한 전략과 무너지고 있는 지방 중소 은행에 대한 대책까지 내재되어 있는 그야말로 심대한 정책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전국의 지방, 그것도 부조리가 심하기로 악명이 높은 중국의 농촌, 지방 관리, 부패, 그리고 무지한 농민, 수많은 농민공, 빈곤 문제, 금년 발생한 홍수 등 재해까지 모두 상호 연관되어 있으니 만큼 정책 추진의 어려움은 엄청나 보인다. 과연 중국은 이 정책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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