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 Oct 11. 2020

인터넷 만리장성이 열리는가?

중국 상하이의 한 회사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구글 등에 접속할 수 있는 Tuber라는 브라우저를 만들어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0년 10월 9일 이 회사가 어플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당일 1천만 명이 다운로드를 하는 선풍적인 반응이 있었다. 이 일은 곧바로 중화권에 큰 파문을 일으컀는데 중국의 인터넷 만리장성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p8dDvhizcno&list=WL&index=2

먼저 중국의 인터넷 통제 상황을 확인해 보자. 다들 알겠지만 중국은 일체 해외의 반정부 사이트는 물론 뉴스 사이트, SNS, 그리고 클라우드 저장 매체를 제공하는 일체의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金盾 공정, 즉 황금 방패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중국의 인터넷 관문국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에 대규모의 통제 시스템을 갖추어 놓았고 이를 장성 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시스템은 중국 정부가 통제하고자 하는 모든 인터넷 주소를 막아서 중국인들로 하여금 중국 공산당이 원하는 것만 보고 들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중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은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SNS는 물론 뉴스 미디어들에도 접속이 되지 않거니와 심지어 dropbox 같은 클라우드 디스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발견하고는 놀라워하기도 한다. 또한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들도 이용할 수 없다. 그러나 환초시보 편집인 후시진(胡锡进)이나 외교부 대변인들은 자유롭게 이런 매체들을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 내부에서 지금 거론한 서비스들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통상 vpn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이용한다. vpn,  vertual private network, 을 이용하면 자신의 ip 어드레스를 다른 나라의 어드레스로 속여서 통신을 하기 때문에 이들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 중국에서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vpn을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구체적인 숫자는 알 수 없다. 단지 미국의 한 반중 단체가 vpn 서비스 링크들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단체의 다운로드 링크를 클릭한 숫자 지금까지 약 350만 정도 되었다고 한다. 실제 다수의 업체들이 중국을 대상으로 vp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필자가 십 년도 이전에 중국 공안들에게 들은 바로는 아무도 알 수는 없으나 대체로 1천만 명에서 2천만 명 사이로 추정한다고 하였다. 지금은 훨씬 많을 것이다. 하루에 1천만 다운로드를 했다고 하니 적어도 수 천만명이 vpn을 사용하지 않았겠는가?


필자가 이 Tuber 브라우저를 검색을 해보니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가까스로 찾은 다운로드 페이지들은 대부분 404 에러가 나고 있었는데 아마도 접속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직은 안드로이드 폰만 지원한다고 하는데 필자가 찾은 화면에서는 자신들의 어플이 관계 부처들의 비준을 받았다고 명시를 하고 있고 분명하게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증에 접속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단 이름부터가 유튜브를 볼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베이징 대학에서 사용하는 vpn 로그인 화면

하지만 이 브라우저를 이용하려면 사용자 본인의 실명을 확인 및 등록을 해야 하고 휴대폰 번호 등도 필히 확인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약관에는 중국 정부가 금지하는 여하의 사이트나 페이지를 방문하면 안 되고 사용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사용자의 검색 기록, 인터넷 방문 기록 등이 기관으로 제공될 수 있다고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외에서 사용해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민감한 내용은 접근이 안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천안문 사태'라든가 '시진핑'같은 단어들은 검색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엄격한 도를 취하는 사람들은 이번 브라우저 애플은 단지 오락용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허용할 뿐인 것으로 자유로운 인터넷의 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하기도 한다. 중국인들의 국외 인테넛의 접근 통제 방식을 브라우저를 이용한 방식으로  변경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말한다.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우선 중국 당국이 대대적으로 인터넷을 풀어서 글로벌 네트워크에 접근하게 해 주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생각된다. 이 어플에 대한 대대적인 선전도 없었고 알기 쉬운 가이드도 없었다. 아주 찾기 어려운 구석에 조그마한 글이 있었을 뿐이었다.  다만 워낙 잠재 수요가 많았기에 다운로드가 폭발했고 해외의 중화권에 큰 뉴스가 되면서 일이 커진 것이지 중국 당국은 아마도 조용히 단계적으로 상황을 보면서 진행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불과 하루 만에 1천만 다운로드가 되는 열렬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수 일 후에 이 어플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실명을 등록하고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 인터넷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통제할 수는 없다. 문제가 된 후에 막는 것은 모두 사후 약방문이니 말이다. 그리고 일단 먼저 정보를 획득한 사람이 이 정보를 다시 중국 국내 망에 유포하는 것도 막기 어렵다. 그러므로 중국 당국이 이런 브라우저 서비스를 허용했다면 상당 정도 정보 리스크를 수용한다는 말이 된다. 


정보 리스크를 수용한다면 두 가지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하나는 향후 점진적이든 단계적이든 인터넷을 개방하려는 정책을 세운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인터넷을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통제를 강화하려 하는 경우이다. 일견 통제 강화는 모순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필자가 알기에 지금 중국의 대부분 사람들이 사용하는 vpn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사실은 중국 공안 계통이 운영하는 것이다. 말도 안 된다고?  하지만 생각해 보라. vpn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내용을 보고 다니는지 파악할 수가 없다. 하지만 공안이나 군에서 직접 vpn 서비스를 운영하면 이들이 어디에 가서 무슨 내용들을 보는지 다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돈도 벌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막을 수도 있다. 아래 사진을 보라. 어느 IP 어드레스에서 어떤 불법 사이트 내용을 보고 있는지 중국 정부가 다 들여다보고 있다. 지금 현재도 인터넷을 이용하여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을 이용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 통제를 무조건적으로 다 막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만 적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반중 사이트 같은 곳을 가보면 소위 우마오 당(중국 기관에 고용된 댓글 부대를 말함. 댓글 하나에 5 마오를 받는다고 하여 5 마오 당이라고 부른다)이 바글바글하다. 이들도 vpn을 사용한다. 이 여론전에 동원되는 댓글 부대 인력들도 상당하다고 한다. 알바 식으로 동원된 후에 알바가 끝난 후에도 계속 vpn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희망컨대 중국 정부가 인터넷 개방을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우선 최근 미국에 의해 상장이 봉쇄되거나 폐지되고 있는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을 보라. TIK TOK 같은 경우도 만일 중국이 다른 세계 각국과 마찬가지로 개방된 인터넷 세계를 공유하고 있었다면 미국에 의해 금지되는 수모를 당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미중 패권 전쟁 하에서 다른 서방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끄러들이려면 지금처럼 죽의 장막 속에 있기는 어렵다고 중국이 판단했을 수도 있다.


또 하나 중국 당국이 인터넷 개방을 고려하는 가능성은 바로 반중 여론이다. 지금 전 세계는 반중의 감정이 휘몰아치고 있다. 이 반중 여론은 중국을 통으로 볼뿐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 그리고 중국 국민들을 나누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런 여론을 접하는 중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전 세계가 중국인들을 증오한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두가 우리를 미워하면 미움받는 우리들은 뭉치게 된다. 현재의 국면은 인터넷을 개방하더라도 얼마나 다른 나라들이 중국과 중국인들을 미워하는지, 얼마나 우리의 사정을 몰라주는지, 얼마나 우리가 억울한 취급을 받고 있는지 중국 국민들이 깨닫고 중국 공산당을 중심으로 단합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필자는 중국의 동기가 무엇이든 일단 중국인들이 인터넷에  보다 더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 인류 전체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생긴다고 본다. 과거 우리가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그저 매일매일의 생활에 매달렸듯이 지금의 중국인들도 정치에서 자신들을 의도적으로 멀리하며 경제 활동 만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이 세계인들의 눈에 지친 중국과 중국 공산당과 중국인들을 깨닫게 되었을 때 중국은 진정으로 변화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내일엔 해가 뜬다. 그렇게 믿자.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 14차 5개년 계획 중점 프로젝트 첫 소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