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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Oct 12. 2020

선전 개혁개방 40주년

정치 아닌 것이 없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개혁 개방을 국가의 중점 전략으로 삼아 왔고 그 상징적 사건인 1980년 선전 특구의 개방을 기념해 왔다. 특히 매 10년 주기가 돌아오면 국가 지도자들이 선전을 방문하여 개혁 개방의 성과를 선전하고 앞으로 더욱 개혁 개방을 가속할 것이며 자신이 이에 부응하는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발표해 왔다. 그리고 선전은 대개 그러한 정책의 수혜를 받는 가장 최전선 도시였다.


그런데 금년은 그게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있었던 선전의 개방 40년 주기에 시진핑 주석은 선전에 내려가지 않았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선물 꾸러미를 기다렸던 선전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것인지 선전의 미디어들은 지난 40년 간 선전의 전을 찬양하기도 하였고 어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이미 선전에 선물을 많이 주었다는 평론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필자는 금년에는 시진핑 주석이 선전을 내려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선전을 내려간다 한들 자랑스럽게 성과를 발표하기도 어렵거니와 풀어놓을 선물 보따리도 적당한 것이 없어 보이고 특히 향후 어떤 정책을 어떻게 펼치겠다는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필자만의 오지랖인지는 모르겠지만 작년 선전-홍콩-마카오를 연결하는 다리가 완공되었을 때 시진핑 주석은 축하한다는 단 한 마디만 한 후 황급히 사라진 바 있는데 필자는 이때 시진핑 주석의 경호 이슈가 동작했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광둥-홍콩은 오랜 기간 상하이 방의 영역이었기에 만일 파벌 간의 갈등이 첨예화된다면 안전을 보장받기 어려울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홍콩의 SCMP가 시주석이 광둥, 특히 선전을 방문할 것이라는 단독 보도를 하였다.   역시 개혁 개방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국가 주석의 동선은 최고 비밀에 속해서 이렇게 시주석의 방문 계획을 사전에 보도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그리고 시점이 5중 전회를 바로 앞둔 시점이라는 것도 특이하다. 이번 5중 전회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14차 5개년 계획, 그리고 20대 지도부 인사가 진행될 것이어서 다른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https://www.scmp.com/news/hong-kong/politics/article/3105039/chinese-president-xi-jinping-visit-shenzhen-week-along-hong?utm_medium=email&utm_source=mailchimp&utm_campaign=enlz-scmp_international&utm_content=20201011&tpcc=enlz-scmp_international&MCUID=29d24e22fa&MCCampaignID=6fb919f5a1&MCAccountID=3775521f5f542047246d9c827&tc=20

광둥은 적어도 광둥 토박이이거나 상하이방 중점 인물이 아니면 부임 오지 못하던 곳이었는데 최근 시진핑 그룹의 새로운 세력으로 불리는 항천, 군공 계파의 마싱뢰이(马兴瑞 )가 광둥성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최근에 재미있는 말을 한 바 있다. 금년 하반기, 특히 다음 분기에 홍콩, 카마오 경제도 크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기사 내용을 보면 이 문장을 굵게 처리하여 중점 강조 사항임을 분명하게 표시하였다. 이 수법은 중국의 미디어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러니 아무 근거 없이  이야기일 수 없다. 그리고 근거를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은 광둥성장의 입에서 나올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는 리커창 총리로부터 관련 있을 듯한 발언이 나왔다. 10월 9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정책 방향을 가능할 수 있는 내용이다. 리커창 총리가 강조한 분야는 세 가지였는데 안정적인 고용,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개발 계획, 그리고 광동, 홍콩, 마카오의 다완취(GBA, Greater Bay Area)의 일부 지역에서 국제 해운 관련 조세 우대 정책을 촉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당장 4분기 홍콩, 마카오의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은 바로 이 세 번째 국제 해운 관련 조세 우대 정책이다. 한마디로 세금을 내려서 홍콩항의 활력을 회복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http://cpc.people.com.cn/n1/2020/1010/c64387-31886149.html


중국 내에서 시 주석이 참석할 선전의 행사는 수요일인 14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오늘 홍콩의 캐리 람 행정 장관이 공식 연례 연설 전에 먼저 언론에서 발언을 하였다. 홍콩의 행사 일자가 바로 14일이기 때문에 행사가 겹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전 작업들은 아마도 시 주석의 이번 선전에서의 발언 내용의 핵심에 홍콩과 마카오가 대상으로 들어가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하게 한다. 


시주석이 정책을 발언한다는 것은 이번 5중 전회에서 결정될 14차 5개년 계획이나 20대 지도부 구성에 대한 밑그림이 어느 정도 결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0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난사 자유 무역 구역(南沙自贸片区)에서의 국제 항운 보험 업무 전개에 대해 일정한 세제 혜택을 주고, 지난 10월 1일부터는 주삼각 9시 37개 항구 선적 시 또는 보세항 구역에 대해 수출 화물 세금 환급 정책을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는데 보험에 대해서는 증치세(부가가치세)의 가 환급될 것이라고 한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80136360173912189&wfr=spider&for=pc

중국은 이런 정책들을 통해 GBA가 홍콩이 상실해 가는 자유 무역항의 위치를 대체해 나가고 내부적으로는 홍콩과의 통합을 더 긴밀히 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노출된 정책 외에 시진핑 주석이 과연 수요일 무슨 내용을 내어 놓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이를 통하여 다음 5년간 중국의 방향을 결정하는 5중 전회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이다.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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