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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Oct 13. 2020

선전 신정책 탐구

선전에 대한 중앙 정책에서 구체화된 내용을 조금 더 알아보자. 우선 중앙 판공청이 인민은행 디지털 화폐 연구소(中国人民银行数字货币研究所) 산하에 금융 과학 기술 혁신 플랫폼을 두도록 인민은행에 요구하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내부 테스트를 지원하고 디지털 화폐의 활용과 국제 협력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화폐의 시범 지역 중에 선전은 개인 소비와 함께 역외 거래에 중점을 두도록 한 곳이었다. 그러므로 디지털 위안화가 홍콩, 마카오 지역에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모니터링하고 그 효과를 분석하고 있을 터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위완화의 국제 통용을 강력히 추진한다고 하고 있어서 앞으로 홍콩 달러, 역내 역외 위안화, 그리고 디지털 화폐 간의 상호 작용이 주목된다. 특히 디지털 화폐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면 과연 역내 역외 위안화라는 것의 구별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선전 주식 시장의 개혁이다. 중국의 나스닥에 해당되는 창업판(创业板)을 개혁해서 등록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의 IPO는 조건도 만족해야 하지만 실제 상장 심사의 통과에는 당국의 '낙점'이 있어야만 가능했다. 실적만 좋다고 통과할 수 없었고 실적이 다소 손색이 있어도 정부가 밀어주면 상장할 수 있었던 것 사실이다. 그것을 최소한 창업판에서는 등록제로 전환하여 IPO나 CDR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술 및 금융 제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온 정책이라고 하겠다.

다음은 시장 접근의 확대이다. 중국은 이미 미중 무역 마찰로 신 외상 투자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여기서 중국은 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제한 방식을 기존의 허가제에서 네거티브 리스트제,  즉 금지 목록을 제외하면 모든 산업과 시장에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전환을 하였다. 이 전국 통일의 네거티브 리스트와는 별도로 선전에 대해서만 특별히 더 완화된 리스트를 구성하여 에너지, 통신, 공공, 교통 운수, 교육 시장에 접근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선전 기업의 해외 IPO 지원이다.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들의 해외 IPO를 지원하여 위안화와 외화를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자금 풀 방식 시범 사업을 전해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서 위안화의 국제화의 선행 시험을 하겠는 것인데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알 수 없다. 해외 IPO를 하면 해당 기업에 외화가 유입된다. 위안화의 국제화라면 위안화로 지불하는 방향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아마도 기업이 확보한 유입 외화와 상응하는 규모의 위완화를 매칭 시켜서 해당 기업이 이전보다 자유롭게 자금을 사용할 있도록 해주는 정책일 것으로 보인다.


토지가 부족한 선전에 대해 우리의 절대 농지에 해당되는 영구 기본 농지 외에는 선전 시가 건설 용지로의 전환을 승인할 수 있게 하였다. 이 조치는 선전의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선전 시는 지난 10월 11일에 선전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금 선물을 뿌렸다. 디지털 화폐의 확산을 위한 것이다. 디지털 화폐 어플을 등록하면 추첨을 하여 300위안 정도를 주었다고 한다. 1,913,847명이 등록을 했고 1천만 위안이 제공되었다고 한다. SCMP는 판이페이(范一飛) 인민은행 부행장의 발언을 통해 디지털 화폐 시범 사업에서 사용된 규모가 11억 위안, 한화로 1900억 원 정도라고 보도했다. 이미 디지털 화폐는 기정 사실화되고 있으므로 우리도 이에 대한 영향과 대응을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시장 접근 확대로 의미가 크다. 이번 선전 시에서 개방하겠다는 에너지, 통신, 공공, 교통 운수, 교육 등은 모두 절대 외국에 개방을 하지 않겠다는 8대 금항, 즉 8 개의 외국 진입 금지 산업에 속한다. 필자는 정보 통신 업계에서 일해 왔는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의 진입 장벽에 막혀 좌절했는지 잘 볼 수 있었다. 지금이라고 아무나 와서 돈을 주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선전 기업들의 경쟁력이 이제는 글로벌 최상급에 속하니 말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선전에 대한 계획은 자본 운영과 관계가 많아서 주로 돈 가진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선전에는 수많은 기업가, 자본가들이 몰려 있으니 다행한 일이겠지만 중국 공산당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도 지울 길이 없다. 시진핑 주석은 내일 선전에서 과연 어떤 내용의 발표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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