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 Dec 01. 2020

빈곤 탈출은 계속되어야 한다

필자는 2021년부터 중국이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책을 쓰고 있었다. 어제 드디어 초고를 탈고하여 출판사로 보냈다. 이제 편집의 과정, 퇴고의 과정이 있으리라. 책을 탈고하고 나면 감개무량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하다. 아무튼 독자들로부터의 좋은 반응이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책 제목과 출판 일자가 결정되면 브런치에서도 소개하고 홍보를 할 예정이다. 아무튼 집필 작업이 막바지인 관계로 최근에는 자주 글을 올리지 못했다. 여러분들께 양해를 부탁드린다.


중국은 최근 각 지방 정부에서 빈곤 완전 탈출을 알리는 뉴스가 매일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었다. 11월 23일,구이저우성 66개 빈곤 현 전부 빈곤 탈출 완료를 발표함으로써 2014년 평가 지정한 전국 832개 빈곤 현이 모두 빈곤 탈출에 성공했다고 국무원이 발표하였다. (中国脱贫成绩贡献榜样力量_滚动新闻_中国政府网 (www.gov.cn)) 중국 국무원은 이로서 개혁개방 40년간 노력의 결과로 8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세계 빈곤 감소에 70%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고 하였다. 중국 정부는 2013년 이후 9,300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제 중국 정부는 코로나 19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까지 빈곤을 근절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은 이제 자축 모드로 들어가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의 지속 가능성 연구 센터 이사 인 제프리 삭스의 말을 빌어 "빈곤과의 중국과의 싸움은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쟁 중 하나이며 세계가 참고해야 한다."라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그 외에도 빅토리아 콰 동아시아 태평양 세계은행 부총재, 카를로스 피그로아 멕시코 푸에블라공훈자치대학교 교수, 러시아 및 요르단의 반응 등을 전하며 성과를 자축하고 있다.


물론 이 반대로 중국 공산당의 빈곤 탈출 정책을 비판하는 소리, 정책 성과로 감추고 있는 이면의 실상 들을 전하는 미디어들도 많다. 타이완 및 해외 중화 미디어들은 많은 지역이 근본적으로 빈곤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각 지방 정부가 상부의 압박에 의해 억지로 빈곤 퇴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오히려 빈곤층 인민들을 괴롭히는 행위들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억지로 도시에 사는 자식 집에 가도록 강제하거나 상부에서 점검 오는 동안 집을 비우고 다른 곳에 가도록 하는 등이다. 사실 중국 당국의 발표처럼 100% 빈곤 탈출이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장쑤성의 발표처럼 성내 빈곤한 사람이 17명만 남았다는 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감하기 이를 데 없다.


당초 빈곤이라는 것은 어떻게 정의한 것일까? 중국 정부의 기준으로는 일단 도시민이면 빈곤층이 아니다. 농민만 해당이 된다. 농민이면서 1년 소득이 2300 위안 이사면 빈곤이다. 이 소득은 모든 수입에서 모든 경비를 뺀, 순 소득을 말한다. 그러니까 한 달에 200 위안도 순 소득이 안 되는 사람들이 빈곤층이다. 200 위안이면 한국 돈으로 3만 원이 좀 넘는다. 그러니까 하루 소득이 한국돈 1000원 남짓도 안 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기준은 지난 10년간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열심히 빈곤 탈출을 만들어 놓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샤오캉 사회 완성을 선언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백 년 분투 목표가 두 개다. 그리고 내년이 중국 공산당 창당 백주년이다. 이중 부강, 민주, 문명, 화계의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 국가의 건설은  이미 기한을 연장했다. 2035년까지는 얼추 달성하고 2050년에 달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어느 정도 이상의 생활을 영위하는 샤오캉 사회의 건설은 금년에 달성해야 한다.


그런데 이미 샤오캉 사회의 완성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중국 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백주년을 맞이하여 두 개의 백 년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체면이 안 서는 것이다. 그리고 미중 패권 전쟁이 없었다면 원만하게 달성했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여러 지도부 인사들이 '기본적으로 달성했다'는 표현을 했다.


2022년에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 회의가 있다. 여기서 시진핑 주석의 연임 여부가 선포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관례로는 2020년 5중 전회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상무위원으로 진입하면서 후계자로 지정이 되고 2년 후 주석직을 이어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5중 전회에서는 아무런 인사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진핑 주석은 계속 주석직을 수행할 생각인 것이다. 이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데 샤오캉 사회 완성이 안되면 곤란한 것이다.

  

더구나 여기저기서 말이 나오자 시진핑 주석은 어설프게 샤오캉 사회 완성을 선언하고 넘어가지 않겠노라며 2021년 상반기에 철저한 검증을 거쳐 샤오캉 사회 완성 여부를 확인하고야 샤오캉 사회 완성을 선언하겠다고 했다. 자, 이런 상황에서 다른 지방 정부는 모두 빈곤 탈출을 했는데 당신네 지방 정부만 실패하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그래서 이 몇 달 모든 지방 정부가 열심히 전력을 다하여 빈곤 탈출 지표를 만족 시킨 것이다.  다시 반복하건대 빈곤 탈출이 아니라 빈곤 탈출 지표를 충족한 것이다.


중화권의 여론은 대체로 비판적이며 비아냥을 하는 내용이 많다. 그러나 필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중국 공산당이 빈곤 탈출을 위하여 이렇게 국가적인 역량을 쏟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수행했든 명예를 위해서 수행했든 관계없다. 다소 간의 무리한 정책 집행이 있었다고 해도 상관없다. 정부가 진지하게 빈곤한 사람들을 구하려 애쓴다면 우리도 조금은 눈을 감아줄 수 있지 않은가? 다만 이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이 빈곤 탈출을 종료하면 안 된다. 빈곤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일어나는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빈곤 탈출은 계속되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 외환 보유고의 수수께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