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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Dec 25. 2020

대마는 안 죽나? 알리바바의 앞날은?

필자가 살고 있는 베이징 골목의 길 건너 아파트 단지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등장했다. 그리고 선양에서는 베이징 주민 한 사람이 와서 확진자로 진단이 되었다고 한다. 이 사람이 살던 구(去)는 이미 록 다운되었다고 한다. 선양도 확진자들이 나와 전시 상태를 공포했다고 하며 다롄시도 전 시민을 대상으로 모로나 진단에 들어갔다. 영국의 변이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하여 중국도 영국으로부터의 항공 노선을 중단했다. 그래서 1년을 자발적 격리 상태에 있던 필자는 다시 자발적 격리에 들어가야 할 모양이다.


이 어수선한 시국에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에 대한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서방 매체들에서 보도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자. 이번 일의 시작점으로 가장 가깝게는 11월 2일 중국 금융 당국이 연합하여 마윈을 비롯한 앤트 그룹의 최고 경영진들을 소환하여 조사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때 당시 마윈이 중국 당국에게  

당국이 원한다면 알리바바의 여하의 플랫폼도 가져가라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하는데 이 내용이 언론에 노출된 것은 12월 20일 월 스트리트 저널이다.(Jack Ma Makes Ant Offer to Placate Chinese Regulators - WSJ)

이어서 12월 23일에는 앤트 그룹이 당국의 모든 규제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는 발표를 하였다. (Ant group says will strictly comply with all regulatory requirements | Reuters) 동시에 알리바바 그룹은 12월 23일 18세 이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대출 한도를 줄였다. 중국 당국의 정책에 순응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China's Ant cuts credit limits for some young Huabei users | Reuters) 하지만 그다음 날인 12월 24일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에 대한 입건을 하고 조사를 시작한다. (China launches antitrust probe into tech giant Alibaba | Reuters )


이런 흐름을 보고 있으면 마윈이라는 민간 기업가에 대해 중국 당국이 무리한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방 언론은 기본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있으며 주로 알리바바의 투자자들의 시선으로 논조를 맞추고 있다. 또한 중국의 민영 기업들이 바깥으로는 미국의 압박, 안으로는 중국 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논조를 보이는 매체도 있다.

언제나 마찬가지이지만 모든 일에는 배경이 있고 특히 중국이라는 환경에서는 그 마크로 한 흐름을 읽어 내야만 오늘 발생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알리바바 사건에 대하여 로이터가 그 배경을 간단히 보도를 한 것이 있으니 확인을 해보자.

9월 중국 당국은 금융 지주 회사를 규제하는 새로운 규칙을 발표하였고 중앙은행은 이러한 회사에 대한 기존의 규제에 허점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앤트는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인 판공성(潘功勝)이 지목한 대상 기업들 중 하나였다. 사실 마윈은 이때 주의를 했어야 했다.

10월 21일 앤트 그룹은 상하이 IPO에 대한 당국의 인가를 받았다. 

10월 24일 상하이 BUND 포럼에서 마윈이 당국의 금융 정책을 비판하였다.

10월 26일 앤트 그룹은 IPO 가격을 책정하고 싱가포르 국영 투자자인 Temasek, 싱가포르 및 아부다비 국부 펀드, 대형 중국 보험사 및 뮤추얼 펀드를 포함한 전략적 투자자의 지원을 확보하였다.

10월 30일 개미 투자자들이 3 조 달러 규모로 입찰(영국 GDP 규모)

10월 31일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내각급 기관인 중국의 금융안정개발위원회는 앤트와 같은 핀테크의 급속한 발전과 관련된 위험을 우려

11월 2일 규제 당국이 마윈을 포함한 앤트 그룹의 최고경영진을 소환 조사

같은 11월 2일 중국 규제 당국은 잠재적인 금융 위험을 억제하고 부채 수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온라인 소액 대출 회사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발표

11월 3일 앤트 파이낸셜의 상하이 IPO를 일시 중단하고 홍콩 IPO도 동결

11월 10일 중국은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독점 금지 규칙 초안을 발표  

11월 23일 중국의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감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시기적이고 필요하다"라고 알리바바 그룹 CEO 장용(張勇)이 세계 인터넷 콘퍼런스에서 발언

12월 14일 중국 당국 알리바바, 텐센트 등에 벌금 부과 및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과 관련된 거래에 대한 조사를 발표하면서 더 많은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

Key events behind China's investigation into Alibaba Group | Reuters 


그 후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알리바바는 12월 23일 당국의 모든 규제를 철저히 지키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12월 24일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에 대한 전면 조사를 할 것임을 발표한 것이다. (China launches antitrust probe into tech giant Alibaba | ReutersChina kicks off antitrust probes into Alibaba over alleged monopolistic practices, as regulators summon Ant to meet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马云再中箭,中国科技巨头能够走多远? (voachinese.com)

앤트 그룹의 IPO가 중지되고 알리바바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의지가 분명해지자 미국과 홍콩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지분은 당연히 주가가 곤두발질 쳤다. 

Alibaba ADRs Tumble Most Ever After China Monopoly Probe - Bloomberg

Alibaba Selloff Deepens as Antitrust Probe Rattles Investors - WSJ


이상과 같이 서방 언론 나온 앤트 그룹과 알리바바의 이야기는 강력한 중국 정부에게 압박을 받는 민영 기업의 고분 감투 스토리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내 알리바바 보도와 SNS를 보면 그 분위기는 많이 다드다.  11월 2일 중국 인민은행,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가 외환관리국 합동으로 그룹의 실질적 소유주 마윈, 동사장 井贤栋, 총재 胡晓明 등을 소환하여 조사하였다고 간단히 발표하였을 때 중국 인민들의 반응은 정부의 편에 서 있었다. 

http://www.csrc.gov.cn/pub/newsite/zjhxwfb/xwdd/202011/t20201102_385514.html

필자가 수 차례 소개한 바 있지만 중국 내의 알리바바나 마윈에 대한 감정이 우호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이렇게 비우호적인 사람들은 주로 친 공산주의 성향이 강하고 사회주의적 도덕에 투철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보기에 마윈은 가난한 중국 인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벌어 미국의 자본가들을 배 불리는 사람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이 논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가면서 이 논리를 해독할 수 있었는데 알리바바나 앤트가 돈을 버는 대상, 즉 고객이 중국의 대부분 인민들이라는 것이고, 인민들의 대부분은 가난하므로 마윈은 중국의 가난한 사람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벌어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번 돈은 주주들에게 나누어 줄 것인데 알리바바의 주식은 대부분 권력자과 금력자, 그리고 상장되어 있는 미국과 홍콩 증시에서 주식을 산 사람들, 중국 인민들의 눈으로 볼 때에는 배에 기름기가 잔뜩 끼어있는 사람들의 호주머니로 가는 것이다. 

마윈이 상해 BUND 포럼에서 당국을 비판한 것은 같은 날 중국은행 보험 감독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인터넷 소액대출 업무 관리 잠정 방법(网络小额贷款业务管理暂行办法)에 대한 공개 의견 청취에 들어간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http://www.cbirc.gov.cn/cn/view/pages/ItemDetail.html?docId=938822&itemId=915) 즉 은행으로부터 자기 자산 수백 배의 자금을 끌어와서 중국 인민들에게 고리로 대출을 하는 이 앤트의 비즈니스 모델에 타격을 주는 이 방침에 반발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필자가 이전에 지적하였듯이 이는 마윈이 중국 경제 정책의 대국을 보지 못한 것이다. WSJ에서는 마윈이 사석에서 시진핑 주석을 비방하여 시 주석이 격노하여 직접 앤트 파이낸셜의 IPO를 중지시켰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马云讲话引发高层愤怒,习近平亲自叫停蚂蚁IPO - 华尔街日报 (wsj.com)


중국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붉히면 평생 서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에서 부하 직원의 실수를 꾸짖을 때에도 둘만 있을 때 조심조심 이야기해야 한다. 마윈은  상해 BUND 포럼에서 공개적으로 중국 당국의 정책을 비판했음은 물론 당신들의 정책은 인민을 위하는 정책이 아니라 부처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 아니냐고 힐난하기도 하였다. 이런 말은 중국 사회에서는 엄청난 모욕을 한 것이다.


마윈이 설립한 후반 대학(湖畔大学)에도 문제가 생겼다.  마윈은 공식적으로 은퇴한 입장이고 자신은 원래 교사였으니 은퇴 후 시골의 선생님이 되겠다고 했었는데 그는 아예 자신이 선생이 될 학교를 지은 것이었다. 바로 항저우에 지은 후반 대학이다. 이 대학은 정식 교육 기관도 아니다. 사회단체이다. 하지만 무슨 상관이랴? 마윈, 그리고 알리바바와 인연을 맺고 '꽌시'를 형성하고 싶은 사람들이 줄이어 입학을 하였다. 마치 현대 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이 은퇴하면 농사나 짓겠다더니 서해안 간척 사업을 하는 것을 연상하게 한다.

후반 대학(湖畔大学)

이 후반 대학은 윈난성에 거대한 분교를 만들 예정이었다. 후반 대학은 2020년 8월 25일 쿤밍(昆明) 시 정부와 협력하여 후반 대학 윈난 캠퍼스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위난 성정부에서도 이번 일을 중시하여 성 서기인 천하오(陈豪), 성장인 루안청파(阮成发) 등이 마윈과 만났다. 그리고는 이어서 12 월 1 일 입찰 내용이 발표되었는데 계획 면적은 1281 헥타르, 농림 면적 및 수면 면적 378 헥타르, 건설 비용은 모두 정부에서 댄다. 그리고 이 후반 대학이 중국은 물론 동남아 일대를 대상으로 국제 일류의 커뮤니티와 혁신 기업 도시로서 개발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며칠 만에 이 입찰 또한 중지된 것이다.(马云坏消息不断 湖畔大学分校招标遭终止 (rfi.fr) )


그리고 마윈은 아무리 BUND 당시 홧김에 심한 말을 했다 하더라도 중국의 시장 감독국이 플랫폼 경제 분야에 대한 반독점 가이드라인《关于平台经济领域的反垄断指南(征求意见稿)》이라는 것을 발표하였을 때에는 즉시 납작 엎드려 몸을 숙여야 했다. 이 가이드라인 역시 의견을 구하는 공개 행정이며 입법 예고였는데 이 가이드라인은 공포하는 날부터 효력을 발휘한다는 조항까지 있었던 것이다. ( Beijing lectures Alibaba, Tencent, Meituan and Pinduoduo in new antitrust warning to Big Tech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


하지만 중국 사회, 중국 인민들의 반응은 정부 편이다. 중국 당국이 이 반독점, 반농단에서 예를 들은 경쟁사 입점 불허 방식, 즉 "二选一"의 방침은 확실히 알리바바가 사용한 횡포였다. 그리고 수많은 점주들이 이로 인하여 알리바바와 마윈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알리바바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 2015년 징동이 소를 제기한 바 있었다.  이 건에 대해 징동뿐만 아니라 대형 전자레인지 제조업체인 광동 갈란츠 엔터프라이즈(Guangdong Galanz Enterprise Co.)는  2019년 5월 알리바바 라이벌 핀 듀오 듀오(Pinduoduo)로 의뢰한 후 2019년 10월 Tmall의 검색 결과에서 페이지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고 갈란츠의 온라인 트래픽이 폭락했다고 중국 남부 언론에서 보도한 바 있다. (China’s Antitrust Probe Zeroes In on Vendor Claims of Alibaba Pressure - WSJ) 이러한 사회 분위기와 인민들의 정서를 마윈이나 알리바바는 전혀 읽지 못한 것일까? 


뉴욕 타임스는 마윈이 초기에는 성공한 젊은 기업인으로 중국 사회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그 후 점차 방자한 언행으로 중국 당국 및 인민들의 반감을 샀고 퍼블릭 이미지가 실추되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마윈 같은 부호들은 가 기둥에 매달아야 한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것도 보도하였다. 결국 뉴욕 타임스의 이 보도는 마윈이 얼마나 중국 사회의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행동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Why China Turned Against Alibaba's Jack Ma - The New York Times (nytimes.com)


타이완의 저널리스트 우즈쟈(吴子嘉)는 한 타이완의 TV 프로그램에서 마윈이 최근 종적이 묘연하다면서 이미 국외로 탈출했을 가능성을 거론하였다. 그에 의하면 이미 대규모의 주식을 현금화한 마윈이 이 돈을 해외에 두고 있을 것이고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마윈이 아닌 마윈의 뒤에 있는 권력자들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필자는 마윈의 해외 도망설에 대해서는 그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 않는다. 이미 마윈과 그 가족은 동시에 해외에 있을 수 없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마윈의 보디가드는 당국에 파견한 사람들로 마윈의 신변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확보하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는 소문도 있다. 마윈처럼 유명한 인물이 몰래 해외 도피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우즈쟈(吴子嘉)

중국 지도부가 발출한 신호는 분명하게 시장에 전달되고 있다. 이미 앤트 파이낸셜을 필두로 중국의 인터넷 금융 회사들이 인터넷 저축 상품들을 앞다투어 중지했다. (互联网存款产品“下架”进行时 已有至少9家头部平台跟进-新华网 (xinhuanet.com)) 중국 지도부의 의사가 명확한 이상 거스를 수 있는 중국 기업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구이저우 마오타이가 무상으로 자사 지분 4%를 국유 기업(国有资本运营有限责任公司)에 증여한다고 12월 23일 발표하였다. 이 구이저우 성의 국유 회사는 구이저우 금융 지주 그룹(贵州金融控股集团有限责任公司)의 100% 자회사이다.  (贵州茅台拟无偿转让股份给国企 — 普通话主页 (rfa.org))


중국 당국이 국내 민영 대기업들을 옥죄고 통제하는 것은 이제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앤트의 IPO 중지나 민영 대기업에 대한 이런 통제는 향후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 자본에게는 차이나 리스크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다시금 부각하는 것이다. 판공셩(潘功勝) 인민은행 부행장은 24일 채권 시장에서의 위법 행위에 대해 '제로' 관용(零容忍) 방침을 발표 하였다. 당국의 이러한 과감한 태도는 양날의 칼이다. 과연 중국의 이런 일련의 조치가 향후 외국 자본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하다. (人民银行副行长潘功胜:对债券市场违法行为零容忍|债券_新浪财经_新浪网 (sina.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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