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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an 27. 2021

중국 군수 기업들의 주가 폭락과 바이든의 중국 정책

1월 26일 아침, 중국의 군수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소위 군수주(军工股)가 8%나 하락을 했고 TOP 3의 주가 하락 폭은 반나절만에 1천억 위안에 달했다. 우리 돈으로 17조에 달하는 금액이 증발한 것이다. 시황이 심상치 않자 바로 전날까지 강세를 보였던 바이쥬 리스트(白酒板块)도 하락으로 바뀌었다. 이와 동시에 항생지수도 3% 넘게 하락하였다.


그럼 한 단계 더 들어가 보자. 군수 기업들을 모아서 지수로 표현하는 군수 지수(军工指数)는 26일 7.68% 하락하였다.

중국의 주식 시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면 붉은색, 내려가면 녹색으로 표현하는데 군수 기업들은 녹색 등이 켜졌다. 우리나라 같으면 녹색 등이 켜진 것이 좋은 사인 일지 모르겠으나 중국에서는 그 정 반대이다. 특히 航天彩虹、中航高科、航天电器、洪都航空、中航光电, 中航机电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이렇게 갑자기 중국의 군수 기업들 주가가 폭락한 이유가 무엇일까? 중국 군부는 이미 작년 말부터 군비 확장에 들어가 이들 기업들에게 발주량을 늘리고 계약금이나 지불 조건도 대폭 개선해서 군수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던 참이다. 무엇이 이들 주가에 찬 물을 부었을까? 


군수 기업의 특성상 정치 외교에 민감한 정보로 인하여 이들 기업들의 주가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 군수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다는 것은 중국의 군비 증강에 브레이크가 걸릴 만한 어떤 사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들이 돌고 있다.


우선 미중 관계가 진전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백악관에서 바이든이 "인내"를 가지고 중국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온 후 중국인들은 이를 과연 트럼프와는 달리 유화적인 정책을 쓸 모양이라고 넘겨짚는 것이다. 이 발표 후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赵立坚)은 미중이 싸우면 양패구상이며 협력만이 정확한 선택이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들이 중국인들에게는 바이든 행정부가 유화적인 대중 정책을 시전 할 것으로, 그래서 중국과의 군사적 갈등이 줄어들 것으로, 그래서 중국의 군비 증강이 줄어들 것으로, 따라서 군수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 전망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Antony Blinken

과연 그럴까? 필자의 시각에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군수 기업들의 주가 하락은 중국 국내 문제와 관련되어 있어 보인다. 우선 바이든 정부의 외교 사령탑으로 공식 결정된 Antony Blinken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에는 동의한다고 했다. 인도 태평양 코디네이터가 된  Kurt Campbel은 중국으로부터 통제된 공급망 분리를 하며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비대칭적 수단을 갖추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Laura Rosenberger 신임 중국 국장은 민주주의야 말로 중국에 대항하는 가장 훌륭한 무기라고 하였다. 종합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당장 무력을 휘두르거나 중국과 무력으로 충돌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경제적으로는 역시 중국과의 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시각이 트럼프 행정부와 얼마나 다른가? 트럼프는 목소리는 높였지만 전쟁을 하려는 의사는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트럼프는 단기간 내에 경제적 이익을 얻고 싶었던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보다 주도 면밀하게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를 수행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게 군사적으로 양보하려는 생각도 없다. 무역 금융 쪽을 보면 Janet Yellen은 중국에 굳건한 자세를 보이겠다고 했다. (Yellen's Comments on China, Dollar Are Consistent With Trump Era - Bloomberg) Gina Raimondo 상무부 장관 내정자도 중국에 기본적으로 강경한 입장이다. 비록 화웨이에 대한 제재 유지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중국에 손을 내밀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Gina Raimondo 상무부 장관 내정자

그리고 가장 큰 오해는 미국이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큰 오해다. 필자는 "중국의 선택"에서 중국이 실제 원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설파한 바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전쟁이 시작된다면 중국이 시작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이 다소 유화적으로 변한다고 해서 14차 5개년 목표를 이미 세운 중국이 군수 생산에 영향을 줄 리가 없다.


오히려 필자가 주의하는 것은 26일에 나온 일부 군수 기업을 조사한다는 보도이다. (中国财富报道|证监会出手,百亿军工股突遭立案调查! (baidu.com)) 지금 중국은 3월 있을 양회를 앞두고 내부 권력 투쟁이 한참이다. 이미 수개월 전에 상당한 수의 군부 인사들이 숙청되었다. 그리고 이들 인사들은 틀림없이 군수 기업들과 연계가 되어있을 터이고 그 조사 결과가 군수 기업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의 주식에 투자를 하는 한국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국적 원인과 결과를 이해해야 제대로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니 모두들 보다 보수적인 자세로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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