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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an 28. 2021

중국은 식량 부족인가 아니면 식량 비축인가?

오늘부터 중국의 춘절 대 이동이 시작된다. 예년과는 달리 코로나 19로 인하여 귀향 인구가 많이 줄을 전망이다. 철도부에서는 예약 승객 수로 근거하여 추정할 때 약 60% 수준으로 귀성객 수가 감소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더라도 중국 당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금년 귀성객 수는 연인원으로 17억에 달할 것이라고 하며 하루 평균 4천만 명이 이동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귀성 현지에 도착해서 지역에 진입하려면 1주 이내에 검사한 음성이라는 판정 기록을 보유해야 한다. 베이징의 경우 중도, 고도 위험 지역 사람이 베이징에 들어오려면 음성 판정이라도 14일간 격리를 해야 한다. 감염자가 한 사람이라도 나오면 중도 위험 지구이기 때문에 필자도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춘절 대 이동에 따른 방역 위기로 가려져 잘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필자가 하나 주의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중국의 식량 상황이다. 우선 식품 물가가 뛰고 있다. 춘절에 겨울 추위에 코라나로 인한 록다운 등으로 식품 가격이 뛰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발표 농산물 일일 도매지수는 2016년 발표 이후 사상 최고치인 139로 급등하였다. 채소 지수는 145로 더 높다.

China’s vegetable prices hit record highs ahead of Lunar New Year due to cold winter, coronavirus lockdowns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


중국 정부는 지난해의 장강 대홍수 등에도 불구하고 곡물 생산량이 더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필자가 당시 분석한 바도 있었지만 설령 식량 대란이 올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상당한 영향은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일 중국 정부의 말대로 곡물의 양이 충분하다면 중국의 곡물 수입이 증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곡물 수입량은 상당한 폭으로 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중국과 호주 사이는 사상 최악의 관계로 치닫고 있고 중국은 호주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가하고 있는 중이지만 호주산 밀수입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가 지난 12월 중국에 수출한 밀은 60만 톤 이상으로 2억 4800만 달러에 달한다. 호주 밀수출의 1/3의 규모이다. 게다가 출하량이다.

China-Australia relations: wheat shipments to grain-hungry China surge as total 2020 exports just shy of record high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


실제로 중국 사회과학원에 의하면 중국은 2025년까지 1억 3천만 톤에 달하는 곡물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도 전해진다. 중국의 국내 공급량은 밀, 쌀, 옥수수 등 3개의 주식 곡물을 2025년 말까지 2,500만 톤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국의 식량 수입 의존도가 올라갈 것이라는 뜻이다. 

China food security: country faces ‘grain supply gap of 130 million tonnes by 2025’ as rural workforce dwindles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


여기에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도 엄청난 규모로 진행 중이다. 미중 무역 1 단계 합의안에 따른 이행일 수도 있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대규모 대두 수입으로 인하여 미국의 대두 사일로가 비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미국이 대두를 수입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China Is So Thirsty for Soy That America Could Soon Be Importing - Bloomberg


이렇게 대규모 식량 수입을 하고 있다는 것은 당연히 왜 중국의 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킨다. 설령 국내 생산 물량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대규모로 식량을 수입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여기에 대한 설명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코로나 19로 인한 방역 강화로 중국 물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트럭 운송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1주일 이내의 음성 결과를 요구하는데 중국 대륙의 크기에서 장거리 트럭 기사들은 한번 집을 나서면 한 두 달은 길 위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1 주일에 한번씩 코로나 검사를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운송 경로 상에서 수많은 검문을 거쳐야 하고 이러한 검문이 있을 때마다 몇 시간 씩 차를 세우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물류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필자는 이 설명 만으로는 납득되지 않는다. 수십만 톤의 식량을 수입하면 어딘가로 보내서 소비하는 것 외에도 비축해야 한다. 소비 속도가 늦어지면 비축 재고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여기저기서 수십만 톤씩 식량을 수입하여 쌓아 놓을 있는가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중국 정부, 즉 국가 식량 및 물자 비축국(国家粮食和物资储备局)이 식량 비축량을 늘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해 본다. 중국의 식량 자급자족은 아직 달성하지 못했고 바이든 행정부와의 컨센서스도 아직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의 전략 목표를 달성하려면 꼭 필요한 조치라는 생각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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