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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Feb 16. 2021

마윈의 판단 미스와 앤트의 재상장

까불면 다친다.

지난 수개월 종적이 모연 하던 마윈이 지난 1월 20일 온라인을 통하여 중국 전역의 농촌 교사 100명과 화상 통신한 기록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이를 두고 호사가들의 분석이 분분하다. 마윈은 교사들에게 지난 5년간 매년 이때 산야(三亚)에서 회합을 가졌지만 금년은 코로나 19로 인하여 불가능하게 되었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온라인을 통하여 만남을 주선했다고 하였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교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는 교사들 뒤에 있는 270만 학생들에 대한 경의이기도 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질병 사태가 지나가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였다.


이 짧은 동영상을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이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시라.

마윈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의견부터 마윈을 비아냥 거리는 내용도 있다. 대체적으로 현재 중국 인민들의 여론은 마윈에 대해 부정적이다. 


타이완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마윈의 모습이 변했다며 원래 야윈 모습의 마윈이 2, 3개월 사이에 살이 찐 것은 중국 당국이 호화 식사 고문(?)을 해서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하였다. 이전부터 대외 지명도가 높은 인물들이 연금당하고 다시 나타날 때 보면 모두 살이 쪄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매일 갇혀서 실내 위주로 생활하고 심문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시간 호화 식사를 같이 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날 마윈이 한 발언을 상세히 분서하였는데 결론은 마윈의 메시지는 두 개라고 한다.

하나는 마윈이 국가에 감사한다는 메시지이고 또 하나는 마윈이 사실 상 업계를 떠날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하였다. 마윈이 국가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은 현재의 상황으로 보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이다. 비단 장사 왕서방이 돈을 많이 벌어 명월이에게 인기가 있을지는 몰라도 황제를 능멸하면 그 뒷일은 뻔한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두 번째 메시지라고 한 업계를 떠난다는 것은 보다 조심스러운 판단을 필요로 한다. 이들이 마윈의 뜻이 업계를 떠난다라고 해석한 것은 마윈의 발언 중 "나와 동료들은 교육 공익에 이후 몸과 마음을 다하고자 하는 생각이다"라고 한 문장에 기초한 것이다. 이번부터 마윈은 형식상 은퇴한 사람이고 본인이 줄곧 선생님이 되겠다고 하였으니 이제 사업에서는 손 떼고 공익사업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만일 마윈이 "나는"이라는 주어를 사용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으나 "나와 동료들은"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는 마윈 한 사람을 대상으로 말한 것이 아니라 앤트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말이라고 보아야 한다. 현재 앤트는 다시 IPO를 허용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국가와 공산당에 대한 충성과 복종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마윈의 이 말을 "이제 다시는 까불지 않겠습니다" 정도의 표현으로 이해한다.


아무튼 앤트와 알리바바의 주식은 마윈이 무사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남으로써 가격이 다시 대폭 상승하였다. 그러나 앤트가 예전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엔트와 텐센트는 인터넷 결제 서비스 시장을 90% 이상 점유하는 독과점 업체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이제 다른 인터넷 기업들에게 이 인터넷 결제 서비스를 허가해 주기 시작했다. 바로 TIKTOK으로 유명한 도우인(抖音)과 알리바바의 뒤를 이어 온라인 쇼핑몰의 새로운 강자로 나타난 핑두오두어(拼多多)이다. 이들은 어째서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지금 PG를 시작하는 것일까? 알리바바나 텐센트 이후 PG를 시도한 거대 IT 기업이 중국에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음식 배달 서비스로 중국 천하를 장악한 메이퇀 와이마이도 자신의 PG를 가지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 IT 서비스 기업들은 특히 더욱 이 PG를 노려왔던 것이다. 핑두오두오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IT  서비스와는 달리 절대다수의 사용자는 이 도우인을 사용하면서 지불할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장 유력한 신규 PG 서비스 사업자는 도우인, 즉 TIKTOK이다. 왜냐? 중국 당국의 지원을 가장 강력하게 받을 것 같은 분위기와 냄새가 진하게 나고 있는 것이다.

TIKTOK은 여러모로 중국 당국, 특히 시진핑 주석 그룹이 전개하는 프로젝트에 협조해 왔다. 우선 AI를 이용한 안면 식별 기술에서 중국은 서양인의 경우 데이터 부족으로 식별 정확도가 낮았었는데 대량의 서양인들의 안면 데이터를 제공하여 이를 개선할 수 있게 한 것이 TIKTOK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TIKTOK이 서방 세계에서 성공하자 TIKTOK의 동영상을 분석하여 세계 속의 미군의 배치, 위치, 규모, 이동, 그리고 모유 무기 등을 파악해 왔다고 한다. 그런 TIKTOK이 트럼프 행정부에 의하여 쇠망치로 얻어맞았으니 중국 당국이 무엇인가 보상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내에서는 이렇게 알 듯 모를 듯한 분위기가 퍼져 나가고 있다. 

앤트 그룹은 규제 당국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2년 내에 재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재 상장 시점의 앤트가 지금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쩌면 힘이 다 빠지고 상처뿐인 모습으로 초라한 상장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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