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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Feb 24. 2021

중앙 1호 문건

앞서 필자는 중국이 의무병 제도로 전환하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여기에 대해 그 근거가 취약하다는 몇 분의 지적이 있었는데 필자가 다시 검토한 결과 사실 필자의 논리에는 상당한 비약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앞서의 글을 삭제하거나 수정하지 않았다. 사실과 다른 글을 수정하거나 취소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시간이 가면 결과가 자명하기 때문에 바보같은 짓이다.

중국의 천만 양병인가? (brunch.co.kr)

그러나 필자의 논리 비약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확대 개편하려는 그 방향과 동태는 비교적 명확하며 개인적인 연고라 소스를 밝히기 어렵지만 인민해방군의 규모 확대를 시사하는 정보를 몇 가지 듣고 있고 앞서 글의 목적이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싶은 것이었기에 이를 악물고 글을 남겨 놓았다. 하지만 그 글이 공유되는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필자가 의도하지 않은 파장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지 다소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농업농촌부 부장 탕런젠(唐仁健)

병역법 개정 외에도 중국의 전쟁 도발에 대한 위험성을 시사하는 소식이 하나 더 나왔다. 어제 신화사의 보도에서 2021년 중앙 1호 문건이 나왔는데 이것이 식량 안보에 관한 것이어서 화제가 되었다. 지난 22일 국무원은 이에 대한 해설을 했는데 농업농촌부 부장 탕런젠(唐仁健)은 14억 인구 대국에게 있어 식량의 확보와 안전은 영원한 과제라면서 땅과 기술을 통해 이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18억 무의 최소 경작지역을 지키고 15.5억 무의 영구 기본 농지를 확보하겠다고 했고 기술 개발을 생산성과 수익성 증대에 노력할 것 이라고 하였다. 

✔️ http://www.xinhuanet.com/politics/2021-02/22/c_1127126317.htm

이 보도의 제목에는 식량 안보라는 말이 있었지만 정작 본문 내용에는 안보를 겨냥하는 내용은 별로 없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식량 안보를 추진한다는 것은 명확히 하되 인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내용을 보도한 홍콩의 SCMP 보도는 보다 명확하다. SCMP의 보도는 앞서 중앙 제1호 문건에 대하여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23일 올해 첫 공동정책 성명을 발표하고 전국의 모든 지방 당국이 안정적인 곡물 재배 농지를 유지하고 밀, 옥수수, 쌀, 면화, 식용유 등의 공급을 개선하기 위해 수확량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1호 문서'에는 지난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 정책 결정 회의가 종자 부문을 중국 국가 안보전략의 핵심 요소로 지정한 뒤 처음으로 보고서 별도 섹션에서 새로운 종자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즉 중국이 이번 14차 5개년 계획에서 가장 먼저 발표한 공식 정책이 식량 안보 대응 방안이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는 각자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육종과 관련된 기술과 산업이 농업 분야에 대한 새로운 투자의 중요한 분야가 될 것 같다" 또 "바이오 브리딩이 앞으로 정책의 보호를 받을 것으로 보이며 유전자 변형 옥수수의 상품화는 꾸준히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증권 투자와 연계한 소식을 내놓았다. 필자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국내 모 커뮤니티에서도 모두들의 관심은 주식이었고 중국이 식량 안보를 하거나 말거나 이쪽은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필자의 눈이 머무는 곳은 

"이 문서는 또 국가의 금융 기관들이 농촌 부흥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 내부 부서를 설립하도록 권장하고 뉴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목요일 새로운 중앙 정부 농촌 부흥국을 공식 출범시켜 빈곤 완화와 개발에 관한 기존 부처들을 대체할 것"

이라고 하는 부분이다.

✔️ https://www.scmp.com/economy/china-economy/article/3122680/chinas-food-security-core-beijings-new-five-year-rural?utm_medium=email&utm_source=mailchimp&utm_campaign=enlz-gme_trade_war&utm_content=20210223&tpcc=enlz-us_china_trade_war&MCUID=3a7da86eb9&MCCampaignID=3e86ced18a&MCAccountID=7b1e9e7f8075914aba9cff17f&tc=13

다시 말해 전국의 농촌에서 증산을 통한 식량 안보를 추진하며 이에 소요되는 자금 조달을 위하여 은행에게 지침을 하달하고 있고 농촌 부흥국이라는 새로운 조직까지 출범시킨다는 말이다. 매우 진지하며 책임을 확실하게 한 부처로 주어 확고한 결과를 내려 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다른 한편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대량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지 않은가? 중국은 향후 식량 수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가 되려고 하는가?


지나친 생각인지 모르지만 필자는 중국에게 전쟁의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바로 타이완에 대해서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것은 한 마디로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필자의 "중국의 선택"에 자세히 설명해 놓았으니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실 수 있을 것이다. 

URL: https://youtu.be/ogyfiBbN4V0


어떤 언론계 인사가 뉴스라는 것은 점과 점을 잇는 것이다 라고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어찌 뉴스 뿐이랴? 세상 수 많은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사건처럼 보이는 정보의 단편들 사이의 연관 관계를 밝혀 그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어떤 분야에서나 중요한 일일 것이다. 필자 또한 이렇게 정보의 단편들 사이의 맥락을 읽어 보려 애를 쓰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필자는 중국의 전쟁 의도를 의심하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의 가상 적국은 미국이다. 그리고 미국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은 경제 제재이다. 중국이 주동적으로 전쟁을 도모하든 피동적으로 전쟁에 대비하든 중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몇 가지 추진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군사력의 강화, 경제 제재 방어 전략의 추진, 전시 공급망 체계의 정비, 전략 물자 보급선의 확보, 내부 분열 방지 그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을 터이다.


필자는 중국 공산당의 폐쇄성으로 많은 일들이 대외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감출 수 없는 일들이 있을 경우 중국 공산당은 이를 더 큰 명분으로 포장하는 일을 자주 해왔다고 보고 있다.  필자의 시각이 지나틴 음모주의론자일 수 있으나 중국이 추진하는 자연 환경 개선 사업, 신 에너지 사업, 전기 자동차 정책 등은 수입 에너지에 의존해야 하는 중국의 전략 물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이는 필자 개인 만의 생각이 아니며 중국 내 증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리포트를 보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실제 중국의 의도는 이번 3월 초의 양회에서 14차 5개년 강요가 발표되면 보다 상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양회 준비로 베이징은 보안이 강화되어 특히 해외에서 베이징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한달 정도 격리될 각오를 하셔야 한다.


우리는 중국의 의도를 좀더 깊이있게 관찰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필자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작을 뿐만 아니라 이번 병역법에서 보듯이 자칫 정확한 사실이 아닌 자신의 착각 속에 오도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객관성과 합리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대 의견이 필요하고 논증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합동 작업의 중요성의 예를 하나 더 들자면 중국이 소위 "목 조르는 기술"이라고 부르고 있는 35개 관건 기술의 이슈가 있다. 이 각 분야에 대해서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니터링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우리가 공동으로, 집단 지성을 활용하여 추진할 수는 없을까? 역량을 가지신 분들이 좀더 나서서 이런 일에 동참을 해주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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