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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Mar 19. 2021

알리바바, 징동,핑두오두오총수의3인 3색대응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에게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를 포기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홍콩에서 설립된 지 이미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미디어이다. 알리바바는 당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를 2억 6600만 달러에 인수하였고 캐시를 투입하여 회사를 정상화시켰다. 그리고 편집권의 독립도 보장을 했었다.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1-03-16/jack-ma-s-scmp-joins-hong-kong-media-groups-facing-china-control?srnd=next-china


하지만 그 후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친 대륙 미디어가 되었다는 평가가 늘어났고 심지어 일부 사람들은 친공 매체라고까지 부르기도 하였다. 필자는 이 매체를 구독하고 있는데 가장 중국 내부의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매체이면서도 중국 당국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하고 또 중국의 좋은 면을 보도하는데 지면을 상당히 할애하기 때문에 그런 지적을 당하는 것도 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알리바바는 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를 인수했는가? 마윈이라는 사람의 캐릭터를 볼 때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깊지는 않다고 본다. 지난번 상하이 BUND 포럼에서 중국 당국을 공격할 때의 논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비전을 가진 기업가라기보다는 기회를 잡는데 능란했던 장사꾼에 가깝다고 본다. 그런 그가 왜 이런 홍콩의 미디어를 인수했는가? 사업 상 이익이 되기보다는 사회 상의 영향력을 가지려 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그렇기 때문에 마윈 보다는 함께 인수한 장쩌민 전 주석의 손자 장즈청(江志成)의 존재가 새삼스럽다. 그리고 실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논조 방향은 상하이 방의 이인자이자 현재 실질적 리더인 쩡칭홍(曾庆红)이 지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까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눈치를 보고 있다면 그것은 중국 당국뿐만 아니라 상하이 방의 눈치도 보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쩡칭홍(曾庆红)

그리고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중국 당국이 어째서 알리바바를 압박하여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를 포기하도록 하는지 이해가 된다. 내년이면 중국은 20대를 통해 새로운 5년 임기의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며 이때를 위하여 시진핑 그룹과 각 계파는 권력 투쟁 중인 것이다. 알리바바는 상하이 방의 영역이며 그 상하이 방이 강력한 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은 시진핑 그룹 입장에서는 홍콩의 민주화를 압박하는 현시점에 있어 막아야만 하는 것이리라.


마윈은 상하이 방 권력의 손을 잡는 것으로서 지금의 알리바바 제국을 만들 수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재 시진핑 천하에서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상황을 오판하고 상하이 BUND 포럼에서 현재의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한 마윈은 이제 시진핑 그룹 입장에서는 제거해야 되는 대상이 된 것이다. 

이미 당국은 알리바바에게 정부 정책대로 금융 지주 회사를 설립하고 반농단 법을 준수하며 조신하게 처신하라는 압박을 가하였다. 상장에 실패한 앤트 그룹의 CEO 후샤오밍(Simon Hu, 胡晓明)이 자리를 떠난 것도 이상하지 않다. 당국은 알리바바가 마윈과의 관계를 청산할 것을 주문했다는 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아마 3년 정도 후에는 앤트가 재상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윈은 현재 처지는 전제  국가에서 권력을 공격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알리바바의 최대 경쟁사인 징동의 류창동(刘强东)은 마윈과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이미 미국에서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망신을 당한 상태였기 때문에 근신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마윈에 대한 일련의 조치를 보면서 그는 당국에 적극 협조하는 길을 선택했다.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상당한 리스크를 기꺼이 감당하였고 당국의 정책에 따라 회사 내에 공산당 지부를 만들고 당 서기, 부 서기 등을 모셔왔다. 이미 징동은 알리바바와의 경쟁을 위하여 강력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었는데 이 인프라를 해방군의 해외 기동 시 제공하고 있거니와 전시에는 징동 물류 시스템이 국가 비상 동원 체제의 일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현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이다.

류창동은 그에 대한 대가를 약속받은 것으로 보인다. 물류 회사를 포함하여 징동 그룹 산하의 세 회사가 IPO 할 것을 이미 내정받았다는 것이다. 바로 권력에 잘 보이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얻어 낸다는 지금까지 우리가 몇 번이고 보아 온 장면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류창동(刘强东

그런데 중국 3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 징동, 핑두오두오 중 세 번째의 핑두오도오의 총수 황정(黄峥) 은 제3의 선택을 했다. 그는 어제인 3월 17일 총수 자리를 사직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마윈처럼 말로는 은퇴지만 실제로는 모든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은퇴한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미국 증시에서 부여하는 옵션으로 1주당 10주에 해당되는 투표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또한 포기한다고 밝혔다. 핑두오두오는 새로운 경영진에 의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황정은 은퇴 후 계획에 대하여 특별한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가는 길이 마윈과 다르리라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핑두오두오는 주로 농산물 등을 공동 구매를 통하여 저가로 구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단숨에 유니콘이 되었다. 그리고 황정은 사상적으로 전통적인 공산주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서비스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부터 14차 5개년 계획에서 추진될 농촌 정책에서 아마도 가장 큰 수혜를 받을지도 모르는 시기이다. 핑두오두오는 2020년 매출 265억 477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 즉 배로 증가하는 엄청난 실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황정은 손뼉 칠 때 떠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황정(黄峥)

필자는 이 세 중국 대표 온라인 기업, 유니콘 기업들의 총수가 선택한 길을 바라보면서 크던 작던 권력과 금력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주의 전제 정치 체제 하에서는 권력에 저항한 결과, 아부한 결과, 그리고 떠나는 결과 이 세 가지가 기본적으로 금력을 가진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 보인다.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의 민주 정치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 민주 국가는 선거를 통제하는 자야 말로 권력이며 정부가 아니다. 그래서 재벌이 정치가나 언론에 대한 영향력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금력이 권력에 대해 태도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금력을 향해 태도를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중국의 이 세 총수처럼 우리나라의 정치가도 금력에 대하여 저항하든지, 아부하든지, 아니면 정치를 떠나게 되는 세 가지 옵션 밖에는 없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우리를 돌보는 정치가들을 지원하고 보호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금력으로부터 정치가들을 떼어 놓아야 하고 그 구체적인 수단으로는 언론 미디어를 선별하여야 한다.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로 하여금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를 포기하게 하였다면 우리는 언론 소비라는 행동 방식을 통해서 금력으로 하여금 미디어에의 영향력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뭉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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