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MBC 라디오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 목소리 출연을 하였다. 지난번 공중파에 나가본 것은 초등학교 시절 어린이 프로그램이었으니 사실 상 첫 공중파 데뷔라고 하겠다. 공중파라는 것이 수많은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루는 이슈를 다루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깊게 다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늘 필자가 미진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최근 중국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편법 부동산 대출과 그 영향에 대한 소개를 드리고자 한다.
중국의 유튜버 중 하나인 sun riches는 최근 광둥성에서 은행들이 부동산 담보 대출자들에게 부동산 구입 자금원을 소명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하였다. 그에 의하면 대출자들은 구매 부동산의 계약금을 최근 반년 내의 자금원을 예금, 펀드 등 금융 상품, 보험금, 인터넷 지불 수단 잔액, 그리고 주식 등의 잔액 등으로 소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 最近几个楼市政策走向 - YouTube)
이는 바꾸어 말해 금융 기관에서 실명 확인이 가능하고 액수 확인이 가능한 소스에 한정해서 부동산 담보 대출에 대한 상환 자금원을 소명하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어쨰서 계약금을 가지고 이 난리를 치는가를 설명드리면 중국의 경우 대부분 계약금은 자기 돈으로 치르고 잔금은 은행 대출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 기관이나 은행 입장에서는 게약금의 소스를 소명하는 것이 곧 대출자의 자금원을 밝히는 것이 된다.
거기에 지난 반년 전 시점에서 이미 80% 이상이 준비되어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반년 전 시점에서 보유 자금이 계약금의 80%에 미달할 경우에는 합리적인 소득 수준의 능력을 증명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반년 전에 자신의 계좌에 돈이 준비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돈이 빌린 돈이면 안된다. 그러니까 80% 이상 준비된 돈은 모두 자신의 순 자산이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과하여 대출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최종적으로 대출 돈을 지급하기 전에 대출자의 부채나 신용도에 영향을 줄 만한 일이 있는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 외상으로 구매를 하거나 신용카드로 월부 구매를 하면 이것들이 모두 정산된 후에 대출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왜 이리 까다로운 일을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당연히 떠오른다. 그것은 주택 담보 대출의 급증에 이유가 있어 보인다. 지난 1,2월에 주택 담보 대출은 1.36조 위안이 증가하였다. 우리 돈으로 246조 원이 증가한 것이다. 작년 동기 7862억 위안에 비해 두 배 가깝게 증가하였다. 물론 코로나 19로 인한 일시적 상황이라고 볼 수 있으나 2019년도 동비를 보아도 9195억 위안이니 역시 차이가 크다.
중국 당국은 이와는 반대로 시중 은행들에게 부동산 담보 대출 비율을 줄이도록 지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간 묵인해 왔던 부동산 편법 대출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나친 부동산 담보 대출을 우려하고 있는 당국으로서는 당연한 조치라고 하겠다.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중국 정부는 고통받는 서민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대출의 규모를 늘리고 이자를 감면하며 무담보 신용 대출을 비율을 늘렸다. 그 결과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돈이 가는 것이 아니라 힘 있고 꽌시가 좋은 사람들 호주머니에 대량의 돈이 유입되면서 이 돈은 다시 부동산과 주식과 같은 금융 상품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러자 부동산 가격이 지속 상승을 했고 이는 다시 부동산을 사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그 결과 상당 지방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이는 다시 부동산 담보 대출 금액을 늘리고, 이는 다시 담보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늘리고 이는 다시 소비의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 게다가 이야말로 중국 당국이 그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금융 시스템 성 위기" 속으로 제 발로 뛰어 들어가는 상황인 것이다. 마윈이야 나라야 망하거나 말거나 서민들이 죽거나 살거나 자기만 큰돈을 벌면 될지 몰라도 국가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현재 중국의 부동산 상황은 그야말로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당국은 은행에게 부동산 대출을 줄이도록 지시할 수밖에 없고, 목전에 부동산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은 선별적으로 고객을 추릴 수밖에 없다. 앞서 중국 정부의 정책 자금을 가져간 사람들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니 신용 문제가 적다. 하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은 영혼까지 끌어 모아 산 부동산의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은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이제부터 속출할 것으로 보는데 이것은 다시 불량 채권으로 허덕이는 중소 지방 은행들의 파산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이를 예견하고 중국 당국은 은행법을 이번 양회에서 개정하였다. 그 내용은 필자가 이미 설명한 바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독자들은 한번 참고하시기 바란다. (중국의 새로운 상업은행법 (brunch.co.kr)) 이 은행법 개정의 가장 큰 점은 세 가지로, 디지털 위안화의 법률 지위 확립, 은행 소유주 자격의 강화, 그리고 은행 퇴출 프로세스의 정립이다. 중국 당국은 이미 다수 은행의 파산을 예견하고 있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한 것이다. 얼마 전 에금주 보호를 위한 은행 보험공사의 설립도 그 일환이다.
결국 이 싸움은 경제 정책 당국과 있는 자들 간의 힘겨루기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싸움에 정부가 이겨본 적이 없다. 중국의 경우도 지금까지는 없었다. 시장의 힘과 정부의 힘, 자본가의 힘과 공산당의 힘 간의 겨루기라면 너무 과장한 것일까? 아무튼 이 흐름은 향후 중국 경제의 방향과 함께 요즘 많은 한국분들이 관심 있어하는 중국 주식 투자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