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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Mar 31. 2021

샹송줘(向松祚)교수의 경고

금융 위기가 온다

중국 인민대학의 샹송줘(向松祚) 교수는 경제학자이면서 중국 경제의 여러 모순들을 듣는 사람들이 조마조마해할 정도로 직설 화법으로 이야기하는 열혈 교수이다. 그리고 그의 발언을 지난 2년간 가능한 많이 들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과 서방 세계의 시각 모두에서 이해 가능하고 공감 가능한 내용인 데다가 인민들, 민초들의 삶을 걱정하고 마음 쓰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필자가 진심으로 인정하는 인물이다.


이 샹송줘 교수가 발언하는 내용을 듣고 있으면 언제나 중국 당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면이 많아 이 양반 이래도 무사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곤 했는데 이 글을 쓰면서 팩트체크를 해보니 과연 인민대학 교수 자리에 더 이상 재직하고 있지 않았고 겸직하고 있던 중국 농업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자리에도 더 이상 재직하고 있지 않았다. 필자는 그가 원해서 교직을 떠난 것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계속 샹송줘 교수라는 호칭을 사용하고자 한다.

샹송줘(向松祚)

그래서 필자는 샹 교수는 곡학아세 하지 않는 선비라고 평가하게 되었고 반면 그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하지만 더 이상 샹 교수의 발언이나 글을 쉽게 접할 수는 없었다. 그러  와중 그가 목전의 경제 상황에 대하여 발언한 내용이 유튜브에 올라와서 이를 보고 또한 깊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向松祚:经济失衡的金融泡沫何时破灭? - YouTube) 중국어가 가능하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 바라고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필자가 주 내용을 번역하여 해설과 함께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어 올릴 예정이다. 그의 발언 주 내용을 소개한다.



 1. 현재 전 세계의 만연한 금융 시장의 버블은 터질 것인가?

샹 교수는 우선 이번 질병 사태로 인하여 주요 경제체들의 경제가 쇠락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증시, 특히 미국 증시의 경우 대폭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샹교수는 이러한 주가 상승에는 커다란 버블이 자리 잡고 있으며 미국의 경제학자들도 여러 사람이 이러한 현상에 경고를 했다고 한다. 미국의 주가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기타 국가도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이 버블이 안 터지고 견딜 수 있을까? 터진다면 언제 터질까? 이 질문에 대한 샹교수의 대답은 확고하다. 이 버블은 필히 터진다는 것이다. 샹교수는 비단 버블이 터질 뿐만 아니라 이 상황이 또 다른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금융 위기는 채무 위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 각국의 화폐 정책이 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가?

샹 교수가 우려하는 대로 금융 위기가 닥친다면 그 영향은 심대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세계 각국이 통화 정책을 통하여 이번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경제 위기든 외부 위기가 오면 대부분 국가들이 화폐를 찍어내 통화량을 늘리고 차입률을 높이고 신용 대출을 늘린다. 


왜 이런 방법을 동원하는가? 샹교수는 통화 완화를 하는 것이 당국 입장에서 가장 간편하고 쉬워서라는 것이다. 2008년 리만 사태로 인한 금융 위기 이래 각국 정부는 경제에 충격이 오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이런 방법을 취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니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의 통화 정책까지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통화 정책 만능 주의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며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이 샹교수의 견해이다. (필자도 동의하거니와 이번 판데믹 발생 당시 이미 어떤 이는 세계 각국 정부는 가능한 모든 정책, 특히 통화 완화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질병 사태를 막아내지 못하면 해결될 수 없다고 예측한 바 있다) 기실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재난이라고 부를 만큼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고 그는 본다. 그래서 그는 세계 각국에 만연한 화폐 만능주의를 큰 폐단으로 지적한다. 

궈수칭(郭树清)

샹교수는 이런 과도한 통화 완화, 증가는 실체 경제와 버추얼 경제 사이의 간격을 극대화하고 이것이 바로 화폐 정책 만능주의의 가장 큰 폐단이라고 한다. 이는 심지어 버추얼 경제의 악성 팽창이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2020년 8월 16일 초우스(求实) 잡지에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 궈수칭(郭树清) 회장이 기고하여 중국 금융 리스크 제1번이 "은행 자산의 맹목적인 확장"이라고 했는데 이 은행 자산의 맹목적인 확장이 말하는 바가 바로 버추얼 경제의 악성 팽창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식의 버추얼 경재의 팽창은 노동 생산성의 증대를 가져오지도 않으며 실체 경제 제조업에 내재하는 증대를 가져오지도 않기 때문이다. 실체 경제의 증대 없이 진정한 경제 성장이 있을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목전 전 세계 경제의 성장이 매우 낮은 이유인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제 고도성장의 시대는 전 세계적으로 끝난 것이 아닌가 싶고 앞으로는 저성장이 보편화되는 세계가 될 것 같다고 한다. 심지어 쇠퇴나 마이너스 성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3. 양극화의 심화

실체 경제와 버추얼 경제 간의 심각한 규형 상실이 첫 번째 문제라면 두 번째 문제는 이 균형 상실이 신용 대출의 분배 구조에 심각한 균형 상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각국 정부가 이렇게 한없이 무한정 공급하고 있는 돈이 어디로 가느냐는 질문이다. 이 돈이 보통 사람들의 호주머니에 공평하게 분배되느냐는 질문이다. 샹 교수는 이 돈이 흘러가는 구조는 역시 엄중한 양극화를 보인다고 말한다. 그것은 역시 엄중한 균형 상실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결국 이런 돈은 큰 조직, 큰 기업, 자본가에게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체 경제와 버추얼 경제의 균형 상실과 신용 대출 분배 구조의 불균형에 이은 세 번째 불균형이 바로 실질 소득 분배 및 부의 엄중한 불균형이다. 미국의 경우 상위 26인의 재산이 미국 전 국민 재산의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양극화는 중국에도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샹송줘 교수는 우리가 오늘날 대면하고 있는 이런 경제 문제는 우리 인류가 모두 함께 필히 해결해야만 하는 엄중한 모순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화폐 주의를 근본적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한다. 보다 본질적으로 심층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샹교수의 발언은 여기까지이다. 동영상을 보고 있으면 그가 사실은 계속해서 발언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중국이라는 환경 상황 상 조관하는 측에서 편집해을 수 있으리라. 



엔지니어인 필자로서는 샹송줘 교수의 시각, 견해 등에 너무나 공감해서 이 사람이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았나 싶을 정도이다. 굳이 '엔지니어"라는 말을 필자 앞에 붙인 것은 샹 교수의 시각 기저에는 실물, 하부 구조, 그리고 사회주의적 시각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면이 필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즉 일견 중국 지도부와 반대 견해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샹 교수나 엔지니어인 필자는 기실 사회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유물론이랄까 현실에 입각한다고 할까 유사한 면이 있다. 필자는 사상이나 철학적인 교육 또는 훈련을 받지 않았지만 필자의 사고방식 기저에는 엔지니어의 유물론적인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엔지니어의 사고방식은 "어떻게든 고쳐놔"라든가 "돈 더 줄 테니 되게 해 놔"같은 사고방식은 없다. 부자든 가난뱅이든 자동차 키를 꽂고 돌렸을 때 시동이 걸리는가 마는가는 엔진 상태에 달려있지 운전자의 성별, 연령, 국적, 사상, 종교와 관계없다. 그래서 필자는 펜데믹으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문제를 펜데믹을 통제하지 못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든 중국이든,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문제가 발생하고 또 그 문제가 클수록 권력과 금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왜곡하여 적용한다. 그간 백신에 투자해온 빌 게이츠는 신나서 돌아다니고, 금융인들은 돈을 풀라고 난리이며, 자본가들과 대기업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한 몫보려 애쓴다. 실제 나라 돈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똑 같이 나누어 준다지만 한 달 생활비도 되기 어렵다. 그리고 국민들이 그 돈을 받아 소비한 돈은 돌고 돌아 다시 자본의 주머니로 돌아간다.  이 구조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우리 민초들의 삶은 고단한 쳇바퀴를 돌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심난하다. 샹 교수의 지적대로 인류 모두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 자손 대대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지 하나 최근에 개미들의 집단행동이 대기업 또는 금융 기업을 격퇴하는 일이 발생한 것은 어떤 실마리를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과거에는 자본가, 대기업, 그리고 권력의 힘이 움직일 때 개인, 그리고 민초들은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과 같이 국민 대부분이 고등 교육을 받고 IT가 생활화되었으며 어떤 독자분이 말씀하신 대로 국민 대다수가 군대를 수년 다녀와 전투 및 전쟁 능력이 있는 상황에서 SNS 등을 통한 집단 지성, 집단행동이라는 수단은 개별 자본가, 개별 기업에 충분히 대항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만일 이런 식으로 우리가 새로운 민주주의 방식을 체계화할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샹 교수가 지적하는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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