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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Mar 29. 2021

중국 사교육과 내순환경제

교육 관련 기업 주가가 폭락 중이다

최근 미국에 상장되어있는 중국의 교육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껀워세(跟我学, 나를 따라 배우자라는 뜻), 신동팡(新东方, 대입 과외로 시작한 전국 최대 학원 기업), 하오웨이라이(好未来, 좋은 미래라는 뜻) 등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강제적인 회계 조사를 받게 하는 외국 기업 회계법(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이 입법 예고에 들어간 효과가 크다. 즉, 지금까지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 기업들은 원래 규정대로의 회계 보고서를 제대로 미 증권감독위원회에 제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로 중국의 국가 안보와 관계가 있는 정보가 있다는 핑계들을 댔고 중국 정부가 이를 지원하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런 관행은 크게 문제가 되었고 드디어 입법 과정을 거쳐 입법 예고에 이른 것이다. 


회계 투명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대부분의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이로 인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상당 수의 중국 기업들이 상장 폐지의 운명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중국 기업들이 하나 둘 홍콩에서 2차 상장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교육 기업들의 경우는 꼭 그래서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교육 관련하여 중국의 인터넷에 괴소문(?)이 돌았고 이로 인한 영향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중국 가정에도 3개의 큰 대표적인 부담이 있다. 아이의 교육, 그리고 건강 의료, 그리고 양로이다. 특히 한 자녀 정책을 오랜 기간 유지해온 중국의 경우 이제는 노령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전과 함께 이 세 가지 부담이 동시에 충격을 받고 있다. 아이 하나마다 두 부모, 네 조부모를 가진 중국 가정은 거의 무한 경쟁에 가까운 교육 투자를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강남 좋은 학군을 가야 하듯이 중국에서도 좋은 학군의 좋은 아파트로 가기 위해 무리한 부동산 구입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다시 부동산 문제로도 파급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허리휘는 부담은 소비 절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의 괴소문의 내용을 알아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정부가 교육에 있어 “双减负”,즉 두 가지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발표했다고 하는 내용이다.

이  3월 15일의 내용은 삽시간에 중국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자녀 교육 문제는 그만큼 수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민감하기 짝이 없는 이슈인 것이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부랴부랴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정부 공식 발표 만이 정확하니 잘못된 오해를 일으키지 말라고 하였다. (教育部回应开展“双减”试点工作传闻:谨防不确切信息|微言_网易订阅 (163.com)) 그런데 주의해서 이 글을 읽어 보면 발표분에서는 인터넷의 소문이 가짜 정보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그저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는 근거 없는 글을 믿지 말고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정보를 판단 기준으로 하라고 했을 뿐이다. 정부의 삼 푼 화법에 대한 행간의 의미를 읽는데 익숙해진 중국의 지식인들에게는 이것 봐라?라는 의문을 일으킨 것이다.


이 글의 내용을 뜯어보면 당국이 학생의 숙제 부담을 줄이고 학원 과외 등의 부담들 줄이는 "두 가지 부담 줄이기" 시범 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기간은 1년간이며 베이징, 선양, 광저우, 청두, 정저우, 창츠, 웨이하이, 난통 등 9개 도시에서 진행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또 이 사업을 위해 학교는 교내에서는 수업 품질 제고, 숙제 품질 제고, 하교 후 서비스 수준 제고를, 교외에서는  학원들의 수를 제한하고, 학업 시간을 제한하고 가격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원들의 광고를 제한하여 온라인 오프라인 등에서 학원 광고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소문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 학부모들은 당연히 우리 아이의 학력이 기타 지역에 비해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된다. 대학 입시에서 가점을 주는 방법으로 보완을 하면 이번에는 다른 모든 지역의 학부모들이 들고일어나게 된다. 동북아에서 대학 입시가 각 가정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한 것이니 말이다. 


아무튼 이 소식이 퍼지자 소위 학원, 과외 등은 난리가 났다. 그러지 않아도 6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유치원이나 기타 문화 센터 등에 보내서 학습을 시키는 것을 금지한다는 정책이 발표된 터이다. 이제 과외나 학원 등이 철퇴를 맞는다고들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서두에 소개한 것처럼 중국 교육학습 관련 회사들의 주식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가 된 소문이 사실이든 아니든 당국이 이런 정책을 펼칠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고들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확산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의 시각에서 볼 때 정부가 학원 등 입시 과외를 비롯하여 사교육을 억제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앞서 소개한 대로 중국의 사교육 부담은 부모와 조부모의 허리를 휘게 하고 게다가 요즘은 대학까지 교육을 시켜도 취업 조자 잘 되지 않는다. 이는 출산이나 결혼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고 노령화 사회를 앞당기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발표하고 있지 않는 2020년도 인구 조사 결과는 아마도 인구 감소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은 미중 무역 전쟁, 코로나 19 사태와 함께 가구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심각한 수준으로 몰아가고 있어 소비가 얼어붙은 것이다.  중국 정부는 여러 희망적인 뉴스를 쏟아내고 있지만 찬찬히 뉴스를 뜯어보면 예전과는 달리 대상 영역이 줄어든 것을 종종 발견한다. 예를 들면 전체 경제 성장률 뉴스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산업군의 성장률 뉴스가 보도되는 식이다. 이것은 예전과는 달리 선택적으로 대상을 좁혀야 아름다운 보도가 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중국 정부가 14차 5개년 계획을 세우면서 주창하고 있는 쌍순환 경제, 사실 상 내순환 경제는 가구 소비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 대 전제가 성립하지 않게 되면 중국의 국가 전략 전체가 문제가 된다. 그러니 중국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내수를 진작해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소득이 올라가면 제일 좋겠지만 당장은 경기도, 상황도 여의치 않으니 기존의 가구 부담 중에 상당 부분을 줄여 주어야 그 돈이 내수로 전환될 수 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양로 보험의 재원이 부족하고, 의료 보험의 재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손댈 수 있는 것은 사교육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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