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사 분기 GDP가 동기 대비 18%를 넘기면서 중국의 경제 활력에 대해 많은 국가들이 감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이를 국내 선전에 십분 활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수출의 호조가 기여한 바 크다. 그러나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수출 자체가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오히려 작년 실적이 너무나 낮았기 때문에 기저 효과로 인한 부분이 훨씬 더 커 보인다. 물론 세계 주요 경제체 중에서 중국이 유일하게 성장을 해 나가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중국의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에 대하여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필자는 언제부터인지 중국의 경제 생산, 예를 들어 GDP를 제조 가능 GDP와 제조 불가능 GDP로, 권력형 GDP와 프롤레타리아 GDP로 나누어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다. 물론 시장 경제를 운영하지만 가장 큰 재력과 권력을 운영하는 것이 바로 중국 공산당이다. 그리고 자원형, 인프라형 산업은 모두 국유 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지방 정부에서는 부채를 쌓아가면서도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수치는 모두 GDP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산 활동을 과연 자본주의 국가에서 말하는 GDP와 동일한 개념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일까?
그래서 필자는 이를 제조 가능 GDP라고 부른다. 기본적으로 국가가 계획하고 투자하면 당연히 산출되는 경제 생산량이기 때문이다. 만일 중국의 지방 정부들이 부채를 줄이는데 예산을 사용하면 당연히 이 분량의 GDP는 줄어들 것이다. 반면 비제조 가능 GDP는 중국 정부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GDP, 순수한 민간 영역의 GDP라고 개념적인 정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필자 혼자 마음대로 정한 말이다.
중국의 이 비 제조 가능 GDP를 엿볼 수 있는 지표가 있다. 바로 PMI 발표 시 하부 지수로 발표되는 몇몇 지표이다. 가장 절실한 지표가 고용 관련 지표이다. 필자가 수 차례 지적한 바 있지만 제조업은 중국 정부의 반 강제적인 복공 독려로 기동 되었지만 비제조업은 정부가 가동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유통, 서비스업, 요식업 등 소상공인들이 대부분 이 비제조업에 포진해 있고 이 영역의 종업원 지수는 고용 현황을 엿보게 해주는 지표인 것이다.
미중 무역 전쟁 발생 후 최근 2년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기준치인 50%를 넘긴 적이 없다. 2020년 2월 코로나 19로 인한 전국적인 록다운 발생하면서 그래프는 크게 내려 않았다. 그리고 3월이 개선되었다지만 2월 대비한 숫자라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종업원 지수라는 것이 이번 달보다 다음 달 종업원수가 증가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의미는 자명하다 비제조업은 지난 2년 이상 지속적으로 고용이 줄어들어 왔다는 뜻이다. 동네 음식점도, 잡화점도, 세탁소도 모두 장사가 안된다는 뜻이다. 그냥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19로 괴멸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이 되지 않으면 소득이 없다. 소득이 없으면 소비가 없다. 소비가 줄어들면 장사가 안된다. 악순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 중에서도 제조 불가능 GDP를 가늠하게 하는 지표가 하나 있다. 제조업 PMI 발표 시 기업 규모에 따라 대중소로 나누어 발표하고 있는데 이중 소기업의 PMI이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5번 50%를 넘겼다. 최대치가 51%이다. 그러나 작년 2월의 34.1% 추락 이후 줄곧 50% 근처에 있으므로 아무리 생각해도 작년 2월 보다 대폭 개선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즉, 대기업, 중견 기업들은 여러 가지로 회복이 많이 되었지만 소기업은 코로나 19 타격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대기업과 중견 기업은 왜 회복이 되는가? 그것은 필자 식으로 표현한다면 그들은 제조 가능 GDP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하부 지표인 제조업 종업원 지수로도 확인이 된다. 한 번도 50%를 넘기지 못했던 비제 조업 종업원 지수와는 달리 제조업 종업원 지수는 3차례 50%를 넘겼다. 하지만 2020년 11월, 2021년 2월, 2021년 3월 중국 정부는 제조업 종업원 지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너무나 훌륭한 숫자여서 비밀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제조업 종업원 지수 또한 가장 높은 기록이 51%이다. 그러니까 제조업 종업원 지수도 작년 2월 코로나 19 록다운 사태에서 폭락한 후 좀처럼 회복이 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필자의 시각에서 볼 때 중국의 현재 경제 상황은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필자와 공감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현 중국 경제 당국으로 생각된다. 중국 정부는 더 이상 통화 완화를 하지 않으며 오히려 통화를 긴축할 시점을 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방 정부와 기업들에게 더 이상 채권을 늘리지 못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FT 중문망에서도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백주년 기념 행사가 원만히 거행되면 아마도 서서히 긴축에 들어갈 것이다.
中国首季GDP数据的五大关注点 - FT中文网 (ftchinese.com)
그리고 금융 기관이나 핀테크 기업들의 대주주 자격을 강화하고 은행의 퇴출 프로세스를 정비하여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방 정부와 기업, 그리고 부동산에서 발생되는 디폴트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금융 시스템 성 위기에 대한 대응의 일환이다. 그리고 돈이 다시 은행권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비은행권에 가 있는 돈을 은행권으로 되돌려야 한다. 그럼 비은행권으로 가 있는 목돈은 누가 가지고 있을까? 여러분들은 그 대답을 알고 있다. 알리바바나 텐센트 같은 플랫폼 기업의 지갑에 가있는 돈, 펀드 등 금융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핀테크 회사에 가 있는 돈 등의 규모가 일차적인 대답이다. 그러니 이들을 금융 제도권 내로 집어넣고 금융 규제를 받도록 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금융에 자리 잡고 있는 뿌리 깊은 기득권이자 정치적 반대 파벌을 토벌하고 있다. 화룽의 라이샤오민(赖小民)이 그 케이스이다. 반대 파벌도 신속히 움직였다. 라이샤오민이 재판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금융 사범으로는 예외적으로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이는 살인 멸구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중국의 권력과 금력이라는 세계는 이렇게 거친 곳이다. 이미 정치적 숙청은 지방 정부가 거의 완료되었고 이제 주요 쟁점 지방 정부와 중앙이 진행 중으로 보인다.
이제 이런 정치적 숙청과 규제가 진행이 되면 금융권이나 주요 민영 기업들도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지 않고 따르게 될 것이다. 아직도 남아 있을 수 있는 금융권의 잔존 세력을 겨냥해서 이번 양회에서 통과된 은행법 외에 최근 핀테크 회사의 경영진의 자격에 대한 정부의 조치도 발표되었다.
필자는 한국에서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가 상당히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국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뉴스 타이틀만 보고 투자를 하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현재 중국의 상황은 화려한 외모 속에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몇 개의 폭탄이 돌아다니고 있는 양상이라고 본다. 미디어에 게재되는 중국 관련 기사들을 헤드라인만 볼 것이 아니라 행간의 의미를 읽을 수 있어가며 보다 신중한 투자를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참고로 필자는 주식 투자는 전혀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