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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Apr 20. 2022

중국은 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견지하는가?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코로나 19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미 100대 도시 중 87개 도시가 전역 또는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상하이의 봉쇄가 길어짐에 따라서 이에 따른 경제 영향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일차 상하이 도시 하나의 록다운이 1개월마다 한화 75조 이상의 GDP 손실을 가져온다는 홍콩 연구팀의 보고도 있었다. 만일 전체 도시로 확산된다면 중국의 GDP는 작년의 40%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는 소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 정도가 강하거니와 집행 방법이 거칠어서 곳곳에서 마찰음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공산당 내부에서도 정책 변경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어 보인다. 상하이 군사 의원의 부원장이었던 먀오샤오후이(繆曉輝)는 코로나 외 원인 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방역 파급 영향이 오미크론 자체 보다도 크다며 정책 변경을 요구했다. 

https://news.mingpao.com/pns/%e4%b8%ad%e5%9c%8b/article/20220415/s00013/1649961172567/%e9%95%b7%e5%be%81%e9%86%ab%e9%99%a2%e5%89%8d%e5%89%af%e9%99%a2%e9%95%b7%e8%b3%aa%e7%96%91%e6%b8%85%e9%9b%b6%e8%b7%af%e7%b7%9a-%e7%b9%86%e6%9b%89%e8%bc%9d%e7%b1%b2%e8%aa%bf%e6%95%b4%e6%8a%97%e7%96%ab%e7%ad%96%e7%95%a5-%e4%bf%83%e6%a2%81%e8%90%ac%e5%b9%b4%e5%90%b3%e5%b0%8a%e5%8f%8b%e5%8b%bf%e8%aa%a4%e5%b0%8e%e4%ba%ba%e6%b0%91


4월 16일 관영 매체인 신화사는 상하이를 주요 대상으로 트럭 기사들의 애로를 보도했다. 이 보도는 트럭 기사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를 보도하며 이들을 지원하고 협조해야 한다는 논조였지만 이는 사실 상 막무가내식 제로 코로나 방역의 실상을 보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http://www.news.cn/politics/2022-04/16/c_1128566794.htm


같은 날 랴오민(廖敏) 중국 재무부 부부장은 Covid-19의 반복 발생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은 중국 물류 산업의 회복을 돕기 위해 더 많은 금융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부처가 이 특별한 시기에 물류와 공급망을 유지하는 더 많은 서비스를 주요 물류, 창고 및 전자 상거래 회사에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ttps://www.caixinglobal.com/2022-04-16/china-likely-to-offer-further-aid-to-logistics-sector-vice-finance-minister-says-101871506.html


재무부는 상무위원인 한정의 소관 부처이다. 한정은 상하이 방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권력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동시에 다음 지도부에서는 퇴역할 사람이다. 금융 당국은 누구를 지칭하는가? 현재 금융 정책을 장악하고 권력을 행사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류허(刘鹤) 부총리이다. 시진핑 그룹 유일한 경제통으로 불리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랴오민의 이 발언은 사실 상 상하이 방들이 시진핑 그룹의 류허 부총리에게 똑같이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제로 코로나 방역에 숨통을 틔워 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지도부, 또는 시진핑 그룹의 태도는 일관된다. "제로 코로나'를 동요 없이 견지한다는 것이다. (http://www.news.cn/politics/2022-04/19/c_1128572061.htm) 더구나 상하이 시 정부에 20일까지 "지역 제로 코로나"를 완수하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상하이의 한 구청 서기는 "이것은 군령이며 타협이나 변경의 여지가 없다"라고 했다. 이 "지역 제로 코로나"라는 것은 감염자가 있는 위험 구역 외의 감염자 없는 지역은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고 한다. 

https://www.reuters.com/world/china/shanghai-targets-lockdown-turning-point-by-wednesday-sources-2022-04-17/


이러한 상황은 사람들에게 중국 지도부의 방역 정책은 너무나 강건하고 융통성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피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러 추측을 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들이 있어 보인다.


첫째로 필자가 예전부터 지적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 재정 문제이다. 홍콩의 연구팀에 의하면 중국산 백신은 중증, 사망에 대한 효과가 70%대로 서방의 mRNA 백신의 90%에 비해 20% 포인트 정도 효과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효과율은 감염 후 대부분 무증상이며 1, 2일 내에 타인을 감염시키고 그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바이러스에서는 전파 속도를 낮추기 어렵다. 하지만 아직 mRNA 백신의 자체 생산이 안 되는 중국으로서는 연간 수십 조 이상의 비용을 서야 하는 서방 백신의 수입 및 접종은 어렵다. 더구나 mRNA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 서방 각국도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를 막지 못하고 말았다. 다만 백신으로 피해를 줄였을 뿐이다. 중국의 경우는  이제까지 선전해온 중국산 백신이 효과가 떨어진다고 해도 대안이 없다. 결국 제로 코로나를 하지 않으면 예상되는 결과는 중국 14억 인구 대부분의 감염이며, 서방과는 달리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서방보다 높은 피해율에 서방보다 훨씬 많은 인구까지 있으니 사망자 수는 큰 규모일 것이고 미디어를 장기간 장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코로나에 대응한 중국 정부의 활약상을 들어 미중 간 체제 경쟁의 우위를 주장해온 중국 공산당은 같은 논리로 실패한 체재가 되어 버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nWFBYut_mzo&t=9s


그다음으로는 목전의 시진핑 주석이나 측근들 입장에서는 정치적 긴박성이 경제적 피해 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반기의 20차 전인대는 시진핑 주석이 연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적 분기점이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 한 사람 만이 아닌 거의 대부분 중국 공산당의 앞날과 나아가 중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분수령이다. 그렇기에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GDP가 다소간 오르내리는 것과 20대의 그 중요성을 비교할 수 없다. 20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사회적 안정과 코로나 통제가 잘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억제된 사회 분위기는 현재 권좌에 앉아있는 시진핑 그룹에게는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이러다가 20대에 도달하기도 전에 사회적 안정이 무너지는 경우이다. 그런 일이 생기면 게도 구럭도 다 놓치게 된다. 또한 이는 사회적 안정을 무너뜨리려는 세력이 있다고 보는 경우 철저히 공격하는 동기가 된다. 필자는 현재 중국 지도부의 시각이 바로 이런 이유로 이런저런 방역 정책 변경을 요구하는 소리들을 사회 안정을 동요시키려는 세력의 준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즉, 현재 격리나 봉쇄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게 안된다, 저게 문제다 하는 세력들은 모두 20대에서 시진핑 그룹의 연임과 그 연임이 지향하는 바를 반대하는 세력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인다면 금융은 시진핑 그룹의 류허 부총리가 관장하지만 정부 재정은 상하이 방의 한정이 관장하며 총괄적인 경제 성적표는 공청단 파의 리커창 총리가 관장한다. 따라서 행여 문제가 나더라도 시진핑 그룹 입장에서는 이들의 책임을 먼저 물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역이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면서 시행할 전시 경제의 시뮬레이션일 수 있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필자도 같은 의심을 떠올리지 않은 것은 아니나 이것이 코로나가 발생한 김에 전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인지, 전시 상황 시뮬레이션을 위해 고의로 상황을 지연 또는 발전시키고 있는 것인지는 판단할 도리가 없다. 다만 현재 상태는 드디어 서방 금융 자본도 일부 철수를 하고 있는 모양으로 이것과 동시에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까지 겹쳐진다면 중국 경제는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그리고 먀오샤오후이의 지적대로 방역 대책의 피해가 코로나의 피해보다 커질 때 더 이상 참지 못한 민중이 일어선다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상하이에는 서부 전구의 군대가 주둔했다는 말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어쩌면 이 두 가지 상황을 모두 고려한 지도부의 고심스러운 안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상하이가 소재한 동부 전구가 아닌 서부 전구의 병력이 왔다는 것을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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