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삼성 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필자의 한 지인은 삼성의 반도체 공장은 여러 개가 있지만 미군이 곁에 주둔해 있는 평택이 가장 경호에 편하여 선택되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나 미국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때에는 청결복을 입고 들어가던 사람들이 왜 갑자기 구둣발로 들어갈 수 있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이 바이든이 한국을 방문한 목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바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IPEF말이다
먼저 IPEF가 무엇인가? 우선 IPEF가 나오게 된 기본 배경인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인도 태평양 전략은 중국을 겨냥하여 전략적 중요성이 강조되는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를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그 묘사한 내용의 깊이나 정도가 매우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을 상대로 한다는 내용 만이 명확할 뿐 그 외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는 평가이다. 아무튼 이 인도 태평양 전략에서는 6 가지 추진 사항을 적시하였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였다. 그리고 아주 분명하게 그 목적을 중국을 배제하는 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https://www.whitehouse.gov/wp-content/uploads/2022/02/U.S.-Indo-Pacific-Strategy.pdf
다른 하나의 추진 사항이 미-일-한 협력이다. 총론은 동맹들과 함께 중국을 상대한다는 것, 그리고 각론으로는 미일한이 협력하여 북한을 상대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바로 여성 리더십이다. 지역의 발전, 인프라, 관건 기술, 공급망, 그리고 여성 리더십과 엠파워먼트가 지목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마땅히 여성의 정치적 권력과 권한 부여라고 번역이 될 내용이다. 정치적 의미에서 보면 명확하다. 선출직으로서의 여성, 그리고 임명직으로서의 여성이다. 간단히 말해 한국과 일본에서 여성의 정치적 권력을 지목한 것이다. 이를 한일 두 나라가 미국에 제안할 내용 일리 없고 미국이 한일 두 나라에게 밀어붙일 내용으로 보인다. 왜? 필자는 몇 달 고민한 끝에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게 되었다. 미국이 여성의 정치적 권력 이슈를 한일 두 나라에 밀어붙이려 하는 것이라고... 왜냐고? 현 전략 하에서 미국은 일본이나 한국에게 부탁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협상의 레버리지가 별로 없다. 즉, 한국이나 일본에 줄 떡이 없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인도 태평양 전략의 추진에 있어 참여국에게 무역상의 양보 등 경제적 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해 놓고 공포까지 한 상태이다. 이런 조건에서 한일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레버리지가 필요하다. 그것을 도덕에서 찾는 것이다. 인도에게 '인권'을 거론하듯이 한일에게는 '여성 정치권력'을 거론하는 것이다. 이번 바이든 방한 시 합동 기자 회견에서 미국 기자가 '한국의 여성 문제의 후진성을 지적'한 것이 과연 우연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너무나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 정부가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결론부터 말해 바이든은 땡잡았다. 미국은 원래 이번 한국 방문이 결코 쉬운 방문이 아니었다. 타이완의 외교관은 이번 바이든 방한 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경솔하다는 것 이상이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가장 중국 대륙과 적대 관계에 있는 타이완의 외교관 지에원지(介文汲)가 한 말이다. 그것은 왜일까? 모든 국가가 중국으로부터의 보복을 고려하여 산업계의 의견을 분석하여 참여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고 자국의 입장을 반영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설득해야 좋을까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얻어낼 조건을 내세우기는커녕 '무조건 찬성, 무조건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니 바이든과 미국이 얼마나 행복했겠는가? 물론 규칙을 만드는 편에 서겠다는 훌륭한 전략을 수행한 것이리라. 하지만 그 말은 이 IPEF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dN8mGqYdax8&t=873s
독자분들 중에는 필자의 지금까지의 말을 읽고 이 사람은 그럼 중국 편인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 분명히 말하지만 필자는 미중 두 나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미국을 선택하는 것에 의문이 없다. 다만 모든 일에는 방법이 있는 것이고 우리 국익을 최대로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처음에 중국의 반발은 없을 것이라고 했을 때 이미 필자의 불안감은 시작되었다. 왜냐하면 이런 말은 발언자가 바보이든지 아니면 세상을 바보 취급하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기 때문이다. 5월 18일 시나 차이징은 한국 측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후 한국 관계자는 "IPEF는 중국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세상이 다 IPEF가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서 추진한다는 것을 아는데 한국 정부는 IPEF는 중국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그럼 중국도 원하면 참여하면 된다는 의미인가?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추진하던 TP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철퇴를 선언하며 파국에 이를 뻔하다가 일본이 나서면서 어찌어찌 CPTPP로 모양을 바꾸며 수습이 되었다. 그러나 바이든의 미국도 이 CPTPP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미 모양이 엉망이 된 데다가 윤석열 정부 말마따나 CPTPP가 "중국을 배제하지 않는다'라는 자세를 명확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이 가입 신청을 해 버린 것이다. 이제 중국을 어떠게 처리해야 하는가를 놓고 CPTPP는 부심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CPTPP는 가입할 생각조차 없고 "중국을 배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하지만 아직 구체화된 내용이 없는 IPEF"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나서서 "IPEF는 중국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이다.
https://cj.sina.com.cn/articles/view/1686546714/6486a91a02001oenr
어리둥절한 중국은 처음에는 한국이 미국의 압박으로 IPEF에 참여하지만 중국을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쪽으로 해석했던 것 같다. 20일에는 "역시 한국은 감히 중국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다. IPEF에 가입한다면서도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며 우리 중국은 위대해라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https://new.qq.com/omn/20220520/20220520A09BUO00.html
하지만 한국 정부의 진면목을 이해하고 있는 언론도 있었다. 5월 18일 중국의 언론 중에는 이미 "한국이 반중 연맹에 가입하려 한다"라고 제목을 뽑은 곳이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반중 연맹"이라고 IPEF는 적어도 중국이 어떻게 IPEF를 인식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733175386904409179&wfr=spider&for=pc
한국발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번 정부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미국을 따르기로 했다는 점이 분명해지자 중국의 입장도 분명해졌다. 중국은 다음과 같은 인식을 보인다.
"미국과 한국은 IPEF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미국은 이 기구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는 장벽으로 보고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과 경쟁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한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과 생각이 완전히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한중 무역 규모는 미국을 훨씬 초과하며 한국이 정말로 미국의 편에 선다면 자신의 발에 돌을 찢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국이 정말 IPEF에 가입을 한다면 미중 양쪽 모두에 여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이상으로 미국의 편에 서게 될 텐데 중국으로서는 국익의 손실에 대한 경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실 윤석열은 이미 미국과 전면적인 동맹 관계를 가지겠다고 공포하고 있다. 한국은 자국과 양국의 이익을 위하여 경제 분리를 거부하고 정상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https://www.163.com/dy/article/H7SUC7S405372QM3.html
즉, 아무리 생각해도 반중이 목적인 IPEF에 한국이 가입하면서 중국의 가입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그래도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중국의 태도는 여지를 주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입장이 무엇인지 금방 분명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중국이 한국을 만만하게만 보는 건 한국을 약한 고리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이 8개 회원국 중 한국만 콕 집어서 그러는 게 공정하다고 생각느냐"라고 발언한 것이다. 8개 회원국 중에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고? 그야 당연히 8개 회원국 중에 한국만 그런 소리를 했고 한국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발언은 현재의 국제 정세를 근거로 한 발언이기보다는 과거 문재인 정부 때문에 중국이 한국을 친중으로 여기지 않느냐 라는 사고를 배경으로 깔고 있어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나 중국이나 지금 한국의 대통령이 어떤 인간인가 보다는 한국의 국가 전략과 그로 인한 외교 안보 전략이 중요한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미중 모두 한국에 줄 떡이 없는 상황에서는 한국의 입장이 그만큼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이런 것을 전문 용어로 "국력이 신장되어 발언권이 높아졌다"라고 하는 것이다.
https://imnews.imbc.com/news/2022/politics/article/6370243_35666.html
현재 상황에서 한국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미중 양국에게 중요하다. 윤석열 정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한국이 중요한 것이다. 미중이 군사적 충돌을 직접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가는 가운데 양국은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고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제 기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양국 모두에게 있어 4백만의 병력과 반도체 등의 전략 기술,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무역 파트너인 한국이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양국의 갈등이 첨예화하는 가운데 한국을 자기편으로 온전히 끌어당겨야 할 필요성이 미중 양국 모두에게 있는 반면 큰 문제가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당길 "떡"이 없다는 것이다. 한 예로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tIS)의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은 미국이 제안한 IPEF가 지역을 설득하기 어렵고, 쿼드 또한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마루카와 도모오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는 "IPEF의 목적이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라면 회원국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며 매우 적은 수의 국가가 가입할 것이고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라는 평가를 하였다. 한국에 대해서만 아니라 기타 각국에 대해서도 줄 떡이 없는 것이다.
http://www.news.cn/2022-05/20/c_1128670142.htm
중국은 이런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인식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과 같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시아 태평양 국가는 IPEF에 관심이 없다. 결국 IPEF는 약점이 너무 많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신흥 경제를 유치하기 어렵다. 중국은 한국이 '반중국 진영'에 합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동시에 IPEF에 합류하기로 한 결정을 신중히 검토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해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733422931060774718&wfr=spider&for=pc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떤 입장인가? 가장 먼저 타이완이다. 중국의 침략의 대상인 타이완은 당연히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작 타이완의 태도는 유구무언이다. 전술한 지에원지(介文汲)는 미국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차이잉원 총통에게 전화 한 통화하면 될 일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그래서 지에원지는 "한국도 이후 점차 태도를 조정할 것이다"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에 대해서도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IPEF 내 여러 방면의 조정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주일 미국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는 중국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5월 12~1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아세안 국가들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IPEF를 대대적으로 추진했지만 미얀마, 캄보디아, 브루나이, 라오스는 제외됐다고 말했다. 다른 외신에 의하면 이렇게 아세안 국가들의 IPEF에 대한 태도는 소극적이다. 한 마디로 이들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IPEF가 가져다주는 떡은 없고 오히려 지금 먹으려는 떡, 예를 들면 RCEP의 경제적 이익조차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타이완의 언론인 천펑치(陳鳳馨)는 IPEF에는 당근은 없고 채찍만 있다라고 표현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싱가포르조차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자세라고 전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Ismail Sabri Yaakob) 말레이시아 총리는 5월 12~13일 정상회담 기간 동안 열린 미국 기업 및 지역 지도자 포럼에서 워싱턴이 아세안에 보다 적극적인 무역 및 투자 의제를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https://asiatimes.com/2022/05/biden-shrugs-off-aseans-free-trade-mantra/) 필리핀의 새 대통령 마르코스는 바이든의 일한 방문 기간에 중국과 전화 통화를 했고 중국과 필리핀 간의 관계는 '대약진'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타이완 대학의 양 용밍(楊永明) 교수는 이를 아세안이 중국에 경도되어있다는 것은 이미 사실이라고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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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를 우려한 일본이 미국에 조건을 보다 탄력적으로 시행할 것과 아세안 국가들의 입장을 반영할 것을 건의하였다고 한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더 많은 국가를 유치하기 위해 IPEF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이 미국에 더 많은 동남아 국가를 유치하는 협상 여지를 늘리기 위해 미국이 더 유연해질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인도 또한 IPEF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인도는 공급망 안전 분야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입장이지만 기타 분야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며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모든 국가가 자국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조정하고 있건만 우리 대한민국만큼은 그런 우려 없이 당당하게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IPEF가 중국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이다. 국립외교원의 한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도 그렇고 미국 어느 나라도 중국은 안 된다라고 얘기하고 있지 않다"면서 "IPEF는 반중 연대가 아니라 반노동, 부패, 반환경, 불공정 무역에 반대하는 것뿐이라서 이것을 지킬 수 있는 나라라면 누구든지 환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믿어지지 않지만 박근혜 정권을 보았고 몇몇 여야 정치인들을 사석에서 만나본 이후 필자는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가 많이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윤석열 정부가 정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52010360003415
이런 꼴을 보고 있던 중국의 입장을 가장 간명하게 보여준 중국의 보도는 바로 이면 세계(界面新闻)의 보도이다.
왕이 와의 대화에서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은 앞으로 중국과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상호 협력을 심화하며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왕이 부장의 설득과 경고는 결국 소용이 없었고 바이든의 방한 전날 한국은 갑자기 입장을 바꾸어 'IPEF' 가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실제로 IPEF에 가입한다면 중국에게는 의심할 여지없이 중국에 도전장을 던진 국가가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은 이제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결국 한국 측이 그 IPEF 메커니즘이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완전히 난센스다.
슬프게도 필자는 이 말에 반박을 할 수 없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733333388738794594&wfr=spider&for=pc
중국은 이제 한국에 대한 방안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21일의 중국 매체 보도에는
"사실 IPEF 설립의 주목적은 중국과 맞서 싸워 글로벌 공급망의 '보스' 위치에서 중국을 밀어내는 것인데, 사실상 '반중 동맹'이다. 2021년 한·중 교역 규모는 1404억 달러에 달하지만, 한미 교역 규모는 827억 달러에 불과하다. 그럼 한국 측이 이번에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을 달성하려는 건가? 한국 정부는 이 기구에 가입한다고 해서 중국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며,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디커플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미국의 목적은 매우 분명하다."
라는 시각을 보였다. 여기서 필자는 또 하나의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 혹시, 정말 혹시, 윤석열 정부가 자신들이 하는 말과 행동이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잘 모르고 있다면 최악의 경우 바이든 정부가 이제 한국이 완전히 반중 동맹에 발을 담근 것으로 해석하는데 비해 윤석열 정부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아닐 것이고 또 아니기를 바라지만 만일 이런 상황이 전개된다면 이후 상당 기간 한미 관계 또한 매끄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보이고 있는 태도는 명확하다. 한국의 경제 분리가 우려되고 특히 반도체 같은 전략 물자의 공급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모두에 말했듯이 바이든과 삼성 반도체 공장에 가서 전 세계 앞에서 굳은 악수를 하고 바이든이 삼성의 3 나노 웨이퍼에 서명을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어땠을까? 아마도 등에 식은땀 한 말은 흘렸을 것이다. 삼성이 31조 5360억 원을 투자한 시안 반도체 2 공장이 지난 3월 생산을 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장쑤성 우시 D램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현지 법인에 2조 3천940억 원을 출자한다고 28일 공시했다. 가장 현실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역시 기업인 것이다. 이들은 사실 상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현지 시간으로 5월 19일, 메넨데즈 미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과 리치 공화당 상원의원이 이끄는 초당파 상원의원 50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타이완을 IPEF에 참여시킬 것을 촉구했다. 타이완이 원하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말이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외교 총사령탑인 양제츠가 출동하여 반발했다. 중국은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한다면 한다"라고 말이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733247060444360344&wfr=spider&for=pc
양제츠의 이 발언은 중국어 본문은 "我们说到做到"이다. 우리는 말하면 꼭 해낸다 라는 뜻이다. 여기서 무엇을 말했다는 것일까? 대상이 타이완이므로 타이완에 대해 중국이 한 말은 실행한다는 의미이다. 즉, 타이완 통일은 꼭 할 것이라는 말이다. 한국에 반발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어떤 미디어는 다음과 같이 타이틀을 뽑았다.
바이든 한일 순방에…경고장 날리는 중국 "우린 한다면 한다"
한국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무엇엔가 홀려있는 사람들이 할만한 말이다.
타이완의 정치평론가 탕샹롱(唐湘龙)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은 윤석열이라는 정치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지도자를 맞이하여 큰 불가예측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윤석열 정부는 뜨겁게 바이든을 환영함으로써 친미 태도를 분명히 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의도대로 일본과의 군사외교적 관계를 맺어갈 경우, 우선적으로 북한과의 통일 가능성은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 보았다. 탕샹롱은 IPEF를 거쳐 인도 태평양 지역의 군사 동맹 등 군사적 협력 기구화가 이루어질 경우 중-러-북의 군사 동맹이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인민해방군이나 러시아 군이 우리의 군사 분계선에 와서 진지를 구축하고 인민군과 대규모 연합 훈련을 하는 꼴을 보게 될지 모른다. 황해에서는 인민해방군과 인민군의 연합 해군 훈련을 하고 동해에서는 러시아 항공모함과 SU-57 같은 스텔스 기가 대규모 훈련을 할지도 모른다. 왜 아니겠는가? 그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미국과 함께 하는 군사 훈련이 바로 이런 것인데. 게다가 우리는 이제 미국과의 연합 군사 훈련 규모를 더 확대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필자는 중국에 충성하며 미국에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다. 필자에게 조국은 대한민국 하나뿐이다. 우리 내부의 정치 모순을 국가의 외교 안보에까지 끌어오면 안 된다는데 필자는 동의한다.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현재의 국제 정세, 특히 중국의 움직임을 제대로, 정확히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말과 행동이 어떤 의미인가를 분명히 알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윤석열 정부가 필자가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깊은 이해와 생각이 있어서 하는 일련의 행동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그들이 필자를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앉았다고 비웃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