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갑작스러운 전 중국 총리 리커창의 사망 소식이 발표되었다. 신화망의 부고 기사는 그야말로 간결하였다. 중국을 잘 아시는 분들은 중국의 보도 중 이렇게 간결한 보도는 중요한 보도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베이징 10월 27일 (신화) -- 최근 상하이에서 휴식 중이던 중국 공산당 제17, 18, 19기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겸 전 국무원 총리 리커창(李克强) 동지가 2023년 10월 26일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일으켜 그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다했지만 효과가 없어, 향년 68세의 나이로 10월 27일 0시 10분에 사망했다.
리커창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으나 그가 천재 소리를 듣던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이며 누구도 감당하기 어려운 중국 정부를 지난 10년간 잘 이끌어 온 것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특히 팬데믹 후기에 시진핑 그룹의 거친 사회 통제 속에서 소상공인과 기업들, 크게 말하면 시장 경제를 주창한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9월 국제기구의 중국 기구를 맡고 계신 분이 리커창 총리와 만났을 때 그가 그 어떤 분야의 그 어떤 질문에도 질문의 취지를 곧바로 알아듣고, 아무런 참고 자료의 도움 없이 즉시 구체적인 숫자와 데이터를 들어가며 답변을 하는 모습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한 말도 새삼 떠오른다.
그러나 필자는 그 무엇보다도 리커창이 팬데믹이 온 후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생계가 어려워졌을 때 소위 돗자리 경제가 자발적으로 일어나자 이를 적극 지원한 일이 가장 인상 깊었다. 공산당이라면, 사회주의 정당이라면, 프로레타리아를 기반으로 한 정치 이념이라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시진핑 그룹의 사람들은 리커창을 경계하는 마음이 커서 이런 리커창의 태도가 인민들의 호응을 받는 것을 경계했다. 그 결과 PMI 지수의 보조 지표인 종업원 지수(이번 달 보다 다음 달 출근하여 일할 종업원 수의 증가 여부를 설문으로 측정하는 지표)는 3년이 넘게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다. 그 결과 중국의 내수는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저 똑똑하기만 한 사람은 많다. 그저 옳다고 주장만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옳은 주장을 실천 가능한 방법으로 만들어 이를 실행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너무나도 귀하다. 필자는 리커창 총리가 이렇게 귀한 사람 중의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그가 마지막 가는 길이 평안했기를 바란다. 안녕 리커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