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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우 Mar 25. 2021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에 대한 신경과학적 분석


난리가 났다.

정확하게 한 달째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시장을 장악할 기세다.


해체하기 위해 숙소에서 짐을 빼고 이제 소속사 대표와 정리를 위해서 만남을 약속한 데뷔 5년 차 걸그룹은 한 유튜버가 올린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대한민국 군인, 예비역들이 일시 단결하여 밀어줘서 곡이 나온 지 4년 만에 음원 차트를 올킬하고, 음악방송 1위를 장악한 뒤, 각종 예능을 점령하면서 역주행의 신화를 쓰고 있다.


바로 “브레이브 걸스”의 역주행 곡 “롤린”이야기이다.  


노래가 좋고, 춤을 잘 추고, 얼굴 예쁘고, 몸매 좋다는 등 걸그룹으로 최고의 요건을 갖추었는데 그동안 몰라봐서 이제 알아보게 된 것 만으로는 설명이 불가하다.


 국군 장병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그들에게 열광하는 군인들의 하모니가 너무 좋다는 것도 계기는 될 수 있지만 아주 작은 설명일 뿐이다.      


 2월 24일 처음 올라온 “롤린 댓글 모음”이라는 역주행의 출발이 된 영상은 한 달 만에 조회수 1,300만을 돌파했고 파죽지세로 매일 그 숫자를 늘리고 있다. 그와 더불어 유사한 군부대 공연 영상 및 관련 방송 영상들은 100만 조회수를 쉽게 돌파하고 있다.      


 그녀들의 수많은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상당수 내용이 이렇다.

“걸그룹을 처음 좋아해 본다. 나이 먹고 아들이랑 같이 본다. 영상을 수십 번을 돌려보는데 가슴이 뭉클하다. 너무 잘되어서 내가 다 행복하다!  앞으로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

뭐가 그들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든 것일까? 그리고 정말 그들은 행복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행복한 게 맞다.

나는 이것을 이제부터 신경과학적으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1.옥시토신


옥시토신은 그리스어로 “빠른 출산”이라는 의미로 여성의 출산이나 모유 분비를 촉진해주는 호르몬으로 처음 알려졌다.

여성이 출산의 그 큰 고통을 경험하고도 아이를 낳은 순간이 행복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옥시토신 때문이라는 연구에서 출발하여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것은 남성에게도 뇌, 혈액을 통해 분비가 되어 상대방에 대한 유대감, 신뢰, 배려심 등을 갖게 해 주어 대인관계를 긍정적으로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옥시토신을 더 많이, 더 쉽게 분비시키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대표적으로 운동, 신체적 접촉, 명상, 또는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것이 그 방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밖에 특히 옥시토신을 분비시키는 것으로 최근에 자주 논의되는 것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공감 가는 이야기를 들으면 옥시토신이 꽤 강하게 분비된다.

 이 옥시토신의 지속적인 분비와 유지를 위해서는 스토리에 몰입해야 하는데 몰입을 강화시키는 것이 사람의 뇌에서 분비되는 또 다른 호르몬 코르티솔(Cortisol)이다.      

 코르티솔은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의 시련이 최고조에 이르면 보고 듣는 사람의 뇌에서 강하게 분비되어 더 몰입하게 한다.


그리고 그 시련을 극복하고 해피엔딩이 되면 뇌의 보상 중추인 변연계를 자극해 희망과 낙천적 촉발 제인 도파민을 분비를 자극한다. 그러면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어우러지면서 사람은 최고의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모든 상황에 부드러워지며 수용적인 태도와 감정에 솔직해지게 된다.      

브레이브 걸스의 스토리는 이것에 가장 최적화되어있다.


2.브레이브걸스 스토리


데뷔 이후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경쟁도 세고 험난한 세상에 지속적인 실패를 거듭했다.

유일하게 자신들을 불러주는 곳은 군부대였고 거기에서 최고의 퍼포먼스 공연을 펼친다.

춤추다가 의자가 부러지기도 하고, 6분 공연을 위해 백령도까지 왕복 12시간을 배를 타고 간다. 흙먼지 나는 연병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폭우가 내리는 공연장에서 비를 흠뻑 맞으면서 웃음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공연을 한다.      

 그리고도 잘 안되었다.

 이제 걸그룹 은퇴 나이인 서른을 넘고, 꿈을 이루는 것도 좋지만 내 손에 5만 원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살고 싶은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부모님 앞에서 오열도 했다. 이제 할 만큼 했고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코르티솔의 분비에 따른 몰입, 옥시토신 강화)

 마음을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가려고 하는데 한 유튜버의 영상이 올라왔고, 이에 호응하는 네티즌들이 오늘의 기적을 만들었다.      


 해피엔딩은 여기서 끝이 아닌가 보다. (나와라 도파민)

학폭에, 왕따에, 기획사의 횡포에 눈살 찌푸렸던 연예계에 그녀들의 성공을 축하하는 미담들이 쏟아진다.


 너무 잘 챙겨줬는데 잘돼서 너무 고맙다는 전 매니저,

 백령도 군인들을 위해 아침부터 사진 찍어줘서 너무 고마웠다는 예비역의 고백

 그들의 사장인 용감한 형제가 예능에 나와 끝까지 내 새끼를 책임진다는 6년 전 멘트는

그녀들의 스토리를 다시 한번 공고하게 한다.     


대중은 지금 영상을 보면서 옥시토신과 도파민의 엄청난 분비로 행복해하고 있다.

자신들을 행복하게 해 준 그녀들을 위해 뭐든 해줄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니 브레이브 걸스여 당당히 요구해라!

지금의 사랑을 변치 말고 계속 유지해달라고..

그러면 더 큰 스토리로 보답하겠다고..     


PS : 최진실 누나 가시고 난 이후 처음 연예인에 꽂혔습니다.  요즘 "1일 1 롤린" 하면서 아주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브레이브 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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