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생활 중 한국 음식 챙기기
요즘 집 근처 대형 마트에 갈 때마다 진열장에 가득 찬 다양한 음식 식재료 종류를 보면서
너무너무 행복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처음 해외 생활을 했던 영국 웨일스의 동네에는 대학교 근처에 한국/일본 식재료를 파는
조그만 가게가 있었다.
해외 생활 처음이라 그런지 한국 음식에 대한 아쉬움도 없었고, 오히려 다양한 영국 현지 대형 마트를
둘러보는 재미가 솔솔 했다.
그래도 가끔 한국 식품점에 가서 라면이라도 사 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다 영국에서 바로 우크라이나로 발령이 나서 이동을 하게 되었다.
당시 거기에는 한국 마트가 없었다.
그래서 한국 본사에서 출장 오는 인편에 가능한 식재료를 가져 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
착한 출장자는 아는 주재원이 많아서 그 부탁들을 뿌리치지 못해 수화물 오버차지까지
부담하며 부탁받은 식재료를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이기에 주변 국가에 출장이라도 나가게 되면, 출장의 마지막 코스는
당연히 그 나라에 있는 한국 마트에 들르는 것이었다.
잦은 경험으로 인해 상하지 않고 오래 동안 보관해서 먹을 수 있는 재료들 위주로 출장 트렁크를
가득 채워서 흐뭇한 마음으로 우크라이나로 복귀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생활한 4 개국에서는 한국 마트가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한 번 갈 때마다 다음번에 없을 수도 있다는 걱정에 충동구매를 하여 집에 쌓아두곤 했다.
한 번은 연말이 돼서 새해맞이 떡국을 먹기 위해 12월 30일에 그 동네 한국 마트 갔었다.
첫 번째 마트에 가니 떡국 떡이 다 팔리고 없다는 것이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 싶어 두 번째 마트로 갔다
거기도 떡볶이 떡은 있어도 떡국 떡은 모두 팔리고 없었다.
결국 그 해 1월 1일에는 떡국을 먹지 못하고 넘어갔다.
이렇게 내가 겪은 실제 경험을 근거로 매해 12월 초가 되면 미리 한국마트에 들러서 떡국 떡을
사서 냉장고에 잘 모셔두는 것이 나름 생활의 지혜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집에 한국 라면이 떨어져 가면 왜 불안했고, 한국에서는 잘 먹지도 않던 현지 가격 기준으로 비싼 그 골뱅이 캔을 보면 왜 사야 됐는지, 냉동 만두 몇 종류, 또는 순대 한 팩 정도는 집에 갖고 있어야 되지 않을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제 한국에 들어온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와이프와 장 보러 대형 마트에 가면 내가 또는 와이프가 가끔
지름신이 강림하여 집에 돌아와서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그냥 근처에서 언제든지 살 수 있는 넘쳐나는
식재료를 왜 쓸데없이 냉장고에 쌓아두고 있는지 서로 후회하곤 한다.
아직도 오랜 해외 생활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위로한다.
해외 생활 중에 현지에서 어렵게 구했거나, 한국에서 공수해서 먹었던 많은 한국 식재료들이
우리를 오랜 해외 생활에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