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글귀-3
어디서 봤는지 들었는지 읽었는지 기억은 안 난다.
"내 인생을 설명할 수 있는 한 문장을 만들어라".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게 의미가 있었던 글귀, 문장들과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와 내가 이해한 바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돈오점수 頓悟漸修
불교에서 진정한 마음을 깨닫고 과거의 번뇌, 행실 등을 없애는 수행법이다.
‘돈오’는 단번에 자신의 마음에 갖추어진 불성(佛性)을 깨우치는 것을 의미하며,
‘점수’는 불성을 깨우친 뒤라도 과거의 번뇌나 행실 등을 갑자기 버릴 수 없으므로
이를 점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은 깨달음 이전의 수행은 방향을 잘못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깨달음 이후의 수행이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국사편찬위원회 온라인 사이트 참조)
해외 근무 중 책임 있는 업무를 거의 혼자 해결해야 돼서 걱정과 근심이 많을 때
e-book으로 페이융 작가의 반야심경, 금강경, 법화경, 육조단경에 관한 책을
읽으며 마음을 추스를 때가 있었다.
학교 다닐 때 국사나 윤리 시간에 들어본 적이 있는 이 돈오점수 頓悟漸修 라는 단어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내가 어린 시절 살던 곳도 교회는 많았고, 주변에 교회 다니는 친구도 많았고
교회를 선교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절에 다니시는 분들도 꽤 많았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수많은 교회 중에 간혹 보이는 불교 사찰이 보이면 왠지 어린 시절에 추억이 깃든
예스러운 정취가 느껴진다.
하나님의 구원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기독교와 달리 불교는 스스로 수련하고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가 되는 과정이라고 이해를 하여 독립적인 득도의 과정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은 단순히 글로 된 책을 읽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사람마다 다르게 일상생활의 과정에서도 또는 한 순간에 천재적 영감으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오랜 시간 꾸준하고 신실한 수련의 과정, 생활과 학습의 연속의 결과로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타고난 천재적인 영감으로 단숨에 깨달음에 다다른다는 것이다.
어떤 방법이 더 나은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개개인마다 다르게 깨달음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종교적 의미로서 깨달음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가며 삶의 지혜를 얻는 과정도
이 돈오점수 頓悟漸修 개념을 적용시켜 이해해 보았다.
주변을 돌이켜보면 사회가 정한 기준의 화려한 직업이나 명예를 갖지 않고도
주어진 환경에서 성실하게 묵묵히 살아가는 숨은 지혜로운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가며 사회를 들여다보니 지금의 우리나라처럼 학력위주의 사회에서
단순히 고학력자가 지혜롭다고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어찌 보면 재산의 많고 적음과 학력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얻고 사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도 인생 후반전을 위해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공부하면서
삶의 지혜에 이르도록 더욱 정진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가고자 한다.
천재적인 능력으로 깨달음을 얻는 돈오 頓悟의 수준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묵묵히 꾸준히 배우고 깨우치는 점수漸修의 길만 따라갈 수 있어도 바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