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나들이

수원 화성 성곽길

by Old Bamboo 노죽

2월 말 친한 후배가 수원으로 이사를 갔다는 소식을 듣고

집들이를 핑계 삼아 수원 나들이에 나섰다.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이른 봄 나들이로 나서기 괜찮았다.


그냥 집 방문만 하기에는 먼 길 나선 걸음이라 그 동네에 뭐 볼만한 게 없나

찾아보다가 수원 화성 성곽길이라는 것이 있어 거기를 돌아볼 수 있다고 블로그에서

보고 그 길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저녁에 술자리를 고려하여 다른 후배 한 명과 사당역에서 광역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사당역 버스 타는 곳이 바로 고개 앞이고 그 주변이 이번 12.3 계엄령에 수방사가 탱크로 이동했다는

그 길이고 그 주변에 수방사 부대와, 선관위 건물도 거기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같이 간 후배 말에 따르면 계엄일 밤에 그 주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탱크가 도로로 이동하는 것을

직접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


광역버스를 타고 수원 화성 화서문 근처에서 내려서 화서문 관광 안내소에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성곽길 투어 스탬프 북과 지도를 받았다.

처음에는 뭐 이런 것을 하냐고 투덜거리던 두 후배들은 설명들은 대로

한 군데씩 이동하며 스탬프를 찍어나가기 시작했다.


외곽에 둘러싸인 성곽과 그 성곽 안팎을 차들도 다니고, 전통 양식의 건물들을 아기자기

잘 꾸며 놓았고, 적당한 높이의 언덕을 오르내리며 연못과 수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예전 서울 시내 주택 골목 같은 길이 나오자, 우리 셋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30년도 넘은 예전 학교 주변 골목 같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계속 지도를 보고 따라가다 보니 전통 시장 거리가 이어지고 행리단길이라고 부르는 길은

마치 서울 인사동 길을 축소해 놓은 듯했다.

화성 행궁 안에는 과거 거기서 촬영했다는 대장금의 캐릭터가 있어 사진 찍는 포토존으로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성곽길의 하이라이트는 행궁에서 서장대로 올라가는 등산로 같은 길이었다.

완만했던 경사로가 아니라 가파른 길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니 산 위에 성밖으로

나가는 길도 나왔고, 성벽을 따라가다 보면 수원 화성 안을 전체로 볼 수 있는 서장대가

나왔다. 성 안의 낮은 건물들과 성 밖의 가깝고 먼 곳까지 가득 찬 아파트가 대비되었다.


성벽길을 따라 내려오니 다시 화서문이 나왔고 관광 안내소를 찾아 10개의 스탬프를 찍은

스탬프 북을 보여주니 기념품을 하나씩 주었다. 우리가 고른 것은 에코백, 수원 상징 마그네틱

그리고 수원 상징 배지였다.


2시간이 넘게 걸은 집들이 사전 투어를 마치고 오늘 우리가 같이한 시간을 복귀하며

맛있는 음식과 옛 추억을 충분히 즐기다 헤어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2층 광역버스의 2층 첫 번째 열에 앉아 마치 투어버스인 양 다른 각도에서 거리를 보며

이른 봄 나들이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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