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1
예전 나 어릴 적 부모님들의 모임은 돌아가면서 집에서 이루어졌다.
그때마다 모임을 치르게 된 집에서는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빴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모임 날 음식을 하는 대신 동네 중국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것으로 바뀌었다. 만약 우리 집에서 모임이 있는 날이면
덕분에 아이들도 짜장면을 얻어먹게 되었다.
그게 짜장면을 처음 먹었던 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 때는 김밥이 기본이었고, 운동회를 하는 날은
그날은 짜장면을 먹는 날이었다.
그런데 학교 주변에 몇 안 되는 중국집에 운동회 점심시간을 맞춰서 짜장면을
먹으려면 많은 인원이 몰려서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다행히 우리는 아버지가 회사 출근 시간을 조정하시어 일부러 점심시간 즈음에
중국집에서 미리 자리를 잡고 계셔서 남들과 다르게 기다리지 않고 제시간에
편하게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었다. 냄새는 기억이 나는데 그때 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음식을 담았던 플라스틱 녹색 노란색 용기가 생각난다.
그렇게 짜장면 맛을 보기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 빨간 국물의 불향이 나고 해물이
많이 들어간 얼큰한 짬뽕으로 넘어가서 마치 짜장면은 어린아이들의 음식으로 치부하고
한동안 잊고 지냈다.
시간이 흘러서 오랜 해외 근무 동안 현지 한국 식당에서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감사했지만
가끔 특식처럼 스파게티 면에 짜장 소스를 주는 그런 짜장면에도 행복했었다.
최근에는 근무하던 국가에 한국식 중국음식 전문 식당이 열기도 해서 짜장, 짬뽕, 탕수육을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약 7년 전 잠시 한국에 들어와서 살 때, TV 맛집 프로그램에 나온 수타로 면을 뽑고
달지 않은 짜장면 집이 집 근처에 있는 것을 보고 오픈 시간에 맞춰서 정말 한 3~40분
줄을 서서 기다렸다 먹은 적이 있었다.
잊히지 않는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짜장면 맛이었다.
귀국을 한 후 짜장면을 배달을 시켜서 먹었지만 면이 빨리 불지 않도록 처리를 한
노란색 면과 달달한 맛의 짜장을 먹어보니 7년 전 그 유명한 짜장면이 생각이 났다.
근처에 갈 일이 있어 일부러 시간 맞춰서 그 식당으로 향했다.
줄을 서기는 했지만 다행히 예전 같은 오픈런은 아니었다.
식당이 문을 연 시점을 계산해 보니 사장님은 이제 70대가 넘으셨다.
여전히 예전과 똑같은 하얀 면과 짭짤한 짜장을 보니 반가웠다.
덕분에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중식의 역사를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제야 짜장면 맛을 통해 추억을 되돌아볼 줄 아는 어른이 된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가끔 이 집 짜장면과 그리고 나름 알려진 짜장면을 먹으러 다니는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