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음식 이야기-2

by Old Bamboo 노죽


나는 밥 이외의 음식으로 한 끼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학 다닐 때 점심시간이 되면 학교 식당에서든 외부 식당에서 분식 메뉴를 선택했다.

그때 생각은 어차피 집에서 밥 먹는데 굳이 밖에서까지 밥을 먹어야 되나 싶었다.

그 분식 메뉴 중 봉지라면이던 컵라면이던 가리지 않고 좋아했다.


어렸을 때 나는 겁이 많아 성냥으로 불을 켜지 못했다. 그런데 그것을 극복하게 된 계기도

혼자 라면을 끓여 먹기 위해 석유곤로에 불을 붙여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배워야 했다.


이러한 라면 사랑은 회사 생활 할 때도 쭈욱 이어졌다.

해외 출장을 가게 되면 작은 컵라면은 필수품 중 하나였다.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는 가끔 사무실에서 전자레인지에 끓여 먹는 라면으로 위로를 받곤 했다.

약 20년 전 그때는 누가 한국에서 출장 온다고 하면 종류별로 섞은 라면 한 박스는 기본 요청 사항 중에

하나였고, 아끼다가 유통 기간이 지나 기름 냄새가 나는 것도 버리지 않고 먹었다.


그 이후 점점 한국 라면이 아시안 마켓이나 한국 식료품점이 아니더라도 현지 슈퍼에도 등장하고

그 종류도 다양해져서 이제 일부러 챙겨 갈 필요가 없어졌다.


최근 유럽 여행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현지 Bar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 팔고 있어 덕분에 한국 음식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첨부 사진 참조)

영국에서는 현지 일반 대형 슈퍼에 신라면, 진라면, 불닭볶음면이 매대에 전시되어 팔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예전에 집에 라면 재고를 일부러 쌓았던 기억이 떠올라 격세지감을 느꼈다.


지금도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 라면을 먹는다. 라면에 내 취향대로 계란, 해물 등 그때그때 다르게 조제한다. 특히 아침에 먹는 라면도 나만의 취향이기도 하다.

그렇게 자주 먹었지만 이 글을 적는 지금도 그 얼큰함에 입 맛이 절로 다셔진다.

앞으로도 먹는 라면 종류는 유행에 따라 바뀔지언정 내 라면 사랑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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