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일하기

회사 이야기-5

by Old Bamboo 노죽


회사 생활 중 17년을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처음에는 영업 관련 나중에는 생산 관련 주재원이었다.

대기업에서는 상사를 모시고 주재원으로 근무했고,

중소기업에서는 그 나라에서 회사를 대표하기도 했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같이 일을 했다.

나의 해외 근무에 대한 생각이 요즘 사람들과 다를 수도 있다.



회사 입장에서 해외 파견한 주재원의 역할은 소수의 인원이 해외 조직을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업무 이외에도 회사 공통의 업무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현지인들과도 협력하여 성과를 내는 것을 기대한다.


대기업에서는 사전에 그런 인재풀을 만들고 역량이 되었다고 판단되었을 때 주재원으로 파견을 한다.

그 역량은 업무 외에도 동료들과의 관계, 외국어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하여 선정된다.

처음 한 번 그렇게 해외 파견 근무를 하게 되면 다음 번은 좀 더 규모가 크거나 높은 위치로 파견을 가는

계기가 된다.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어서 어느 정도 실력이 있다면 더 쉽게 해외 주재원 제인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주재원과 그 가족의 이동도 비용이기 때문에 한 번 나가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현지에서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주재원 생활은 화려하지만은 않다.

해외에서 현지인 대신 굳이 급여를 더 주고, 집, 차량, 자녀 학비등을 제공하면서

한국인을 쓰는 이유는 업무 성과와 책임감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은 해외에서 근무하는 것을 여행하는 것과 착각하기도 하는데,

해외에서는 일상생활도 낯선 환경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일을 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한마디로 업무 강도가 한국에서 근무할 때보다 높다는 것이다.

본인이 잘해도 가족들이 적응이 힘들어서 조기 귀임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해외에서 근무하다 보면 인사가 만사라는 게 절로 느껴진다.

준비된 주재원이나, 스마트한 현지 직원들이 조직에 많다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다.

반면에 주재원도 어설프고, 그런 부족한 주재원이 뽑은 현지 직원들이 조직을 이끌다 보면

업무의 문제 이외에도 예상치 못한 도덕적인 문제까지도 발생하기도 한다.


한국 회사이다 보니 어느 정도 한국의 업무 문화가 요구될 때도 있어서 여러 나라에서 같이 일해본

현지 직원들이 빨리빨리라는 단어를 모르는 직원들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업무 시간이 끝난 이후에는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해야 되는데, 똑같이 한국식으로 일을

하려고 해서 최근에는 현지에서 과도한 언어나 성폭력으로 소송을 당하거나,

본사에 문화 차이로 발생하는 사건들로 인한 이의 신청이 접수되기도 한다.


요즘은 한국의 근무 환경이 예전에 비해 아주 좋아져서 소위 말하는 워라밸이 지켜지고,

또 여성들이 결혼 이후에도 일을 계속하는 경우도 많아서, 해외 근무가 그렇게 선호되지 않는다고 들었다.

해외 근무로 얻는 경제적 메리트가 경력 단절로 인한 손실을 상쇄시킬 수준이 되지 않아서

가족 대신 남자 또는 여자 단신 부임하는 주재원들도 늘었다고 한다.


사원 대리 시절 출장 갈 때 주재원 선배 형수님 선물로 여성 잡지 몇 권을 챙겨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한국 관련된 것은 현지에서 조달이 어려워 출장자 편에 개인 물품들을 부탁하기도 했다.

주로 음식이나 자녀들 관련된 것들인데, 부탁하지도 않은 여성 잡지를 가져가니 너무 좋아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는 유튜브나 OTT로 한국 방송을 거의 실시간 시청을 할 수 있게 되었고,

SNS로 실시간 Communication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에 따라서 그 나라에 주재하는 것만으로도 일이라고 간주하는 어려운 나라들도 있고, 선진국이라고 생활환경이 좋다고 간주되는 나라도 현지인들과의 업무가 어려운 곳도 많다.



개인의 성향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험을 해외에서 한 나는 문화적 다양성이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각인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가능성들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해외 근무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내가 본 한국 사람들은 어느 나라 사람보다 기본적으로 스마트하고, 일을 잘한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우리 세대보다 외국어도 능하고 마인드도 더 글로벌한 젊은 세대가

지금처럼 높은 한국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좁은 땅덩어리 안에 많은 인구가 살다 보니 불필요한 경쟁이 많다.

일을 열심히 하고도 제대로 된 대우를 못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다른 나라에 비해 사람이 하는 일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경향도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그리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한다면 해외에서 근무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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