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딸에게...
2025년 8월 28일.
갑작스럽게 찾아 온 첫 월경을 아이는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나도 같은 마음이다.
어젯 밤,
같이 샤워를 하자고 조르고, 그렇게 나의 발을 깨끗하게 몇 번이고 거품을 내고 보드라운 두 손으로 조물조물 씻어주던 손길을 나는 기억한다.
고단한 어제를 마쳐갈 즈음, 나는 침대에 들어가 자고 싶은데도 아이는 엄마의 발을 보드랍게 해 준다며, 얼굴에 쓰려고 산 열감이 있는 마스크팩을 내 발 뒤꿈치에 발라주고 또 그 보드라운 손으로 맨들맨들 손길을 전한다.
아무렇게나 한 번 쓱 발라둔 발톱의 매니큐어들 중, 오른 발의 세 번째와 다섯 번째, 왼발의 둘째와 네 번째 발가락의 색깔을 지우고 살짝 톤이 다른 색으로 발라 내 발가락엔 색다른 느낌을 더해 준 밤이었다.
아이의 손길을 받으며, '아 이런 손길을 미용실에서 두피에 받았다면 곧바로 잠들었을꺼야'라 생각하기도 했던 그 밤을 내가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내 아이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고스란히 내 마음에 새겨 두었다.
내가 이렇게 아쉬워 할 줄을
내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