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꽃갈피 셋』에 왜 6.6점을 주었을까?

리메이크가 힘든 이유

by 청범

아이유가 리메이크 앨범 시리즈의 세 번째 페이지를 공개했다. 『꽃갈피 3』는 기본적으로 선배 뮤지션들에 대한 헌사적 성격이 강한 리메이크 앨범이다. 추억의 소환, 숨겨진 명곡 발굴, 그리고 시대를 넘어선 재해석이라는 리메이크의 전통적인 미덕을 따르면서, 아이유만의 감수성과 스타일을 덧입히려는 시도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원곡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움을 만들어내야 하는 리메이크 작업의 까다로운 숙제를 전부 충족시키진 못한 아쉬움도 남는다.


앨범 전체적으로 아이유는 맑고 신비로운 보컬 톤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 ‘빨간 운동화’다. 원곡 박혜경 버전이 티없이 맑고 발랄한 밴드 사운드 위에서 목소리의 매력을 뽐냈다면, 아이유는 신디사이저와 가벼운 리듬감을 중심으로 편곡해 보다 공기감 있는 신비로움을 연출한다. 드럼 사운드는 뒷배경에 깔리고, 피아노가 브릿지에서 이진아 특유의 섬세한 감각을 드러내며 색다른 맛을 더한다. 아이유의 밝은 음색을 좋아하는 리스너들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트랙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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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반적인 리메이크의 흐름은 예상 가능한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Never Ending Story’는 원곡의 마초적이고 거친 록발라드 감성을 지우고 몽환적인 피아노 중심의 구성으로 재해석된다. 섬세하고 감미로운 아이유식 감성이 녹아 있지만, 원곡이 지녔던 감정의 격렬함과 대비되며 다소 밋밋한 흐름으로 흘러간다. 브릿지에서 고조되는 보컬은 오히려 늘어진다는 인상을 주며, 전형적인 아이유 리메이크의 안전한 스타일 안에 머무른다.


‘10월 4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반복된다. 서태지 원곡의 모던록은 밝고 경쾌한 밴드 사운드로 기승전결이 뚜렷한 곡이었지만, 아이유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위해 신스팝·팝록적인 접근을 택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평면적으로 유지된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려 한 시도가 오히려 다이내믹함을 약화시키며 곡의 임팩트를 희석시킨다.


반면 ‘Last Scene’은 좀 더 흥미로운 변주를 보여준다. 롤러코스터 원곡이 지닌 펑키하고 리드미컬한 에시드 재즈적 색채를 절제하면서, 간결하고 공허한 사운드로 변환했다. 초반 신디사이저를 덜어내고 드럼비트와 일렉 피아노로 시작한 뒤, 중반부터 신디가 다시 등장하며 점진적으로 빈 공간을 채워나간다. 아이유는 보컬에서도 생기를 살짝 덜어내고 절제된 감정을 유지하며, 원슈타인의 파트는 보다 그루브감 있고 힘 있는 보컬로 대비를 이룬다. 원곡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조화를 시도한 부분으로, 앨범 내에서는 비교적 설득력 있는 트랙이다.


‘미인’에서는 원작 신중현과 엽전들의 사이키델릭 록을 신스팝으로 재해석했다. 발밍타이거가 참여해 과하지 않게 현대적인 힙스터 감각을 입혔고, 결과적으로 원곡과 다른 색감을 만들어냈다. 발랄하고 아이 같은 분위기가 강조되며, 후반부 아이들의 목소리를 삽입하는 등 현대적 감각의 해석이 성공적으로 어우러진 트랙이다.

마지막 ‘네모의 꿈’은 리메이크라는 성격을 감안할 때 가장 무난한 곡이다. 원작 ‘Blue Sky’의 밝고 팡 터지는 축제 같은 감성을 아이유는 조금 더 깔끔하고 맑게 정돈했다. 큰 변화는 아니며, 원곡을 뛰어넘진 않지만 안정적인 퀄리티를 유지한다. 전개가 전형적인 흐름을 따르기에 개별 청자의 취향에 따라 평가는 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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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꽃갈피 3』는 아이유 특유의 깔끔하고 섬세한 보컬 운용, 안정적인 편곡, 그리고 시대적 명곡들을 존중하는 태도는 일관되게 유지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 리메이크 앨범이 원곡의 감성을 넘어서는 재발견으로 이어졌느냐고 묻는다면, 다소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선택 안에 머문 결과물이다. 그래서 내가 이 앨범에 준 6.6점은 호불호를 넘어서는, 헌사와 새로움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으려 했던 시도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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