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책 한번 써봅시다 – 장강명

by 청블리쌤


기자 출신 소설가인 장강명 작가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책쓰기에 대한 지침서입니다. 글쓰기에 관한 스티븐 킹의 창작론 <유혹하는 글쓰기> 다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작가가 된다는 건 멋진 상상입니다. 그런데 다른 전문 직종에 비해 작가가 된다는 것은 의외로 진입장벽이 낮아 전문적인 자격을 갖추거나 문예창작과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는 것과는 별개이긴 합니다.


2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제게도 제 의사에 관계없이 그런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아직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고,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의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았던 2000년에 남들보다 일찍 시작했던 개인 홈페이지로 모월간지의 고정 칼럼니스트가 되기도 했고, 대형 출판사에서 출판 의뢰도 받았습니다.

그 당시 제 개인 홈페이지와 다음 칼럼에 기존 영어 문법에 반항하며 정통 영문법에 대한 강의를 글로 실어서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형 출판사의 요청으로 원고 샘플까지 보냈었는데 이후 아무 연락이 없었습니다. 적어도 "이런 이유로 출판이 불가하다"는 설명 정도는 해줄 거라고 기대했다가 너무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그게 상처받을 일이 전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어차피 출판을 전제로 했던 작업은 아니어서 계속 홈페이지와 칼럼 작업을 이어갔는데 중소 출판사에서 출판 의뢰가 들어와서 계약서라는 것도 쓰면서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초판 3000부에 대해 인세 7%, 중쇄 들어가면 10% 지급받기로 한 계약이었습니다. 그러나 초판 3000부에 대한 인세를 받고 중쇄 없이 절판되었습니다. (그때 출판했던 영문법강의 책 내용은 블로그에도 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출판사 기획자 분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출판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들었던 말 중 하나가 현직 교사의 책은 잘 안 팔린다는 것이었습니다. 학원 강사들에 비해 너무 장황하게 설명을 하려고 하여 독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르치는 것에 대해 순수성을 지키려는 나름의 자존심일 수도 있고 자신만의 만족감을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경험을 통해 일단 작가를 본업으로 하는 건 생계유지가 힘들 거라는 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작가의 인지도나 대중의 픽으로 인해 책의 수준이나 작품성 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은 존재합니다. 대형 출판사일수록 마케팅과 홍보에 공을 들여 판매량이 늘고, 판매량이 느니까 마케팅을 계속할 여력이 있고.. 이런 식으로 출판계에서도 대형 출판사와 인지도 있는 작가의 독식 현상들이 생기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입니다. 물론 출판사마다 경쟁력있는 작가를 섭외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기획했기 때문에 홍보와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서점에서도 명당자리를 위한 여러 가지 활동들이 활발하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소위 누워있는 책이 명당자리입니다. 그리고 꽂혀 있는 책 중에서는 당연히 눈높이에 맞는 위치가 명당자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출판되고 2주 이내에 중쇄 여부 등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입소문을 타거나 셀렙의 방송에서의 언급으로 우연히 역주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화시킬 수 없는 현상입니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도서 판매율이 높지 않은 데다가 너무도 많은 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작가로서 인정을 받는다는 건, 책을 써서 출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문턱이 높습니다.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발췌된 부분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 내용은 극히 일부분이며 예비 작가를 꿈꾸시는 분들은 일독을 권합니다. 정말 눈높이에 맞는 구체적인 지침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글쓰기하는 것의 목적이 꼭 출판이 아니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블로그 등에 포스팅을 하거나 글을 쓸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삶을 더 누리고 깊이를 가지며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음도 상기시켜 줍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작가가 될 수도 있다고 격려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저 작가가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그 과정에 진심을 다하면서 그렇게 소소한 행복을 누리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상상하는 책 중심 사회는 책이 의사소통의 핵심 매체가 되는 사회다. 많은 저자들이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해 책을 쓰고, 사람들이 그걸 읽고, 그 책의 의견을 보완하거나 거기에 반박하기 위해 다시 책을 쓰는 사회다.


이 사회는 생각이 퍼지는 속도보다는 생각의 깊이와 질을 따진다.


산문작가를 꿈꾸는 분들께 내가 제안하는 목표는 ‘한 주제로 200자 원고지 600매 쓰기’다.


책을 쓰는 과정은 사람의 사고를 성장시킨다.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하는 것과는 다르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성장과 변화를 의미한다.


별다른 교육훈련 없이도 밤에 한두 시간씩 혼자 쓰다가 작가가 되는 사람이 있다. 많다.

나 자신을 위해, 의미를 만들어 내는 기쁨을 위해 쓰자. 글자와 문장, 그리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생각에 집중하자. 그렇게 쓸 때 더 좋은 글이 나온다. 그리고 더 즐겁기도 하다.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써먹는다.

모든 영감은 다 불완전한 형태로 온다. 그걸 완성하는 것이 작가의 일이다.

사실 고독이야말로 영감의 원천이다.


많은 아마추어 작가들이 에세이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

독자들이 무엇을 흥미로워하는지 관심이 없거나 너무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독자에 대해서 ‘내가 쓰면 그들은 읽는다’는 착각에 빠진 사람이 상당하다.

에세이 책을 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얼마간 출판기획자의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입장벽이 낮고, 시시해 보이는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다 보니 도전하는 사람도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


에세이(수필)을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쉽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붓 가는 대로 쓰면 대개는 남이 읽은 가치가 없는 낙서가 된다. 유명 스타라면 그런 낙서에 가까운 글도 예쁜 사진과 함께 편집되어 출간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세상에서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독자는 허위와 가식이 끼어든 글을 기막히게 알아차린다.

나라는 인간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그 모습으로 독자를 공감시켜야 한다.

내 눈에도 보이지 않는 나의 내면을 언어라는 도구로 비추고 더듬어 파악하고, 그걸 정직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행위에는 대단한 심리적 치료 효과가 있다. 쓰는 사람 자신을 위로하는 글은 다른 사람도 치유할 수 있다.


자기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

1) 욕을 먹는 데 대한 두려움

2) 자신을 치장하고 싶고, 뽐내고 싶은 욕심

조지 오웰도 작가가 글을 쓰는 중요한 동기로 허영심을 꼽기는 하지만 너무 멀리 가면 안 됨

3) 교훈과 감동에 대한 집착

에세이에 결론이 있으면 좋지만 결론이 없어도 좋다.

에세이 작가는 단어와 자기 마음을 함께 빚는다. 에세이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장르다.


좋은 에세이는 삶에 대한 남다른 관찰과 애정이 담긴다.

어떤 면에서는 에세이를 쓰는 것 자체가 그 훈련이다. 삶을 사랑하는 태도를 지녀야 좋은 에세이를 쓸 수 있지만, 동시에 에세이를 쓸수록 삶을 사랑하는 자세를 몸에 익히게 된다.

사색과 철학을 더해야 할 필요는 없고, 신변잡기류의 글도 좋지만 오랫동안 고민해서 발전시킨 독창적인 사유가 포함되어야...

나는 당신의 에세이에서 삶을 향한 애정뿐 아니라 삶에 대한 남다른 통찰도 읽고 싶다.


무엇보다 원고의 질이 중요하다. 이미 출간된 어떤 책과 비교해서 내 원고가 못하지 않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 ‘감성 에세이’를 출간한 출판사에는 자기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뭉치를 보내오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한다.

하지만 미안하게고 그런 에세이 책들은 내용이 아니라 저자의 SNS 팔로워 숫자를 보고 출간됐을 가능성이 높다.


원고가 거절당하면 거절 사류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진 말자. 물건을 사러 가게에 들어갔다가 마음이 동하지 않자 매장을 나올 때 상점 주인이 “왜 그냥 가는지 이유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그런 설명을 요구할 권리는 상점 주인에게도, 예비작가에게도 없다.


작가에게 최고의 전략은 작품이다.

신인은 좌우지간 좋은 작품을 쉴 새 없이 발표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발표한 작품이 다음 작품에 대한 최고의 홍보가 된다.


칼럼 잘 쓰는 법

칼럼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무척 짧다는 점이다. 보통 800-2600자 안팎이다. 독자들의 인내력이 그 정도다.

짧기 때문에 주제가 한정되고 화려한 멋 부리기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 지면이 당신 입장을 발표하는 공간이 아니다. 이슈에 대한 균형감각보다 신선한 관점이 더 매력적이다.

칼럼은 사적인 글이기도 하고 공적인 글이기도 하며, 주관적이기도 하고 객관적이기도 하다.

추천 :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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