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 첫 해 학년부장으로서 1학년 담임 및 교과선생님들께 드렸던 전체메시지 전문)
안녕하세요? 학년부장입니다. 등교개학을 겪고 있는 학년 담임선생님들과 교과선생님들께 부탁 말씀드립니다.
등교개학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겪어보니 선생님들의 노고가 조금은 헤아려집니다.
학생들이 거리 지키기 등의 방역지침에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어 지도에 어려움이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뜬금 없이 의학 미드 장면 하나>
소생 가망이 없는 환자의 심폐소생을 중단하려던 인턴에게 펠로우가 환자가 결국 사망하게 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완전히 사망이 확인될 때까지는 죽을 힘을 다해 애쓰고, 절대 멈추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납득을 못하는 인턴에게 펠로우는 환자보호자를 만날 때 그 이유를 알게 될 거라고만 하였습니다. 그리고 환자 사망 후 그 인턴은 보호자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지만 숨을 거두셨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의사의 양심과 책무성을 지키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데서 양팔간격 거리유지 등을 지도해도 학생들이 대놓고 지침을 어길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더 그럴 수도 있음을 어느 정도 감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교육이 다 그렇듯 우리는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저 우리의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래서 "거리유지!"를 외치고, 수업 후 칠판도 우리가 지우고, 쉬는 시간을 반납하면서까지 아이들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겠지요. 우리 일에만 최선을 다할 뿐 그 이후의 결과나 지도 이후 아이들의 행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무력감도 교사의 숙명이겠지요.
거리유지를 외치는 교사와, 더 밀착하며 오히려 서로 더 가까워지는 학생들의 간극은 갈수록 더 커질 거구요.
우리의 최선은 면피나 학부모민원 대비, 혹은 전시행정의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으로 교사로서의 우리 스스로의 당당함과 품위와 완결성을 지켜가는 일이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학생들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가망없어 보이는 심폐소생도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가끔씩은 기적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이런 주제 넘는 말씀을 드리는 것도 학년부장의 최선임을 이해해주시길...
저만의 학생들은 아니지만 선생님들께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