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교사의 필수 요건, 좋은 교사의 자격은?

by 청블리쌤

1. 결과로서의 자격을 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출발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교사의 자격이나 필수 요건, 갖추어야 할 덕목에 우선하는 것은 혹은 전제가 되는 것은 좋은 학생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인식과 인정입니다. 그게 전제가 되지 않는 학생은 실력이 자라지 않는 것처럼 교사도 성장하지 않습니다.

고1 때 제 담임선생님은 수업시간에 늘 자신의 교과서가 깨끗한 것을 자랑하셨습니다. 이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수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지식이 뛰어남을 자랑하셨던 것이지요. 그때도 교사가 되고 싶었던 저는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그 선생님처럼 되지 말자고 말이지요.

학교 교사는 대부분 자신의 전공과목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지식은 갖추고 있습니다.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더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교사의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재연구가 늘 치열하게 필요한 것이죠.

누군가는 말합니다. 교사처럼 맨날 똑같은 걸 반복하는 직업은 싫다고... 잘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똑같은 내용을 가르치더라도 학생의 수준과 개성과 구성원의 다양성에 따라 가르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으며 날마다 새롭다는 것을 말이지요.

강의식 수업을 하더라도 교사는 내용을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교감이 되는 순간을 위해 준비합니다. 수업을 해보면 느낍니다. 자신이 준비한 내용을 아이들이 알아듣고 반응을 보이는 그 교감의 순간을 겪고 나면 필연적으로 환희와 기쁨과 보람이 가득해지게 됩니다. 그 순간을 겪고 나면 가르치는 준비를 철저히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소수의 인원일수록 교감의 가능성은 더 커지지만 80명 이상을 데리고서도 그런 교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에너지는 더 많이 소모되겠지만 어떤 때는 이런 수업준비가 학생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본인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의 출발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충분한 지식을 갖추지 않을 수도 있고 그걸 학생들에 맞게 개별화시키는 능력이 충분치 않음을 인정해야 교재연구에 최선을 다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재연구하는 과정은 절대로 경제적일 수 없습니다. 시간을 손해 보고 에너지를 많이 낭비할수록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 생성됩니다.

2. 학생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우린 더 멀리 갈 수 있고 때로 그걸 헌신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두 번째 조건은 학생들에 대한 사랑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수 없으며 헌신하는 교사가 될 수 없습니다.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커질수록 그들에 대한 관심도 커집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이름을 알아낼 수밖에 없으며 그들의 필요에 대해서도 알아내게 됩니다. 관심에서 공감과 배려가 나옵니다. 이런 개별적인 관심 없이 출발하는 학생지도는 일방적이 될 수밖에 없으며 공감과 배려가 결여된 잔소리로 그칠 수 있습니다.

논어를 보면 사람이 갖추어야 할 덕목인 인(仁)을 이루는 방법을 애인(愛人)이라고 소개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다음 단계로 지인(知人)을 말합니다.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을 계속 알아 가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다는 것이지요.

맹자는 측은지심을 말하였습니다. 불쌍히 여김도 사랑의 한 모습입니다.

수업시간에 졸고 있는 아이들에 대해 들어야 할 교사의 마음은 분노가 아니라 측은지심입니다. 그래야 자신의 수업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느 정도 학생의 졸음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좀 더 철저히 수업준비를 할 수 있겠지요.

교사는 이런 덕목을 몸으로 생활로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3. 아픔까지도 사명으로 생각하며 늘 삶 자체로 교육을 실현한다.

세 번째 조건은 상처받은 치유자가 되는 것입니다. 교사에게 상처는 필연입니다. 모두가 자신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의도가 오히려 학생들이나 학부모님에 의해 매도당하는 경우가 요즈음은 일상이 되어갑니다. 그러나 상처나 실패는 사명입니다. 그 아픔으로 학생들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패해보지 않은 교사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가 상처가 많을수록 학생들에게 상처를 덜 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상처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아닙니다.

교사는 자신의 경험, 그리고 보고 듣는 모든 것 그러니까 삶 자체로 학생들을 교육합니다. 교과지도, 생활지도, 인성지도, 진로지도 모든 것은 자발적이거나 비자발적인 우리의 모든 경험이 유의미한 총합으로 스며 나오듯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자연스러움으로 이루어집니다.

늘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그럼에도 학생들의 롤모델이 되려고 애쓰는 사명감으로 평소의 삶에도 준비된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교사는 학생들에게 연극을 하는 느낌으로 아이들을 대합니다. 평소의 자신과 다른 페르소나로 수업을 하고 그런 공인의 느낌으로 아이들 앞에 섭니다. 그러나 가장 이상적인 것은 평소의 모습과 학생들 앞에 설 때의 모습의 괴리가 크지 않은 것입니다. 때로는 교사의 부족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학생들과의 거리를 가깝게 해주고 교감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자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너무 숨겨두려 할 필요는 없으며 늘 노력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진정성 있게 그 자리에 서 있으면 됩니다.

4. 정리하면

1)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인정한다.

2) 학생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그 부족함을 채우려 애쓰며 교육을 준비하고, 더 큰 사랑의 마음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관심으로 공감과 배려의 교육을 하며 헌신한다.

3) 계속 성장하는 자신의 삶과 모든 총체적 삶의 유의미한 경험으로 가르치고 보여주며 상처받은 치유자의 역할까지도 감당한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만 말하라고 한다면 주저함 없이 "사랑"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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