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브런치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는 작가의 친절한 브랜딩 안내서이다. 프로 작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글을 써야 할 이유를 말해주고, 그 방법까지도 친절히 알려주면서도 다그치지 않는 따뜻함이 묻어난다.
카카오 브런치는 글을 쓰고 싶은 작가들의 커뮤니티다. 오로지 글을 쓰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포맷을 설정했다. 심지어 작가 심사를 거쳐서 통과를 해야 글을 발행할 수 있다는 다소 높은 진입장벽이 있지만, 그래서 그 장벽을 넘어서면 한 단계 올라서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작할 수 있다.
난 이 책을 읽고 설득이 되어 카카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거기서는 출판 작가이든 아니든 다 작가라고 한다. 기분 좋은 정체성이다. 블로그에서 교육노트와 독서노트의 글을 뽑아다가 하루에 글 한편씩을 올린다.
작년부터 선생님들을 만나 강연을 할 때 난 Personal Branding에 대해 강조하곤 했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자신만의 특징과 개성을 지닌 살아 있는 교수방법과 콘텐츠를 축적하며 구성할 필요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교사는 동일한 교육과정의 내용을 가르치더라도 각기 다른 자기만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교육 시장, 특히 인강시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해오던 일이다. 그 브랜드는 강사의 강의에 대해 집약된 특징을 드러내면서 각 강사만의 커리큘럼으로 체계화된다.
브랜더는 마케터와 관련해서 뭔가를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도 된다.
교사는 마케터와 같은 마인드로 자신의 수업을 기획하고,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기획하는 발상도 꽤 괜찮은 생각이다.
나만의 브랜드는 나만 할 수 있는 일이며, 어떤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블로그나 브런치나 140자 글자 제한이 있는 숏폼형태의 트위터에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이미 성장했기 때문이 아니라 참여하기 때문에 성장한다. 말하자면 공개적인 글쓰기는 나의 멈추지 않는 성장일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카카오 브런치에는 2021년 3월 현재 4만 명이 넘는 작가가 활동한다고 한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올라선 작가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런 유명세나 인정이 목적이 될 수는 없고 모두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지만, 많은 분들이 행복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의 일부분을 발췌하고 나의 생각을 덧붙여 정리해보려 한다.
마케팅은 타인에게 “저는 좋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브랜딩은 타인으로부터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스팸이 아닌 마케팅으로,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타인에게 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좋은 사람입니다”에서 ‘좋은’에 해당하는 나의 정체성을 발견해야 할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이란 바로 그 정체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지만 인정의 주도권은 내가 갖고 있지 않다. 그러니 인정에 일희일비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타인의 인정이 지금 이 순간의 활동의 목적이 되어서도 안 된다. 인정은 “어쩌다 보니” 얻게 되는 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좋아요”에 연연하게 되면 자신의 브랜드를 잃어갈 수도 있다. 나 자신의 정체성과 강점에 집중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나의 약점에 매몰되기 때문이다.
내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웃 숫자의 증감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웃이 줄면 서운한 마음이 들고 상처도 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반갑고 싶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이 내가 더 소신껏 글을 올릴 수 있는 격려처럼 느끼고싶기 때문이다.
퍼스널 브랜딩 관점에서 나다움은 주어진 배역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다.
나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야 비로소 나다움을 탐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말하자면 자기 객관화다.
가장 먼저 시도할 수 있는 객관화는 ‘나만 알고 싶은 나’와 ‘보여주고 싶은 나’의 구분. 타인에게 굳이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은 무대 위에 올리지 않아도 좋다.
다만 한 가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진정한 나’여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 관점에서 나다움은 ‘고정관념으로 굳어져도 괜찮을 정도의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블로그 초기에는 영어자료에 집중하며 철저히 ‘나’를 숨겼고, 개인적인 이야기는 배제하며 포스팅을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점점 자신을 오픈하게 되었고, 소위 나만의 브랜딩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그저 삶으로 글을 쓰면서 한 번씩 낯선 분들과도 소통하게 되는 일상이 신기하기만 하다.
브랜드의 고정관념을 만드는 일은 미니멀리즘을 닮았다. <미니멀리스트>의 저자는 미니멀리즘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미니멀리즘은 당신의 삶에서 과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제거하며 정말 중요한 것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뭔가를 더 욕심내고 더 하는 맥시멀리즘이 아니라 가지치기하는 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거다.
아마존 월드를 만들어낸 베조스의 경영 철학은 의외로 간단하다.‘지속 가능한 사업을 하려면 변하지 않는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낮은 가격, 최상의 선택, 빠르고 편리한 배송...
변화에 대처하는 것과 별개로 타협할 수 없는 본질적인 가치는 브랜드 유지의 핵심이다. 그게 자신의 인생철학과 원칙이 된다. 핵심과 원칙을 확실하게 지키면 오히려 그 외의 것들에서 자유로와지고 더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을 향하는 진심에는 기교가 필요 없다.
진심을 전해야 할 대상은 내 브랜드의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다. 단 한 명에게 진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흩어지지 않고 감동으로 피어날 수 있다. 그 한 명을 향한 진심이 진정하다고 느껴지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도 감동한다. 그리고 내 브랜드의 문을 열고 들어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성지순례 왔습니다.”
진심은 계산하지 않음, 억지스럽지 않음에서부터 느리지만 어느 순간 더 큰 울림으로 전해진다. 학교에서 늘 느끼는 거다. 다수를 바라보지 말고 한 명의 학생을 바라보길... 전체를 대상으로 수업을 해도 한 학생, 한 학생을 대하듯 그 개별적인 만남을 귀히 여기게 되길...
일관성과 자기만의 속도는 글쓰기를 얘기할 때도 항상 나오는 키워드다. 브랜더가 자신을 알리는 가장 쉽고 정확한 방법으로 글쓰기만 한 수단이 또 있을까?
“브런치에서 어떤 글이 인기 있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질문에는 ‘이왕이면 독자들에게 더 많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소재로 글을 쓰고 싶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에 대한 브런치팀의 오피셜한 답변은 “작가님이 쓰고 싶은 글을 써주세요”에 가깝다.
자기다운 글이 자신이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글이다. 저자는 작가주의의 글쓰기와 독자주의의 글쓰기가 균형을 이뤄야 하지만, 일단은 작가에서부터 시작됨을 강조한다.
<글쓰기를 할 때 반드시 상기해야 할 세 가지>
1) 글쓰기는 훈련이다.
2) 필력보다 기획력이 우선이다.
- 어떤 글을 쓰는지 물었을 때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다면 베스트다.
3) 공개적으로 써야 한다.
- 공개적 글쓰기로 보장되는 가장 큰 보상은 브랜딩이다.
마케팅의 대가 세스 고딘은 ‘최다가능청중’이 아니라 ‘최소유효청중’을 위해 노력하라고 말한다.
당신의 제품은 거절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적지만 당신의 세계관에 동조하고 열광하는 고객(최소유효청중), 애초에 당신을 섬기려고 했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 단 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든 공연을 시작할 수 있다. 조건과 환경이 구비된 완벽한 시작은 어디에도 없다. 그냥 시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어디론가 가고 있다.
<네거티브한 피드백에 대한 주변의 훌륭한 브랜더들의 반응>
- 나를 이유 없이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듯이 나를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둬요.
- ‘나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이네~’하고 무시해 버려요. 나에게 쏟은 시간과 정성이 무색해지도록
- 악플은 본인이 말을 걸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가오나시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 좋은 신호라고 생각해요. 의도했던 메인 타깃을 벗어나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의견이니까요.
나를 위한 피드백이라면 네거티브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에너지와 감정을 더 소중한 가치를 위해 아껴둬야 한다고 늘 다짐한다.
겸손은 성장을 낳는다. 모르는 게 많으니까 더 배워야 한다는 자세가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겸손이 지나쳐 스스로에게 엄격해지는 걸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자칫하면 자기검열에 갇히거나 ‘내가 뭐라고’라는 함정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에게 필요한 건 대단한 지식인의 목소리가 아니다. 유명인, 권력자, 엘리트의 목소리도 아니다. 나보다 조금 더 아는 사람, 나보다 먼저 해본 사람의 목소리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도 잘 모르지만, 이런 시도를 해보았다’ 정도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내가 늘 용기를 낸다. 내가 유명인도 아니고 남들이 다 인정하는 권위자도 아니지만, 내가 먼저 경험해보았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미력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학생들 앞에서도 인생을 먼저 겪어본 선배로서 진심 어린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고, 먼저 영어를 공부해 보았고 여전히 공부하고 있는 만학도로서 그들의 수준에 맞는 언어로 그들을 마음으로 돕는다. 그래서 난 늘 행복하다.
에필로그
어떤 과정에 나를 데려다 놓느냐를 고민하는 것부터 브랜딩이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최소유효청중인 나를 위해 지도를 그렸다.
지도는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브랜딩은 어디에 도달하거나 정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10킬로미터를 걷기로 결심했어도 아름다운 풍경은 감상해야 하고,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면 머물러야 한다. 따라서 나의 여정에는 마침표가 없다.
놀랐다. 내가 평소에 학생들에게 하는 말과 닮아 있다. 도달점에만 마음이 가 있으면 안 된다고, 모든 과정이 행복 걸음이 되어야 한다는...
학생이든 아니든 인생의 여정에서 모두가 도달점만에 의미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 모든 순간이 의미가 있고, 모든 순간에 행복을 누린다. 난 의도하지 않았어도 그렇게 매 순간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