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평생을 스승의 날의 주인공인 것처럼 살아 왔다.
실은 스승의 날이라는 기념일이 없어도 평소에 자연스럽게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그렇게 따뜻하게 훈훈하게 잘 지낼 것을, 굳이 외적인 규정과 시스템이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기는 하다.
아이들이 정성을 모아 전해주는 편지는 여전히 감동이 되지만 아직 당해년도에 담임교사나 교과교사 신분으로 두달 반 정도의 인연을 이어가는 아이들이 스승의 날 노래를 불러주며 축하해주는 건 여전히 부담스럽다. 스승의 날 취지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 기분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이런 기억이 갑자기 스친다.
몇 년 전 스승의 날 점심시간에 반장이 내게 달려와서 교실에서 다툼이 있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몰래 카메라처럼 깜짝쇼를 위한 설정일 수도 있었으나, 아이들이 아침에 스승의 날 행사를 이미 해주었던터라 그저 진심으로 교실로 뛰어 갔다. 교실문을 열어보니 현재 학생들은 어디갔는지 없고 그 전 해 학생들이 자리를 꽉 채우고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케이크를 준비하고 스승의 날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들은 모두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학생들을 진급시키고 다시 이렇게 작년 반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 것을 상상해 본 적도 없었고, 있더라도 이런 순간일 줄은 몰랐었다. 울컥했던 감동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난 그 아이들에게 평가권도 없고, 수업을 하지도 않으며 같은 학교에 있을 뿐 어찌 보면 행정적으로는 더 이상 아무런 상관도 없는 선생님이었는데 그 순간의 스승의 날 축하야말로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감격스러운 소감을 이야기하고 학생 한 명 한 명 악수하고 안아주며 감사의 마음을 나누었다. 몇몇 아이들도 울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도 더 이상 현실이 아닌 추억속의 반 학생들과 담임 선생님이 모여 있는 것에 대해 신기해하며 감동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더구나 그당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고3이었다.
이런 스승의 날 행사라면 찬성한다.
스승의 날이라고 내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필요가 없다고 소리 높여 말하고 싶고, 그 어떤 부담도 지게하고 싶지 않은 게 부모 같은 교사의 마음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나 학생들이 누군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도록 기회를 주며 배우도록 하는 것도 삶에 대한 교육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난 아이들의 감사 인사를 진심으로 받아 주고, 학생들의 편지에는 일일이 개별적으로 답장을 하려고 늘 노력했다.
교사들은 대개 스승의 날을 불편하게 생각하며 오히려 스승의 날 폐지에 찬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떠나보낸 아이들과 이런 기회에 연락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은 한편 감사한 일이다.
아이들을 떠나보내도 학교에 머물고 있을 때는 마음이 덜 서글프고 아이들이 별로 애를 쓰지 않고도 나를 찾아와서 마음을 전할 기회를 스스로 가지곤 했는데, 올해는 완전 먼 학교에 내가 떠나온 상황이라서 만날 기회도, 마음을 전할 기회도 갖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굳이 카톡이나 문자, 심지어 직접 찾아와서 손편지까지 전해주는 학생들이 너무 반갑고 고맙고 감동이 되었다.
세월의 흐름을 비껴가는 듯,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더 이상 현실에서의 교사가 아님에도 애써 기억해주는 아이들이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계속 연락을 하며 현실적인 도움을 청하며 한결같은 신뢰를 전하는 학생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 중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는 제외하고 인상적이고 마음을 울렸던 메시지의 일부...
답답하고, 화나거나 혹은 시험을 망쳐서 이제 어쩌지 방향감각을 잃은 사람마냥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해답을 구하는, 꼭 지갑을 잃어버리면 경찰에 신고해서 분실물을 찾게 되는 것처럼 망설이지 않고 아무 거리낌 없이 그냥 전화하는 게 전 행복했어요.
늘 빠른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전화하면 선생님은 이날, 저날 항상 그러셨던 것처럼 하하하 웃으시면서 일단 제 마음을 안정시켜 주세요.
선생님과 전화 통화할 그 당시에는 선생님의 말씀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때 선생님이 해주셨던 그 말씀의 본연의 뜻을 깨닫게 됐어요. 전 항상 고민 덩어리만 드리는데 선생님께서는 외면하지 않으시고 저를 있는 그대로 대해주시고 자기 일처럼 진지하게 고민해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께서의 저에 대한 희망과 소망 덕분에 저는 더 열심히 하려 하고 있고 제겐 늘 동기부여가 되어서 큰 힘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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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과의 수업은 생각할수록 놀라워요. 선생님과의 교감이 모든 순간마다 이루어졌던 것 같아요. 시간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가는지 모를 정도였어요.
학생이 수업 중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을 매 수업마다 느끼게 해주시고 큰 위로와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제겐 큰 감사였고 행복이었어요. 전화 한 통으로도 엄청난 위로와 마음의 평안을 주셔서 감사해요.
...
항상 빠른 걸음으로 걸어 다니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학교에서 볼 수 없어서 아쉽네요. 그 허전함의 자리는 그대로 두고 있어요. 애써 채우려 들지 않고요.
선생님, 오랜만이에요!
영원한 청블리 키즈가 되고 싶은 OOO입니다!
2021년 스승의 날⚘ 맞이하신 것을 축하드려요! 이렇게 축하인사를 드릴 수 있는 저의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늘 느끼는 것이지만 선생님처럼 훌륭하신 분은 아직 보지 못할 정도로 선생님이 최고세요! 이번 중간고사 시험기간에 선생님 되게 인기쟁이셨던거 아시나요??! 막 친구들끼리 "작년으로 돌아가고 싶어ㅠㅠ 청블리 선생님 보고 싶다!", "백일문 문장 공부 하고 싶어!"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선생님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더 느꼈거든요!
이렇게 많은 학생들께 꿈과 희망을 주시는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저희에게 다가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1년하고도 조금 뒤 10대의 결승선에서 제가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원래는 무작정 희망을 품고 나아갔는데 시험 결과를 보거나 세상의 냉정함을 깨달아가면서 제 이상과 현실은 많이 다르나하고 놀랄 때가 많아요! 하지만 제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던 분명 환하게 웃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해요! 포근하지만 달콤하기까지 한 솜사탕을 학생 한명 한명의 마음에 담아주시는 선생님처럼 말이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제게 힘이 되어주는 지지자가 되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가끔 소식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공부뿐만 아니라 생활적인 부분에서 해주신 조언들이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시간이 지나도 늘 쌤 앞에 서면 고등학생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인 건 아직도 선생님의 따뜻한 떨림이 늘 저에게 한결 같아서이겠지요?
여전히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라는 질문을 들으면 저는 선생님이 먼저 떠올라요.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주시고, 교회로 다시 이끌어 주시고, 늘 따뜻한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원래는 찾아뵙고 선물도 드리고 그래야 하는데 본과 와서 기숙사에만 있는 상황이네요ㅠㅠ
고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좋은 프로그램(영어멘토링, 점심시간 인문학특강, 게릴라문법특강, 학기 중 및 방학 특별 심화 수업) 많이 만들어주신 덕분에 재밌게 영어공부했었던 게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데 그것도 벌써 오래 전이네요ㅎㅎ 방학 때 꼭 한 번 찾아뵐게요.
쌤 생각이 꼭 매년 스승의 날에만 나는 건 아니지만, 스승의 날이 되면 바로 딱 생각이 나는 선생님이 저에게 있다는 게... 그리고 연락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라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옆에서 좋은 멘토가 되어 주세요.
선생님께서 저 고2 때 영어 때문에 힘들어할 때 잡아주시고 도와주셔서 그때 바탕으로 지금까지도 영어를 괜찮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영어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야할지도 말씀해 주시고 진로 문제에 있어서도 의대 갈 수 있다고 응원해주시고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만나게 된 것 너무 감사하고 제가 선생님 제자라서 행복해요.
선생님! 날이 날이라 이렇게 늦었지만 연락드려요. 잘 지내시지요? 근처에 있는데도 그동안 못 찾아뵀네요. 시간 괜찮으실 때 밥 한번 먹어요~
선생님 항상 감사합니다.
온클 수업할 때도 느꼈지만 선생님처럼 열정이 보이는 수업은 선생님이 유일하셨어요.
제가 2년만 빨리 태어났으면 대학 갈 때까지 선생님이 바로 옆에서 도와주셨을텐데 넘 아쉬워요ㅠㅠ
그래도 제가 연락드릴 때마다 전화 주셔서 상담해주시는 거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난 주에 한 통화도 정말 힘이 되고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던 걸 옳게 바로 잡아주신 점도 너무 감사했어요ㅠㅠ
선생님처럼 제가 의지할 수 있는 분이 있어서 너무 행운인 것 같아요 늘 감사합니다.
전화할 때마다 반갑게 받아주시고 진지하게 조언해주셔서 항상 감사해요!! 쌤이 계셔서 너무 좋아요. 쌤이랑 만나는 그날을 기다리면서.. 공부하러 사라지겠습니다아...
스승의 날 되면 늘 청블리쌤이 생각나네요.
선생님을 잊을 수가 있을까요?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글로는 진심을 다 보여드리지 못하는 게 아쉬움이 들만큼 6년 전과 같은 마음으로 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또 존경합니다. 어느 곳에서나 청블리쌤 제자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늘 노력할게요.
여기까지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교직에 있는 오랜 제자의 톡을 받았다.
고3 담임할 때 마치 내 매니저인 것처럼 복장과 행동과 표정, 행동가짐 등 모든 면에서 나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격없이 지내던 제자였다. 20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친구처럼 편하게 연락한다.
얼마 전 내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주면서 중학교 적응은 잘 되었냐는 질문에 난 메시지에 이렇게 대답했다.
"말로는 웃길 수가 없어서 이 나이에 몸개그를 배워야 할 판이다ㅋ 소통과 유머코드가 안 맞는 거 말고는 그럭저럭 적응 중"
이러니까 제자는 이렇게 답변했다.
"소통과 유머코드가 안 맞으면.. 그냥 다 안 맞는 거 아니예요?ㅠㅠ 우리 은사님의 긍정마인드는 진짜ㅎㅎ"
이런 식이다. 듣고보면 거의 맞는 말이라서 반박불가다.
그 제자가 위의 블로그 내용을 본 생생한 소감...
"쌤ㅎㅎㅎ 블로그 보고 저 빵 터져도 되나요?ㅎㅎㅎ
저도 나중에 저 블로그에 편지 올라가게 작심하고 써볼래요ㅎㅎㅎ"
그러면서 영어공부를 새로 시작하고 싶으니 지금 학생들과 진행하고 있는 영어멘토링 구글클래스룸에 참여해도 되냐며...
"저 진심이예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쌤이 답이예요. 이 멘트 괜찮지 않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청블리ㅋㅋㅋ"
멘트 괜찮냐는 본인의 자화자찬과 억지로 "청블리"를 외쳐 준 노력이 가상해서 소원(?)대로 바로 이렇게 블로그에 올려버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