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24.)백종원의 푸드트럭이라는 프로그램은 푸드트럭을 창업한 사람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이지만 교사로서 학생들을 대할 때의 자세를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1. 손님들의 주의를 끌어야 합니다. 눈을 마주쳐야 하고 관심을 갖게 하면서 소통까지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며 때로는 불쇼나 몸짓 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준비하기도 해야 합니다.
- 교사들 입장에서도 학생들의 주의를 끌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교육의 출발입니다.
2.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메뉴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대표적인 맛에 집중하기 위해 재료도 줄여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 교사들이 수업 준비할 때 제일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무엇을 버리느냐 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화려하고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버림으로 정말 중요한 포인트를 살릴 수 있습니다.
3. 음식에 있어서 맛은 본질이고 맛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 교사 수업의 본질은 수업 자체입니다. 외모와 목소리 말투, 학생들에게 주는 보상 등은 모두 비본질적인 요소입니다. 수업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늘 수업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아껴서는 안 됩니다.
4. 개점 및 폐점 시간은 일정해야 하고 만들어내는 음식의 맛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 일관성 있는 교사의 태도로만 학생들을 납득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즉흥적으로 학생들을 만나거나 수업하는 일은 지양해야 합니다. 철저히 계획해서 치밀하게 실행해야 합니다.
5. 음식만 파는 게 아니라 자존심을 파는 일입니다. 손님들에게 외면당하고 서비스하면서 받는 상처가 두려우면 장사를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 교사들 사이에 교사가 이젠 갑이 아닌 을이라고 말하는 걸 자주 듣습니다. 실제로 부모님이나 학생들의 민원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체벌하거나 심하게 야단치는 것도 금지된 지 오래입니다. 교육적 소신을 펼치다가는 심한 반발과 민원을 마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갈수록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소극적인 자세가 미덕처럼 여기질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교사직이야말로 자발적으로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무시당하고 거절당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들의 아픔에 귀를 기울어야 합니다. 자존심이 망가지고 상처받는 것은 교사의 숙명입니다. 학생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더 이상의 안전지대는 없습니다.
6. 음식을 만드는 것은 자신의 만족을 위한 과정이 아니며 자신의 입맛이 아니라 결국 손님의 입맛에 맞춰야 합니다. 손님이 오지 않는다면 환경이나 홍보 부족 등의 원인이 아니라 결국 자신이 손님의 입맛에 맞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고정 고객이 있는 직장 주변이나 유원지 등에서의 분위기에 맞춰 음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 학생들의 이해 여부에 관계없이 자신의 완결성을 지키기 위한 자기만족적인 수업은 금물입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졸거나 자면 학생들의 문제를 지적하기 전에 자신의 수업을 먼저 돌아보아야 합니다. 저도 한 번씩 학생들이 제 수업의 가치를 몰라본다는 생각에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건 제 잘못이었습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충분히 수업을 준비하지 않은 제 부족함을 학생들에게 전가하려 했었던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분들은 대개 절실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절실함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을 때 나오는 반응입니다. 물론 학생들을 가르칠 때 현재의 수준과 상관없이 절실한 학생들은 교육의 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렇게 절실한 학생을 만나면 교사는 그만큼 쉽고 편안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교사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학생들만 선택하여 만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과 다양한 절실함의 차이들을 개별적으로 인식하며 그들을 교육하는 것이 오랜 교직 경험으로도 제게 변함없이 주어지는 도전이며, 여전히 제게 지루할 겨를이 없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7. 앉아서 안일하게 손님을 맞아서는 안 됩니다.
- 학생들을 대하는 것은 편안한 자리에서 앉아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교재연구나 모든 교육활동도 안일함으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앉아서 수업하는 일도 상상할 수 없겠지요.
꽤 많이 진행된 프로그램 중 단 몇 편만 보고도 이렇게 교직과 대비하여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을 대하는 일들의 근본은 동일한 것 같습니다. 사랑으로 진심을 다하며 헌신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