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암기보다 이해(Feat. 중간고사 공부법)

반 학생들에게 알려준 공부법

by 청블리쌤


중학교와 고등학교 공부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한다면 암기와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중학교는 덜 추상화된 내용을 더 구체적인 사항과 함께 다루는 경향이 있다. 영어의 경우 학생들이 고등학교 가서 당황하는 것이, 단어가 어렵고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추상적이고 학구적인 단어가 주류를 이룬다는 것이다. 알고 있던 단어조차 추상적인 의미로 많이 더 사용된다. 예를 들어 letter는 ‘편지’라는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의미보다, ‘문자, 글자’라는 추상적인 의미로 더 많이 나온다.

그래서 오히려 중학교 과정이 중요하다. 충분히 구체적인 내용으로 명확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후에 추상적인 내용을 배우는 기본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선행이라는 이름으로 중학교 과정을 그냥 건너뛰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중학교 그 과정에서 구체화시키고 형성해야 할 지식의 바탕을 체득하지 못한다.


영어도 수학도 중학교 과정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충분히 많이 다룬다.



고등학교 학습에서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이해의 프레임이다.

중학교 과정은 암기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적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기준만 넘어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오기도 한다. 공부할 내용은 구체적인 내용인데다가 분량도 많지 않아 암기하려는 노력으로도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가면 암기할 분량도 아닌 데다가, 내용은 추상화되어 있고, 깊이가 있으며, 단순한 지식만 묻는 것보다 융합적인 응용력을 묻기도 한다.


즉, 암기에서 이해로 프레임 전환이 되어 있지 않으면 그저 그 순간의 노력과 열정만으로 제대로 뭔가를 해내고 있다는 자신감은 현실에서 찾기가 어렵다.


실제로 중학교 성적으로 자신의 공부 잘한다는 정체성이 확립된 걸로 착각한 학생들은 그 착각의 깊이만큰 고등학교에서 좌절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고 있는 반 학생들에게 이해의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이렇게 제안했다.


1. 과거로 돌아가자

지금 수업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과거의 어느 순간부터 놓쳐버린 뭔가가 있는 것이다. 되돌아가서 반드시 그걸 챙겨야 지금 이 순간의 수업이 의미를 부여받는다. 그게 이해의 연결고리다. 중간에 놓쳐버린 부분들이 있으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결과에 이르렀는지 절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암기하게 되는 거다.


선행이라는 그럴싸한 유혹을 떨쳐버리고 오히려 호시탐탐 뒤를 돌아볼 수 있어야 오히려 그 이해로 생긴 여유로 선행이라는 자연스러운 단계까지도 나아갈 수 있다. 선행만 붙잡고 있으면 현재는 없다. 그저 암기할 현실만 있을 뿐이고, 노력 대비 좌절만 있을 뿐이다.


남들은 앞만 보고 달리는데 뒤돌아보는 건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현실을 냉철하게 잘 살펴봐라. 내가 지금 제대로 이해를 하면서 배움의 즐거움을 찾고 있는지... 오히려 잃어버리고 놓쳐버린 조각들을 완성하고 나면 이후 더 빨라진 걸음에 스스로도 놀라고 있을 거다.



2. 큰 그림을 그리자.

이해과목이라도 암기를 피해 갈 수는 없다. 그걸 최소화시키는 것이 효율적인 학습인 거다.

이해를 위해서는 당장 하는 공부를 완성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공부는 input이고, 시험은 output이다. input이 많아야 output이 많은 거니까 공부를 많이 해야 시험성적이 좋은 건 당연한 거다. 그러나 무턱대고 많이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output이 잘 일어나도록 체계화시키는 과정이다.


서랍에 뭔가를 넣어두면 잃어버린 건 아니지만, 필요할 때 제대로 찾을 수 있으려면 무작정 넣는 것보다 책상 서랍을 칸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기구, 메모지 등 자신의 필요에 따라 미리 구역을 나눠놓고, 해당 구역에 정리해서 넣는다면 output이 쉽고 명확해진다.


시험 볼 때 어디서 본 거 같긴 한데 잘 기억이 안 나는 경우는 이런 구역화가 안 되어서 그런 거다. 게다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단편적인 지식을 그대로 묻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식과의 연관성을 따져가면서 어느 정도 정보처리를 해야 하는 융합적인 문제가 나온다. 그래서 체계화된 지식은 그런 문제 대비는 물론 확장된 응용력을 보장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완전학습에 대한 환상과 욕심은 버린다. 전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우선이다. 역사의 경우 전체 스토리를 대략적으로 그려야 세부적인 사건들이 의미가 생기는 것이니 구체적인 내용까지 머리에 담으려 하지 말고 그냥 공부가 아니라 생각하고 처음엔 일단 쭉 읽어 본 후, 다시 처음부터 점점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하는 거다.


무작정 암기해야 하는 것 같은 영어단어도 목록을 정해 놓고 처음에는 훑어보듯이 빠르게 한 번 쭉 읽는 거다. 그 대신 자주 반복해야하긴 하겠지. 이것이 한 번에 다 끝장내려는 무모한 도전보다 훨씬 편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림을 그릴 때 귀퉁이부터 세밀하게 그리지는 않지. 밑그림을 그리면서 서서히 구체화시키고 세밀하게 다듬게 되잖니. 때로는 수정이 필요하기도 하고.


그냥 처음에는 포기하듯 그냥 보는 거다. 그것 자체로도 큰 그림이 그려진다. 그 대신 자주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신기한 건 그 다음부터다. 두 번, 세 번 읽을 때마다 더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점점 익숙해지기 때문에 그 전에 이해 못 했던 부분을 바라볼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자주 반복했기 때문에 애쓰지 않았는데 암기를 집중적으로 한 것 이상으로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까지 체험할 수 있다.


원리가 중요한 수학이나 과학 등의 과목은 놓쳤던 원리의 조각들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이해의 바탕이 되지만, 그 외의 과목은 이런 식으로 무의미한 단순암기를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더 확실한 지식을 습득할 수가 있는 거다.


그대신 시험공부를 할 경우 주의할 것은 좀 더 일찍 시작해야 하는 거다. 그러니까 시험이 임박해서 하루에 한 과목씩 마스터하겠다는 자세는 위험한 거다. 한 과목을 다 완성할 수도 없지만, 완성했다 하더라도 그 다음날 다를 과목 공부할 때 그 전의 과목 다 증발되고 있을 거다. 이러다간 어떤 과목은 한 번도 제대로 못 보고 시험 보는 수도 있다.


5일간 다섯 과목 시험공부를 해야 한다면 하루에 한 과목씩 5일이 아니라 하루에 다섯 과목을 5일간 하는 거다. 그대신 완전학습한다는 마음으로 너무 세밀하게 시작하면 안 되겠지. 처음엔 전체 조감하듯 이해가 되지 않고, 세부적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도 끝까지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전체 틀 안에서 세부적인 내용들의 유기적인 관계가 눈에 들어오고, 정말 암기 위주의 학습이 필요한 과목이라도 매일 반복되는 친숙함으로 점점 기억에 자리 잡게 되기도 한다. 횟수가 반복될수록 더 자세하게 보게 되면서도 속도는 더 빨라짐을 느낄 수도 있다.


중간고사가 다가오면 적어도 2주 전부터는 이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시험직전에는 쓸 수 없는 방법인 거지.


그런데 시험공부는 사실 시험 직전보다 평소 공부가 더 중요하긴 하잖니. 평소 공부를 완전하게 해 놓은 최상위권 학생들은 시험 직전에는 오히려 더 여유가 있단다. 충분한 수면시간까지 확보하면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시험에 응시하기도 하지. 쌤은 시험기간에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이 잤다.



3. 평상시 공부가 시험공부가 되도록

평소 공부에 이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예습이란다. 수업하기 전 스포당하듯이 수업할 내용을 자세히 보는 게 아니라 전체 내용을 훑어보며 기대감을 갖는 거란다. 입력 전 구역을 정리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 혹 훑어보면서 잘 모르겠다는 부분이 눈에 보이면 수업시간에 해결에 대한 설렘으로 몰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자세하게 볼 필요도 없으니 귀찮아도 수업 전날이나 수업 직전에 배울 내용을 한 번 훑어보는 습관을 장착하도록 애써보렴.


그리고 훑어보는 것만으로 수업의 몰입이 안 되는 학생들이라면 예습을 좀 더 해야 한다. 수업이 이해가 되기 위해 필요한 그 전 시간의 내용 등을 메워야 한다.


이번 드라마 에피소드를 이해하려면, 그 전 에피소드를 알아야 더 재미가 있는 거랑 마찬가지란다. 놓쳤다면 중요한 사항이라도 사전에 알아 두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맞이해야 하는 거지.


그래서 예습은 공부수준에 따라 투입시간과 노력이 다르다. 최상위권은 그야말로 목차만 훑어도 효과가 있는 거다. 그걸 어떻게 판단하냐고? 수업 들어보면 안다. 수업이 이해가 안 된다면 예습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미니까 더 투자를 해야 하는 거고.


수업이 이해가 되었다면 그 다음 복습을 한다. 이해를 다 했더라도 망각곡선을 피해 갈 수 없거든.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니 수업 직후 금방 배운 내용을 살짝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망각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그날이 지나기 전 적은 시간을 들여서 한 번 더 복습하는 거다. 수업에 몰입해서 이해를 잘했다면 복습시간은 거의 찰나의 시간만 필요하다.


이렇게 평소에 공부를 해두면, 그게 고등학교, 대학교 공부라도 시험은 약간 과장하면 설렘이나 기대감으로 맞이하는 행사가 된다. 시험성적 때문에 즐기면서 공부할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 시험기간의 밤을 새워가는 고통을 면제받는다는 것이지.



4. 혼자 하는 공부가 중요하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학원만 다닌다고 이런 과정을 제대로 해낼 시간이 없잖니. 학원에서 배우는 내용을 소화하기 위한 예습, 복습의 과정까지 생각한다면 물리적으로 완전학습은 불가능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학원 다니는 시간의 양으로 공부시간을 퉁치지 마라. 혼자 해야 진짜 공부다. 그 기준이 되는 것은 학교 수업인 거고. 그 진도에 맞춰서 각자 다른 수준에 맞게 수업이 이해가 되도록, 이해된 걸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애써 보렴. 학원은 혼자서 할 수 없는 부분의 도움을 받는 주도적인 선택의 과정이어야 한다.


실은 이게 가장 이상적인 중간고사 공부법이다. 늘 시험 망치고 나면 다음번에는 더 일찍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다짐만 하지. 다음번에는 더 일찍 시작하는 게 아니라 그냥 평소 삶으로 하는 거다. 시험 준비를...




모두에게 적용되는 일반적인 공부법은 전체 시간에 이야기하고, 개별화된 이야기는 각자의 플래너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상담하도록 하자. 1차 상담은 전체를 대상으로 했지만, 학습상담은 모두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을 거다. 직접 공부를 해보고 의문이 생기고 고민이 생기는 사람들만 만난다. 혼자서 잘 하고 있다는 사람들에게도 개입하고 끼어들 생각은 없으니 안심해라. 중요한 건 제대로 한다는 확신보다 일단 시작하는 거란다. 시작하고 실행하는 사람만 내가 도와줄 수 있다. 내 도움은 여러분들의 고민과 절실함과 만나야 의미가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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