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이자 삼성전자 회장 자리까지 오른 신화적 인물의 화제작입니다. 회사 경영진 입장에서 훨씬 더 도움이 될 만한 리더, 조직, 전략, 인재 등에 관한 세부적인 체험에서 나온 노하우와 정보들이 가득하지만 일반 개인이라도 얻어낼 수 있는 교훈이 많았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그저 담임교사로서의 역할만 하고 싶은데 부장교사가 되라는 압박이 나이가 들수록 심해져 강제로 리더가 되어야 할 상황입니다. 부장과 담임을 기피하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이젠 더 이상 교사의 기본 자질이 희생과 헌신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사교육의 영향력이 큰 것과 교권이 추락하고 자칫 교사의 열정이 학부모나 학생들의 민원의 대상이 되는 시대상이 학교에도 예외가 아님을 느끼고 있지만 아이들의 배움에 대한 진실하고 간절한 요구도 외면하는 교사들이 사무적인 태도에 분노가 치밀기도 합니다.
그렇게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교사로서의 리더 역할을 고민하였고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교훈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책의 내용 중 몇 구절을 보며 함께 나누려 합니다.
리더의 조건
내면의 덕목 : 진솔함(Integrity), 겸손(Humility), 무사욕(No Greed)
외적 덕목 : 통찰력(Insight), 결단력(Decision), 실행력(Execution), 지속력(Sustainability)
저자는 외적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력이지만 리더로서는 모든 자질을 다 갖추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리더는 진심으로 모두를 대하고 누구에게서나 배우려는 자기를 낮추며 자신의 사욕을 추구하지 않는 기본기를 갖춘 후에는 끊임없는 독서나 대화나 배움을 통해 통찰력을 키워나가고 결정에 대한 확신과 구체적으로 추구하려는 실행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패와 위기를 겪으면서도 끝까지 한결같이 이러한 역량을 발휘하도록 자리를 지키는 것이 뒷받침되어야 하지요.
아무나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완벽함이 아니라 그저 이런 방향성으로 최선을 다하려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의 부족함을 위로하였습니다.
제가 막 임원이 되었을 때, “이제 임원이 되었으니 직장이냐, 가정이냐, 선택을 해라!”하시면서 밤늦게 일을 하도록 강요하는 선배가 있었습니다. 제가 그런 전통에 익숙한 후배 임원들에게 늘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임원을 시킬 때 회사가 원하는 것은 일하는 실력을 늘리라는 것이지, 일하는 시간을 늘리라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난 2년 동안 일요일에도 출근해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일요일에도 일한다는 것은 열심히 일한다는 뜻이 아니라, 주 6일 동안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자랑이 아니라 수치입니다.
양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양이 뒷받침이 되지 않는 질에 대한 집착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교 현장에서도 욕심만 앞서서 집중력을 높인 질적 공부보다 양적 공부에 집착하는 학생과 학부모님이 너무 많습니다. 학원도 많이 다닐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면과 휴식을 생략하고 효율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데 말이지요.
먼저 과도하게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만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됩니다. 그러려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될 일 목록’을 만드는 것입니다.
명작이 탄생되기 위해서는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야 합니다. 생텍쥐페리의 명언인 ‘완벽하다는 건 무엇 하나 덧붙일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입니다. 때론 뭔가를 계속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힘듭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이런 고민 상담을 자주 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날로 더 커지니 공부 외에도 학교 행사나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어 이것저것 참가신청을 해놓고 정작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소연을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저는 ‘뭔가 하기로 선택한다는 것은 모든 가능성 위에 하나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것만큼 하나를 빼는 것이다. 심지어 내신 등급 하나를 포기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 해라.’라고 말해줍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내신이 좋지 않으면 다른 활동을 열심히 하고도 1단계에서 불합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우수한 고등학교가 아닌 경우는 더 그러합니다.
우선순위를 정하여서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가지치기 하는 것이 주어진 모든 것을 열심히 하려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특히 의욕이 넘치고 성취 의지가 높은 경우에 더 그러합니다.
그리고 우수한 학교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이미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공부의 많은 부분을 어느 정도 소화하고 입학한 터라 고등학교 생활 중 공부에 여유가 있어 많은 활동을 하면서도 성적을 유지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활동에만 집중할 경우 수능 대비는 물론 내신대비까지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 교사로서 학생들이 못 보는 방향을 제시하고 잘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려고 하지만 모두가 교사의 조언을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몇 년 전 제자는 너무 활동에 욕심을 내어 학업에 덜 충실한 것 같아 끊임없이 조언을 하였지만 자기 스타일대로 준비를 하였는데 나중에 연락이 와서 1,2학년 때 스펙을 하나도 써먹지 못하고 그저 논술로 고려대를 진학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학생이 제 조언을 따랐다면 서울대를 갈 수 있었겠지만 저는 그 학생의 기질에 맞게 잘 된 거라고 축하해주었습니다. 그런 활동들을 통해 행복했고 또 그런 기질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학교와 학과에 진학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고등학생들은 인생을 바꿀 중요한 선택들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 선택은 다 가지고 나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를 다 버리고 하나만 남겨 두는 것일 수 있어 두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이 내가 앞으로 이룩하고 싶은 목표나 목적의 출발점이 됩니다. 무조건 전교 1등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어리석은 것입니다. 전교 꼴등인 학생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서 전교 1등이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의 현재 상황입니다. 그래야만 그 사람이나 조직의 목표가 설정될 수 있습니다.
목표는 동일할 수 있어도 출발점은 다 다릅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목표는 의미가 없습니다. 많은 고등학생들이 명문대 진학과 수능 대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자신의 출발점을 인정하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으며 사교육이 또한 이를 부추깁니다. 무분별한 선행학습이나 너무 어려운 수준의 학습은 출발점을 무시하고 모두를 획일적인 틀 안에서 학생들을 좌절시키는 것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그저 그렇게 열심히 하면 될 거라는 환상을 가지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비참해도 자신의 자리를 인정하고 기본기부터 다져 가야 합니다. 상대평가와 경쟁의 구조에서 당연히 남과 비교하는 것을 그만두기는 쉽지 않지만 자신의 실력 성장은 실은 다른 사람의 성장 속도와 관계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동아리 활동으로 자신의 꿈을 설계해보라는 미션을 주었습니다.
기업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기법인 SWOT 기법을 알려주었습니다.
SWOT 기법이란 기업의 환경분석을 통해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아래의 예를 학생들에게 제시하였습니다.
Strength 나의 능력, Weakness 현실적 제약, Opportunity 최선의 결과, Threat 최악의 결과
예: 좋아하는 일은 뮤지컬 배우,
S 춤 솜씨와 열성적 노력, W 발성과 성량의 부족, O 춤 잘 추는 조연 배우, T 평생 단역 배우
그래서 뮤지컬로 대성하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춤 실력을 살려 댄서로 성공하겠다는 목표로 수정
각자 고민한 내용을 조별로 나눔을 시키니 자신의 현실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합니다.
현실에 바탕을 두지 않는 꿈은 그저 깨야 할 꿈일 뿐입니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는 세계 1등, 그것도 압도적 1등이 아니면 지속 성장마저 어려운 환경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격차를 벌릴 만큼 벌려놓자, 후발업체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기술적 격차를 벌리자는 ‘초격차 전략’을 고수했습니다.
1980년대 반도체 산업이 형성되었는데 그때부터 2000년대까지 20여 개 이상의 회사들이 무한 경쟁의 치킨 게임을 벌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를 중심으로 개선이 아닌 혁신을 통해 소위 ‘초격차 전략’을 구사하여 대성공을 거둔 것이지요. 혁신의 과정에서 이미 세계 1위인데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냐는 반발이 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현상 유지에 만족하지 않고 혁신을 통한 변화를 선택하여 성공한 것입니다.
우리는 기업을 이끄는 리더는 아니지만 모두 우리의 삶을 영위해 갑니다. 자신의 고집과 자아를 유지하며 현실에 안주하면 낙오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교에서도 바람직한 학습방향을 제시해도 끝까지 자신만의 방법을 고수하고 절대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 학생들은 수업도 자기 기준에서 필터링해서 듣기도 하며 시험 볼 때 출제자의 의도보다 자신의 고집으로 문제를 틀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실패의 위험이 크며 재수를 해도 성적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경쟁을 전제로 한 초격차 전략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상대평가의 우위가 아니라 스스로의 자아를 실현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자신의 걸음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을 앞서려고만 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을 변화시키며 혁신의 전략에 동참하는 것이 미래를 대비한 우리의 삶의 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