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반 학부모님들께 드리는 담임편지

by 청블리쌤

안녕하세요? 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담임교사 영어과 ***입니다.

댁내 평안하신지요?

저는 코로나라는 혼란으로 인해 일상에 대한 재정의를 강요받는 시대에, 오히려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의 축복에 더 감사하는 법을 나이가 들어서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학년 초, 설레는 마음으로 반 학생들과의 만남을 기대했었는데, 거의 한 달이 지난 3월 30일이 되어서야 우리반은 완전체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힘겨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고생하셨을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저도 가슴이 아픕니다.

부디 우리 아이들이 코로나상황이 아니라도 현실이나 상황이 바뀔 수 없다면 아픔 속에서도 당당하게 맞서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더 키우며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아이가 중3이 되었다는 것은 삶의 큰 물줄기를 결정하는 선택이라는 삶의 무게를 아이와 학부모님이 함께 느끼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을 염두에 두고 어느 정도의 대학이나 학과를 가겠다는 것이 구체화되지 않았더라도, 대략 특목고, 일반고, 특성화고 중에 어떤 고등학교를 진학할지를 결정할 순간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 아직 중3 내신성적 60%의 가능성을 두고, 후회를 남기지 않는 노력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배워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이 부모님의 각본대로 절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실의 벽과 무게만큼 부모님의 고민과 시름도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은 사춘기라는 비장의 무기(?)로 부모님의 간섭에 대한 방어벽을 치고 있으니 그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으시겠지요.

저도 두 딸을 키우면서 겪었던 일입니다. 큰 딸은 대학교 3학년, 작은 딸은 고등학교 3학년인데, 고등학교를 가거나, 대학교를 간다고 마음이 더 편해지고, 뭔가가 확실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삶에서 고등학교입시는 당장 넘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첫 미션이긴 합니다.

그런 가장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을 만난 저는, 그 무게와 책임감을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함께 나눌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공부를 하는 것도 아이 자신이고, 진로에 대해서도 아이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인 것이 맞습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어른들은 더 답답한 심정입니다. 마치 아이가 아플 때 대신 아파주고 싶은 심정을 현실로 이룰 수 없는 것에 견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23년 이상 고등학교에서만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중학교는 작년에 처음 와서 올해 3학년 담임 2년차입니다. 고등학교에 와서 후회하는 아이들을 계속 지켜봤기 때문에 중학교 때, 특히 중 3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잘 알 것 같습니다. 마치 아이들의 후회를 미래에 가서 미리 겪어보고 돌아온 시간여행자라는 생각이 한 번씩 들기도 합니다.

물론 누구나 대개 후회할 만한 일이 생기거나 마감에 대한 압박감이 있어야 겨우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특히 중3 과정에서 아이들이 감당할 수만 있다면 억지로라도 뭔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간절함이 생기는 때를 기다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대개 중간고사가 다가오거나, 학원에 갈 때가 되어야 공부를 합니다. 그렇게라도 한다는 건 나름 모범생이며, 중학교에서 성적도 나쁘지는 않다는 걸 의미할 겁니다.

그런데 진짜 공부를 잘하려면 그 두 가지 이유가 아니라도 공부할 수 있는 습관형성이 필요합니다.

부모님들께 미리 동의를 구했어야 하는데, 제 교육적 소신으로 이미 학급 운영을 시작해 놓고 편지로 양해를 구하려 합니다. 그럼에도 혹 학반에서 제가 실시하는 아래의 활동을 강요하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제게 개별적으로 연락 주시면 그 학생은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인 학급 운영 및 교육 방향>

1) 읽기 습관의 중요성

모든 공부능력의 바탕이 됩니다. 즉 말귀를 빨리 알아듣고, 읽거나 듣는 내용의 인과관계를 추론하여 암기가 아닌 이해의 방법으로 학습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본이 됩니다. 영어단어, 수학문제 하나에 비해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 우선순위가 밀린다면 고등학교 가서도 학습속도나 효율성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뭔가 절실해서 시작하면 늦습니다. 중3도 여유 있는 시작 시기는 아니지만,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읽어야 합니다. 읽기는 국어실력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읽기를 할수록 어떤 글이든 읽는 속도와 이해력이 빨라집니다.

아이들이 꾸준한 독서습관을 시작하기 위해 제가 타협할 수 없는 최소한의 독서 시간은 아침 등교 직후 8시 40분부터 8시 55분까지 15분의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는 독서 외에 학원 숙제나 다른 공부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단,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독서가 아닌 시험공부를 허용하려 합니다.

제 욕심으로는 점심시간까지도 독서를 시키고 싶지만, 처음부터 무리하면 역효과가 있을 것 같아 점심시간을 자율로 맡겨 두었습니다. 학원 숙제나 다른 공부는 점심시간을 활용하면 됩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휴대폰은 아침에 수거해서 종례할 때 나눠줍니다.

2) 꾸준한 단계별 영어단어의 중요성

영어능력의 70-80% 이상은 영어단어 실력입니다. 우리 반은 매일 아침 20개 범위의 단어시험을 칩니다. 중1 수준의 단어로 시작해서 장기적으로 고등학교 기본 단어까지 커버할 생각입니다. 학반에 학습도우미를 선정했고, 학생들 자율적으로 등교 직후 8시 35분이 되면 바로 단어시험에 참여합니다. 채점은 스스로 하면서 점검합니다.

독서처럼 영어단어도 1, 2주나 한두 달 만에 뭔가를 이뤄내는 과정이 아닙니다. 당장 중학교 내신성적에도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잘 수료한 학생들은 특히 고등학교 진학했을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약할 내공과 힘이 준비될 거라 믿습니다.

실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형성이 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물론 무대는 제가 마련했지만 무대에 올라서는 건 학생들의 몫입니다. 형식적인 참여가 아니라 아침마다 열심을 다하는 학생들이 차츰 더 늘어나기를 기대합니다.

3)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

아이들은 학원에 가는 스케줄에 맞춰 숙제를 할 뿐, 자유롭게 주어지는 시간에 무엇을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학원외에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학원만 다니는 건 절대로 공부가 아니라고 학생들에게 늘 강조합니다. 배운 내용을 스스로 학습하지 않으면 학교에서나 학원에서 배운 건, 선생님들의 수업이라는 공연을 그저 구경만 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습플래너를 주 1회 검사하면서 아이들에게 강조하려 합니다. 공부의 목적과 동기유발의 시작이고, 자기주도학습 습관 형성의 필수코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제대로 할 것을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습니다. 서툴러도, 자기 역량껏 조금씩, 흉내라도 내다보면 서서히 좋아지는 것이 공부습관이어야 합니다. 완성된 모습을 정해 놓고 그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다그치면 지속할 힘도, 시작할 용기도 얻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제 보다 나아진 오늘이고 훨씬 더 좋아질 내일입니다.

저는 그런 믿음의 눈으로 아이들의 잠재성까지 고려하면서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좋아질 기회도 없습니다. 늘 아이들의 초라한 시작을 응원하고 서투른 발걸음에 박수를 보내려 합니다.

4) 공교육 영어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영어멘토링을 학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교육현장에서 17년째 해오고 있고, 학습효과나 학생들의 교육적 변화는 대구여고, 사대부고 등에서도 이미 검증된 내용입니다.

아이들이 수준별로 체계화한 제 콘텐츠형 동영상강의를 수강하고, 각자 영어단어를 수준별로 공부하면서 온라인 단어시험을 응시합니다. 그리고 학습진도표를 작성해서 주 1회 제게 대면점검 혹은 온라인 점검을 받습니다.

교육청 지원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관련 교재를 무상으로 지급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수준에 따라 진도를 조정할 수 있고, 욕심이 나면 중학교 졸업하기 전에 고등학교 기본기까지 완성할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공부가 그렇듯이 욕심이 난다고 결론을 정해 놓고 그 수준으로 아이들을 강요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그저 남들의 속도를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출발점에서 감당할 수 있는 분량을 조금씩이라도 매일 할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멈추지 않으면 결국은 도달할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과정 중의 한 걸음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매 순간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3학년 전체 85명 정도가 참여하는데 우리반 26명 중 16명이 참여합니다. 제일 많은 인원입니다. 이 과정은 의무가 아닙니다. 학원과 병행하기 어려운 면도 있을 것이니 부담이 되면 강요하지 않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 부모님의 욕심으로 억지로 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되, 혹 나중에라도 추가 신청을 원하면 학생이 제게 직접 이야기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85명의 수준이 다 달라서 각자의 출발점과 속도를 다 존중해 주고 있으니 늦은 시작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간절함으로 내민 손은 절대로 놓지 않는 것이 제 원칙이지만, 제가 강제로 손을 잡아 이끌 수는 없습니다.

5) 학습상담

모든 아이들과 한 번씩 상담을 하였습니다. 이후에는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학습코칭이나 학교생활, 진로, 고등학교 준비 등에 대한 상담을 하려 합니다. 학교 일과 중에는 시간이 잘 안 날 경우 하교 후 아이와 전화상담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6) 학반에서의 아이들 역할

역할 실명제로 아이들의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골고루 역할이 분배되도록 고민을 많이 했고 되도록 학생들이 자신의 역할을 선택하도록 기회를 주었습니다. 휴대폰 수거 도우미, 게시판관리도우미, 분리수거도우미, 가정통신문 배부 및 수거 도우미, 에너지도우미, 온라인수업도우미, 태블릿 도우미 등을 자원받았고, 그 외 교실 칠판 관리 및 점심시간 수저 배급 도우미는 4주마다 당번으로 참여합니다.

교실청소도 요일을 지정하여 그룹별로 협력하도록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는 있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역할에 영혼을 담아 진심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게 진심을 다한 것만큼 아이들의 인성과 사회성과 책임감이 성장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7) 공정한 학급운영

아이들이 성적이나 다른 외적, 내적 요인 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도록 애쓰겠습니다.

한 예로 자리배치는 2주에 한 번 정도 추첨으로 결정합니다. 단, 맨 앞자리나 맨 뒷자리가 부담되거나 불편한 경우에만 서로 자리를 맞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8) 자가진단 및 등교시간관리

자가진단은 집에서 나서기 전에 이뤄져야 합니다.

아침 등교는 8시 35분 전에 입실하여 단어시험 준비를 하는 것으로 지각체크를 합니다. 단어시험이 시작되면 교실에 입실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벌청소를 시키거나 벌점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지도를 합니다. 26명 중 24명의 학생은 거의 매일 지각없이 늘 성실하게 자리를 지킵니다. 2명의 학생도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또 이제까지 잘해왔던 학생들도 끝까지 일관되게 성실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집에서도 지도 잘 부탁드립니다. 학교에서만 교육이 힘들다고 판단되는 상습지각의 경우 전화를 드려 대책을 의논 드릴 수도 있습니다.

9) 건강관리

이게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코로나 아니라도 그렇습니다. 혹 아이에게 불편한 증상이 있어 지각 및 결석을 해야 할 경우 연락 주시고, 학교에서 아파서 조퇴를 할 경우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겠지만, 혹 통화가 안 될 경우 문자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10) 진로와 학교선택

고입에 반영되는 성적은 2학년 내신이 40%, 3학년 내신이 60% 반영되고 생활점수도 있습니다. 미인정 지각이나 결석 등이 있으면 감점이 되니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봉사점수는 1년에 20시간 이상이 만점이어서 개별 봉사활동이 필요했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5시간 이상이면 만점인데, 이는 학교에 결석하지 않고 대청소 등의 교내봉사에 참여만 하면 채워지는 시간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신의 경우 총점이나 전체평균이 중요한 게 아니고, 각 과목별로 절대평가 등급이 중요합니다. 100점과 90점은 똑같이 A입니다. 10점 간격으로 B(80-), C(70-), D(60-), E(60점 미만)가 매겨집니다.

주의하실 것은 59점이나 0점이나 평점이 E로 똑같다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모든 과목수업에 집중하면서 꾸준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좋지만, 중간고사 성적을 보고 기말고사에는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내신성적만을 위해서라면 점수를 좀 더 받을 수 있는 과목에 치중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물론 고등학교 진학해서 필요한 기본기를 생각한다면 국어, 영어, 수학의 평상시 공부가 절실하긴 합니다.

11) 평상시 학습

제가 학반에서 강조하는 것이 꾸준함습관입니다. 그리고 수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업에 이해가 안 되면 예습을 더 많이 하고, 수업 후에는 잊어버리지 않도록 복습을 합니다. 혼자 힘으로 도저히 해낼 수 없을 때 학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부분만 자기주도성을 가지고 학원을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공부는 2가지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학교 내신과 고등학교 준비입니다. 고등학교 준비가 선행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단계를 건너 뛴 선행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선행을 하기 때문에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잘하게 되면 선행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준비는 습관기본기입니다.

국어의 기본기는 읽기입니다.

수학의 기본기는 선행이 아니라 후행을 통한 부족한 부분 채우기와 본 수업 나갈 때의 깊이입니다.

영어의 기본기는 꾸준한 단계별 단어학습 및 문장해석을 위한 활용문법학습입니다. 제가 실시하는 영어멘토링은 습관과 영어기본기를 위한 특화된 과정입니다.

그리고 어떤 영역이든 자신만의 출발점과 속도가 중요합니다.

12) 진로

진로를 빨리 정할수록 유리하지만 조급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학생들 지금 결혼할 배우자를 만나기를 기대할 수 없는 것처럼, 진로도 지금의 가치관과 준비도로 명확하게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한 미션일 수도 있습니다. 그대신 진로에 대한 고민은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저도 고민을 시작하지 않는 학생을 도와줄 수 없습니다. 독서 등의 간접체험과 학교공부를 통해 흥미와 관심사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특성화고와 일반고의 결정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보통 일반고 불합격하면 특성화고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고입 전형 일정상 일반고 지원하기 전 대입의 수시모집처럼 특성화고를 먼저 지원합니다. 그래야 원하는 특성화고를 선택해서 갈 수가 있습니다. 일반고에 불합격한 경우 특성화고를 지원할 기회가 생기긴 하는데, 이는 1월에 추가모집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추가모집은 미달된 학교의 학과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지도 않고 합격을 보장할 수도 없습니다.

혹은 특성화고를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가 3학년 내신까지 마무리하고 일반고 합격권이 아닐 경우 당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고 컷을 넘지 못하면 일반고 진학의 의사가 아무리 절실해도 방법이 없어 안타까워하는 경우를 작년에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니 고민을 미리 해 보았는데 정말 특성화고에 진학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 그런데도 내신이 일반고 진학을 장담할 수 없는 성적이라면 지금 이 순간 내신 성적에 몰입해야 합니다.

저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면서 격려하면서 학습코칭을 하고, 때로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지금 이 순간 노력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에 대해서도 계속 상기시키면서 아이들이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제 역할에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선택도, 그 선택을 위한 준비로서의 공부도 학생 스스로가 주인공이어야 하며, 주인공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3) 더불어 행복한 학교생활

아이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도록 배려하는데 초점을 맞춰 학급을 운영하겠습니다. 서로에 대한 이야기는 좋은 것이든 아니든 특히 SNS 상에서 절대로 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주겠습니다. 가정에서도 더불어 함께 하는 공동체 생활에 대해서도 강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상황이어서 서로 더 적극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물리적 거리의 한계나, 학교 행사를 예전처럼 진행하지 못하는 한계는 분명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서로 진심을 나누며 즐거워할 수 있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결과나 도달점으로 말하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아이들이 과정의 즐거움을 놓치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꽃향기를 맡으면서, 잠시 멈춰 서로를 돌아보면서,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서로 배워 가면 좋겠습니다. 담임이 그 모든 걸 다 이뤄낼 수는 없지만, 저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담임으로서 저는 아이들의 행복과 성장을 끊임없이 응원하며 지지하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첫 날 타임캡슐 꿈종이를 적어보는 미션을 주었습니다. 1년 후 자신에게 쓰는 편지컨셉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의미 있는 순간들을 지내며, 졸업하는 그 순간 꿈종이를 받아들며 자신들의 성장을 감격스럽게 감동하는 모습을 부모님들과 함께 그려봅니다.

아이들이 찬란하고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가는 데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며, 아이들의 행복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매 순간 진심을 다하겠습니다.

부모님들도 아이들과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행복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시길 응원합니다.

1년간 보내주실 응원과 신뢰에 미리 감사합니다.

2022년 4월 담임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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