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생 선생님들께 편지(15년 전 첫 교생지도할 때)

by 청블리쌤

2007년, 벌써 15년 전, 난 아직 교생 같은 느낌으로 교생선생님들을 처음 만났다. 준비 없이 부모가 되는 것처럼...

다음 주 교생지도를 앞두고 예전 자료를 찾아보다가 첫 교생지도할 때 교생선생님 일지에 붙여 드렸던 편지를 발견했다. 교생선생님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던 젊은 시절의 기록 그대로 소개하려 한다.

그 이후로 나도 15년이 흘렀지만, 나도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는지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


일단 교생선생님들을 위해 <교사의 기본자세>로 전달해 드렸던 예전 포스팅 링크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1043706876



<첫 번째 메시지>

교생 기간은 축복의 시간입니다. 자신이 배우고 싶은 만큼 배울 수 있고 가져가고 싶은 만큼 추억을 만드시게 됩니다.

맘껏 사랑하고 맘껏 모험하세요.

실수하거나 실패해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시기가 교생기간입니다.

교사는 앞으로 계속 하시겠지만, 교생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1. 차분한 수업분위기 vs 활발한 수업분위기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압박하여 학생들이 잠도 못 자게 하고 예습복습을 시키는 선생님들을 보면 저도 부러워요. 제 교생때 지도쌤이 그런 스타일이셨는데, 그러시면서도 쉬는시간마다 부진한 학생들 불러다 지도하시는 열정적인 모습은 아직도 제가 목표로 하는 교사상입니다.

무슨 일이든 일관된 원칙이 필요하죠. 학생들이 적어도 저 선생님은 저건 허용하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규범.. 그건 카리스마가 아니라도 됩니다. 처음에 마음이 약해서 자는 애들 한 둘 씩 내버려 두거나 소란스러운 학생들 적당히 두게 되면 그 다음 전체를 통제할 기회를 상실하게 되지요. (예외를 인정하면 그 규칙은 효력을 상실함.. 기억나시죠?)

교직에서 애들을 맡게 되었을 때 첫 시간엔 늘 지침을 제시하세요. 자는 애들, 떠드는 애들을 어떻게 하겠다 하는.. 그리고 무조건 그 원칙을 적용하고 평소에는 그저 자신의 스타일대로 학생들을 대하면 됩니다.


2. 교생의 특권 두 번째..

교사와 학생 두 입장 모두가 이해되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학생입장이 될 수 있고 동시에 교사가 되었다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현직에 나가면 귀가 차츰 닫히게 되고 그건 자신의 교수방법에만 닫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소리에도 귀를 닫게 되는 슬픈 일이 일어나죠.

교직에 나가서도 교생때 만큼은 안되겠지만 귀를 열어 놓으세요. 물론 지금 들을 수 있을 때 학생들의 입장에서 많이 들어 놓으면 나중에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되구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학생들과의 거리가 멀어집니다. 젊을 때는 노력 없이도 학생들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깝지만 나이가 들수록 노력해야 합니다.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학생의 입장에 서기로 한 결심! 훌륭합니다. 갈수록 더 힘들어질 것을 각오하시고 계속 노력하세요.



<두 번째 메시지>

완전히 대비되는 두 가지 수업유형으로 고민하시는 흔적이 역력하네요. 그 고민의 답은 스스로 찾으셔야 하구요, 그 찾는 과정에서 본인의 스타일과 개성으로 결정을 해야 하지요. 무조건 모방하는 건 위험하니까요..


1. 제 수업 평가

학생들과의 상호 활동이 전혀 없는 일방적인 수업의 전형

인강을 포함한 대부분의 학원강의와 고3 스타일의 강의가 이러함

교수방법은 유지하고 가르치는 내용의 준비도에 따라 좌우되는 수업

단기간에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입시위주의 수업(단, 학생들의 인내와 적극적 노력이 전제)


2. 김**쌤수업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창의적수업

교생들의 수업과 일선에서는 연구수업에서는 거의 이런 흐름으로 수업함

끊임없는 방법에 대한 연구와 학생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

교사의 성격에 따라 저처럼 소심하고 비활동적인 교사는 방법을 알아도 실행하기 어려움

(실제로, 고3만 주로 하신 쌤이나, 저도 김**쌤 연구수업 보면서 우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거 못하겠다고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3. 두 가지 수업을 병행할 방법은?

일단 쉽지 않음. 교재내용뿐 아니라 그 방법도 평생 연구해야 할 이유 있음

그걸 연구하지 않으면 결국 제 수업처럼 틀은 고정해놓고 내용만 연구하게 됨.


4. 영어 자체를 가르치나 vs 수능을 대비해야 하나?

고2, 고3을 가르치게 될수록 고민이 필요 없음. 학교수업도 수능처럼 하기 때문에 내신이나 수능이나 문제유형이 같고 수능식으로 수업을 하게 됨

진정한 영어학습은 수능후에야 이루어질 수 있음


5. 학생들의 반응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시도 다가오고 아이들이 활동자체를 귀찮아함. 대부분 선생님의 수업방식에 익숙해진 애들은 사실 기존의 수동적인 방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 실력이 없는 애들은 시키는 걸 귀찮아하고, 실력이 있는 아이들은 그런 활동들을 시간낭비라고 생각함. 학원강의나 EBS강의가 주류를 이루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수동적인 수업에 길들여지고 그걸 바라게 됨(제 수업에 높은 점수를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니 오해하지 말 것)


6. 영어독해지도 단계는?

일단 어휘가 안되면 아무것도 안되기 때문에 지금 2학년 학생들은 어휘학습에 초점을 맞춤. 매시간 단어 테스트(처음부터 배운단어까지.. 선생님들께 드린 단어프린트참고)해서 관리

해석수업위주(일단 알게된 어휘를 활용해서 주어, 동사, 목적어에 따른 정확한 해석.. 이걸 구문독해라고 함.. 다양한 구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해석력을 키움)

2학년말까지 해석수업위주로 하면.. 3학년 때는 독해중심..

모든 문장을 기계적으로 다 꼼꼼하게 해석할 필요 없이 내용파악에 초점을 맞추고 문제가 요구하는 대로 읽는 방식을 달리하는 다양한 독해기법을 연습함.. 물론 구문과 어휘는 계속 병행함

학생들이 차분히 어휘를 공부하게 하고, 수업준비를 할 수 있는 예습을 유도하는 것이 관건임



<세 번째 메시지>

1. 첫수업에 대한 중압감

뭐든 처음하는 건 두렵지요. 일어나지 않을 일까지도 같이 걱정하니까요..

그리고 그 첫수업이 끝났을 때 몰려오는 말할 수 없는 허탈감과 힘겨움.. 또 예상치 못했던 결과로 인한, 아니 어쩌면 그럴 거라고 걱정했던 것이 그대로 실현되는 좌절감..

그런 걸 겪으셨다면 분명 발전할 수 있다는 sign 이예요.


첫수업을 해보면, 실수한 것, 준비도에 따른 반응, 학습자들의 수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을 제쳐두고라도 가르치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능력을 고민하게 되는데요..

그때 같이 교생 나왔던 제 동기들은 울면서 자신은 교사의 자질이 없는 것 같다고 좌절했더랬죠.

그런데 그 동기들이 지금 다 잘나가는 교사로 활약하고 있답니다.

출발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요. 실제로 교사로 서셔서 감당하실 아름다운 일들에 비교하면요.


아쉬운 점이 있으시다면, 그걸 느끼실 수 있다면 발전할 준비가 되신 거예요.


노력 없이 안되는 일이 없습니다. 저도 너무도 자주 교사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에 대해 좌절하고 교사를 그만두어야지, 다른 길을 찾아야지 하면서 힘들어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를 붙잡아 준 것은 아이들이었어요. 아이들의 웃음을 뒤로하고 제가 어딜 갈 수 있겠다는 건지.. 그러면서 다시 힘을 내요.


스스로에 대해서 만족하는 순간 아니 스스로가 어떻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고민을 멈추는 순간 성장은 멈춰버리게 되고, 당연히 애들에게도 귀를 닫게 되지요. 아이들의 불만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구요.


2. 수업해보시고 교생참관하시면서 소감 쓰신 글들에 대해서..

하루하루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구체화되고, 스스로 체험하는 가운데 방법을 찾게 되고 그러면서 진정한 교사로 거듭나고 있음을 느끼게 되네요. 이게 교생실습의 위력이구나.. 하는 감탄과 함께 선생님들을 바라보게 되구요.

지금 되도록 실패와 실수를 많이 경험하세요. 그런 만큼 더 준비될 겁니다.

한 시간 한 시간 수업을 해나가는 걸 너무도 아쉬워하면서 주어진 기회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으세요.


3. 학급관리에 대해서..

다음번 교실에 가실 때에는 제가 동행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권위를 인정해 주길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는대로 밀고 나가세요. 그리고 기억하세요. 아직 완전한 담임교사로서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만족스럽지 못할 겁니다. 그러면 상상을 하세요. 진정 담임교사라면 무엇을 갖추고 준비할지에 대해서...

그리고 슬슬 수업에 여유가 생기시면 아이들 다양하게 자주 만나시고 선생님들의 선한 영향력을 끼쳐드릴 것을 부탁드릴게요. 교생선생님의 위치 자체가 아이들에겐 role model이랍니다. 혹 잘못될까 걱정하지 마시고, 선한 의도로 다가가신다면 괜찮을 거예요.



<네 번째 메시지>

1. 상담에 대한 의견

상담의 다양한 기법에 대해서 들으셨는데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들어주는 겁니다. 대개 진심으로 들어주면 학생 스스로 해결책을 찾습니다.

특히 여학생들과 상담할 때 제가 준비했던 것은 공감해 줄 수 있는 열린 마음과 티슈뿐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줄 때 흘리는 눈물만 닦아줄 준비만 되어 있으면 되는 거죠. 해결책 제시는 그에 비하면 사소한 일입니다. 다양한 상담기법도 검증된 방법이긴 하나 또한 이에 비하면 사소한 테크닉에 불과합니다.


2. 학교교육의 이상화

어제 수업에 대해서 말씀드릴 때도 한계를 느꼈지만..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 또한 고민거리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상황이 달라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고 말합니다. 진정한 변화는 자신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틀을 벗어나려 하지 말고 틀안에서 자유를 누리라고, 그 안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으라고 말이죠. 소시민적인 생각인지는 모르나 그게 현실입니다.

고등학교 때 감동 깊게 본 영화 죽은시인의사회... 나도 키팅같은 선생님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장에 나와서 본 현실은 이상만을 보여주었을 때 결국 훗날 아파하고 다치게 될 건 학생들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내가 틀을 벗어난 참교육을 하는데 모두가 동참하지 않으면 결국 나중에 사회라는 틀안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면서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이면서 차츰 망설이게 되었지요.

선생님들은 저처럼 현실에 타협하지 마시고 그 이상적인 방법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쉽진 않을 거예요.


3. 교사는 천직이다.

교감선생님 정말 존경하는 분입니다. 전교생들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시고 또 관심을 가져주시고 관료주의로 아닌 따뜻한 가슴으로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대해주십니다. 그분의 가르침을 꼭 마음에 품으시길 바랍니다.

굿모닝증권에 있는 제 친구가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기 말 한마디에 몇 천만원이 왔다갔다한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신 제 멘토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 교사의 말 한마디에 학생의 생명이 달렸다고 정말 무엇보다 귀한 일이 교직입니다. 우리는 가르치는 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반관리하면서, 수업하면서 늘 학생들의 영혼을 상대합니다. 우리가 뿌리는 말의 씨앗으로 각 학생들의 열매가 달라지지요.

모든 것의 출발점은 학생들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하는 말은 꾸중이라도 상처가 되지 않습니다. 학생들을 가슴속에 품어야 합니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법을 이번 기간에 꼭 배우시고 품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4. 다양한 교수법 실험

다른 과 얘기를 들어보면 지도안만 5개, 6개, 7개 이상 짜기도 하더군요. 거기에 비해 우리과는 쫌...

고생을 좀 더 시켜드려야 하는데.. 쿠쿠.. 같은 내용의 수업을 다섯 반 하시는데 꼭 틀에 얽매이지 마시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셔도 좋겠습니다. 다양한 내용을 많이 가르쳐보시면 좋을텐데 그렇지 않으니까요..


5. 교생 선생님의 학생들을 사무적으로 대할까 하는 두려움?

그런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다면 그렇게 대할 가능성은 없지요. 진짜 사무적으로 대하는 분들은 그런 생각, 의식조차 하지 않고 계시니까요. 학생들이 귀찮아지기 시작하면 교사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 제 멘토선생님의 교직관입니다.

저는요... 애들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가 없어요. 제가 먼저 가요. 교실도 수시로 올라가고, 개인적으로 애들 만나고.. 그래서 아이들이 오는 건 답방(?)이라고나 할까?

두려워하지 마시고 먼저 다가가세요. 매력없는 저도 하고 있잖아요.



<다섯 번째 메시지>

1. 구문제시에 대한 팁

must/ may/ might/ could 등의 추측 조동사

확률적으로 몇 %로 표현하는 건 틀린 설명은 아님.. 그 설명에다 상황까지 덧붙여지면

애들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음.

예를 들어..

5시에 Sam이 전화하기로 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그러면 It must be Sam. 거의 틀림없지만 혹 아닐 수도 있음


Sue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데, 확인은 안 해보고 그냥 평소에 있을만한 데를 이야기하면.

Sue may be in the bathroom.. 아마 화장실에 있을 텐데.. 없으면 말구..


그리구 과거에 대한 개념을 얘기할 때..

It is love. 분명한 사랑.. 사실

It must be love. 100%는 아니지만 틀린 없이 사랑..


It was love. 분명히 사랑.. 근데 사랑은 끝이 났음.

It must have been love. 분명히 사랑이었다.. 근데 끝나버렸어ㅠㅠ


is는 간단히 was로 표현할 수 있으나..

must는 자체로 과거로 할 수 없어 쓰는 표현이 must have p.p.

(완료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그 원리까지 따져서 얘기해 주고 싶은 충동은 자제하고 여기까지만..)


위에서 얘기했던 상황별 구문은 아실 것 같은 교재

Grammar in Use에서 본 기억이 나요. 우리가 문법을 몰라서 못가르치는 것이 아니구요, 어떻게 가르쳐줄 지를 몰라서 못가르치는 경우가 많지요. 꼭 참고하세요.


2. 모둠식 학습에 대해서..

조별로 활동하는 것 수업분위기를 업시킬 수 있지만...

선생님 수업의 경우 단어활동외에는 일제수업이기 때문에 일제 강의 후 조별 활동 전에 조를 짜라고 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조편성된 채로 앉아있으면 더 떠들고 싶은 유혹을 느끼거든요.


3. 수업때마다 긴장하세요..

늘 설레는 마음으로 그러면서도 수업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준비하세요..

현장에 나오셔도 그 설렘은.. 그걸 가능하게 하는 건 수업을 혼자서 일방적으로 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1대 37 만남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 거죠.



<여섯 번째 메시지>

영어, 영어 하면 전 할 말이 없어요.

토익점수, 텝스점수 제게 물어도 할 말이 없구요.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 대해서 말하거나, 영어로 하는 수업을 이야기해도요.

늘 전 영어실력, 실용영어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어요.

이렇게 아이들을 끝까지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당장의 수업이 잘 안되고 할 때마다 느끼는 좌절감은 시도때도 없이 느끼죠. 오늘 방과후수업때도 그랬구요.

그걸 애들탓으로 돌리고 하고 위안을 얻기에는 너무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좌절감이 커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요..


그런데, 계속 교사를 하는 건요... 제 능력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혹 애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할 위험을 안고도 그러고 있는 건요...

엊그제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가있는 제자에게 전화가 왔어요. "선생님반이 아니었음에도 고3때 흔들리는 저를 붙잡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좀 더 잡아 주셨다면 미국에 있었겠지만요ㅎㅎ" 이러면서요...


그런 거예요. 완벽한 교사, 이상적인 교사가 절대 될 수 없구요.. 처음 가졌던 이상적인 교사상이 자꾸 타협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학생들에 대한 그 사랑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이죠. 수업이든, 담임이든.. 늘 확인할 수는 없어도 언젠가 씨를 뿌린만큼 언젠가 아이들이 거둘 것이라는 사실이죠.

아이들에게 내가 가진 최상의 것을 주면 되는 것이고 그걸 남들이 주는 것과 비교할 것도 스스로의 이상적인 관념에 의해 좌절할 것도 없다는 것이지요.

자신이 부끄러워해야 할 때는 스스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좌절할 때가 아니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노력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거든요.


선생님들의 교직관, 추구하는 방향을 확립하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성공이에요. 방향이 정해지면 그 다음엔 전진하는 것만 남았거든요.


선생님들을 건져줄 명확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네요. 이해하세요.

힘내세요. 어쨌든 어떤 모습으로든 아이들 앞에 서실 운명이시잖아요.



<일곱 번째 마지막 메시지>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학생들 걱정하시고 학생들 편에 서려고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잔잔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수업이든 반학생 지도든...

기대했던 것만큼 이루지 못하셨더라고 괜찮아요. 오히려 그 아쉬움은 그냥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교생기간에 다 이루셨다면 현장에서 노력하실 일이 없을 거니까요..


교생이 끝나고 대학교로 돌아가시면 적응이 안 될 거예요.

수업을 하시다가 다시 수업받는 자리로 돌아가신 것에 대한 부적응, 그래도 교생을 했고 학생들 인정받았고 누구를 가르쳐봤다는 자기도 모를 허세감, 그리고 문득문득 그리워지는 학생들, 그리고 교생학교에서의 분위기...

한동안은 꿈을 꾼 듯 이상과 현실의 그 어딘가에서 좀 헤매실 거예요.


제가 교생했을 때 담임이었던 여학생들과 사이가 너무 좋았고 그 반에서 을종수업을 했었기 때문에 더 가까워졌고 반애들 이름도 다 외우고 그렇게 지냈기 때문에 그 후유증이 엄청나게 컸어요. 공부하다가도 문득문득 떠올라서 연습장에다가 애들 이름 다 써내려가면서 그리워하고..


그러면서 제가 가졌던 생각은 다시 만날 것에 대한 기대감과 소망이었죠.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아이들 앞에 서겠다는 마음으로... 그게 힘든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저를 지탱해주었던 힘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로부터 1년후 임용고시 합격하고 학교 발령 받은 상태에서 아이들 만나러 갔어요. 지도교사쌤 뵈러 가면서, 그 짧은 쉬는 시간에 교사가 되었다고 인사하고 고마워하고 그랬는데 그때 아이들이 쳐준 격려의 박수가 아직도 제게 힘이 되고 있지요.


진짜 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는 시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교사가 되기 위한 대가를 치르는 거죠. 하기 싫으시고 슬럼프에 빠지시더라도 꼭 기억하세요.

아직 다 이루지 못한 사랑과 수업으로 갖게 되는 아이들과의 만남...

그때는 정말 아이들 편에 서서 가슴으로 품고 사랑하고, 선생님들이 가지신 모든 것을 쏟아부으시면서 아이들 실력 향상시키시고 또 나침반 역할도 하시고, 그런 귀한 일들을 감당하실 거예요.


일단 임용고시 준비로 바쁘시니까 추천도서 이런 건 훗날 혹 연락이 되면 알려드릴게요. 진정한 영어공부는 수능이 끝난 후에 할 수 있듯이 진정한 교사가 되기 위한 스스로의 준비는 임용고시 끝나고 시작되거든요.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하고 귀한 추억 남겨주셔서 고마워요. 그렇게 정답고 따뜻한 마음으로 꼭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영혼들을 잘 인도하는 귀한 일을 감당하시길 바래요.

덕분에 저도 아이들 대하고 가르치는 데에 대한 통찰력도 얻고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급해하진 마시구요. 실패를 두려워하시지도 마세요. 일부러 아프실 필요는 없지만 아픔을 겪게 되시면 그 아픔으로 학생들 더 잘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거든요.


지난번 말씀드렸듯이 선생님들은 결국엔 학생들 앞에 서실 운명이시니까요. 궁극적인 목표를 바라보시고 사소한 어려움들 다 극복하시길 바래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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