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이 넘치는 책을 만났다. 게다가 매 페이지 시각 자료와 간결한 내용으로 더 많은 생각과 여운을 주었다. <어느 마케터의 아카이브>라는 부제가 붙은 이승희 작가의 책이다.
기록에 충실한 작가는 깊은 통찰력과 관찰력으로 삶 속에서 영감을 퍼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기록을 <영감 노트>라고 일컫는다.
이 책에는 세세한 발견의 기록부터 엄청난 삶의 통찰까지 들어 있다. 그중 세 가지 테마로 몇 부분을 발췌해 보려 한다.
p.27
<세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행위>
공부란 '머릿속에 지식을 쑤셔 넣는 행위'가 아니라 '세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뉴스의 배경음악에 불과했던 닛케이 평균 주가가 의미를 지닌 숫자가 되거나 외국인 관광객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되거나 단순한 가로수가 '개화시기를 맞이한 배롱나무'가 되기도 한다.
이 '해상도 업그레이드감'을 즐기는 사람은 강하다.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 나의 어휘력의 한계가 나의 세상의 한계다. 시험성적을 얻기 위한 목적을 뛰어넘는 평생 공부와 배움의 이유다.
세상의 해상도를 높인다는 비유는 전율이었다.
p.43
<운칠기삼에도 예외가?>
실력 30 운 70
실력 70 운 30
마작을 다루는 영화나 소설에서 많이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실력이 30%인 사람에겐 70%의 운이 필요하고, 실력이 70%인 사람에겐 30%의 운만 있어도 된다. 실력을 키우면 운은 더 쉽게 따라온다.
한 번씩 학생들에게 어법 문제는 정답의 확률을 올리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해준다. 선택지 중에 한두 개라도 지울 수 있다면, 지운만큼 찍어서 맞힐 확률도 올라간다. 줄을 세워서 맞히는 게 아니라면, 찍어서 맞히는 것도 실력이다. 실력이 100%이면 좋겠지만 그저 자신의 역량껏 실력을 올리면 된다. 그러면 확률도 높아지지만, 그 실력에서 멈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늘 희망이 있는 거다.
p.59
<일상의 태도가 배는 일>
훈습
꽃을 만진 손에는 꽃향기가, 마늘을 만진 손에는 마늘냄새가 배은 것처럼
나에 대한 깨달음이 내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배어드는 것
“훈습이란 개념은 산스크리트어인 바사나에서 온 말인데요. 어던 냄새가 밴다는 뜻이래요.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리추얼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꾸준히 반복적으로 ‘진짜 나’를 마주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내면의 힘이 자라고 나에 대한 깨달음이 삶 속 깊숙이 자리 잡게 돼요.” - 밑미 뉴스레터
... 매일 내가 하는 말, 태도가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에 배고 있다. 그래서 일상을 소중히 가꾸는 건 중요하다. 오늘 내가 한 말, 행동부터 가꿔나가자.
나도 모르게 어쩌다 보니 얻게 되는 결과가 진짜 나의 모습과 나의 성적과 성취를 좌우한다. 애쓰지 않아도 나오게 된다는 건 습관이 되었다는 것이고, 우리의 대부분의 인격과 일관된 행동은 그 습관에서 비롯된다. 냄새라는 감각을 동원한 구체적인 마음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훌륭한 비유다. 그래서 무서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냄새는 쉽게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p.69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
농부가 땅에 들이는 노력과 수고만큼 농작물이 잘 자란다는 뜻이다.
농작물이 알아서 자라는 것 같지만, 그 결실 뒤에는 농부의 정직한 발소리가 담겨 있던 거였다.
우린 그저 우리의 발소리를 매일 들려주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