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과 능력(일의 격 13)

by 청블리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p.252)


동일한 위치에 오른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배경도 좋고 인물도 좋다. 또 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 이 경우 우리는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대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로 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실제는 대개 후자가 더 능력이 있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유리천장을 뚫었을 것인가!



소위 엄친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건 옛날이야기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을 정도다. 성공의 척도는 대학 진학에서 판가름 난다고 보는 경향도 우세하다. 물론 특목고나 전국단위 자사고 등의 입학은 좋은 대학이나 의대를 가는 걸 사전 예약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입시제도의 공정성이나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많다. 정시만이 유일한 정의라는 말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정시를 위한 수능시험은 어떤 관점에서는 금수저 전형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교육특구가 아닌 학교에서 내신 전교권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능성적으로도 노력투입대비 대학을 더 잘 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부종합전형도 입시준비과정에서는 금수저전형이라고 볼만한 요소가 더 많아 보이기는 하다. 비교과 영역이나, 입시컨설팅을 통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개인 역량 외의 요소가 많이 개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수능대비에 사교육 영향이 가장 클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수업시간에 수능대비를 따로 해주지 않기 때문에 SAT를 준비할 때 부모의 재력 등이 더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학교 수업에서 수능을 준비시켜주지만, 학교수업시수만으로 충분히 대비가 안 될 수도 있는 난이도이므로, 추가로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게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공교육에 의지하면서 자기주도학습으로 대비가 가능하지만 그런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분위기 좋은 학교나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보다, 그렇지 않은 곳에서 공부하면서도 비슷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은 환경의 도움 없이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여 불굴의 의지와 포기하지 않는 간절함으로 그 자리에 도달한 것이기 때문에 전자에 비해 더 큰 박수를 받아야 한다.



인서울 대학진학을 하지 못하고 지방대에 남는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해준다.

"실제로 연세대 진학한 제자는 1학년 때부터 치열하게 공부하고 과제하느라고 고등학교 4학년처럼 학기를 지내다가 방학 때에야 나를 찾아왔는데, 지방대에 진학한 학생은 학기 중에도 심심하다면서 나를 찾았다. 취업이 더 잘 안 되는 건 지방대라서가 아니라 노력이 부족해서임을 기억해라. 소속집단에서 평균만 유지해도 실력이 늘고 있는 명문대학에 비해 지방대는 환경을 거슬러 진정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 물론 더 어려운 길이긴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닐 거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본부장 시절에 학벌에 관계없이 능력으로 인재를 뽑아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회사 최고전략책임자 자리에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면서 고민하는 한 벤처 CEO의 인사자문을 해 준 사례를 이렇게 말한다.


나이도 많지 않는데 10장도 넘는 이력서였다. 좋은 대학, 해외 경험, 그동안 거친 여러 회사를 나열했고, 자신의 인맥만 몇 페이지로 기록했다. 내 느낌에는 딱 봐도 빛 좋은 개살구였다. 무슨 놈의 인재가 자신이 누굴 안다는 것까지 일일이 나열해서 제출할까? 진짜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일의 성과 외의 것은 별로 제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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