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의 숙달화(p.224-225)
수많은 조직들이 말도 안 되게 노동집약적이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소위 ‘닭질(단순작업)’을 변화시키지 않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숙달되었기’ 때문입니다.
신입사원으로 들어왔을 때는 말도 안 되는 비효율이 눈에 보였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게 되고 대리나 과장쯤 되면 매우 자연스러워집니다. 왜인가요? 비효율이 숙달되었거든요. 그리고 숙달되면 자기가 신입사원보다 잘하게 되고 이미 기득권이 된 겁니다. 그러니 그 비효율적인 시스템은 고쳐지지 않고 생명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러니 원대한 뜻을 품고 입사한 유능한 젊은 직원들이 단순노동에 치이면서 부품화됩니다.
이러하니 'Transformation'이 잘 안됩니다. 'Change'와 'Transformation'의 차이는 전자는 현 상태를 조금 낫게 하는 것인 반면, 후자는 완전히 새로운 변환입니다. 전자는 더 좋은 마차를 만드는 것이지만 후자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죠. 전자는 더 큰 애벌레가 되는 것이지만 후자는 나비가 되는 것이죠.
교육현장에서의 변화가 가장 더디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어느 집단이나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하던 대로 그냥 하는 것이 편한 거다. 하던 대로 하는 것은 익숙하긴 하지만 효율성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학교에서도 엑셀과 매크로를 활용하면 금방 할 수 있는 업무임에도 하던 대로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거나, 귀찮아서 학생들을 위한 작업을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문턱이 더 높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문턱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것은 코로나 시국에 모두가 깨달을 기회를 얻었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도 닥치니까 교사든 학생이든 모두가 다 해내고 있고, 온라인도구도 생각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 중에 이런 삶의 지침을 간직하는 분이 있었다. “능력자가 될 수 없다면 능력자와 친하게 지내자” (그러면서 그분은 나와 친하게 지냈다ㅋ) 적어도 그 선생님은 비효율을 원하지 않았고, 학생들을 위해 교사가 뭔가 더 애써야 한다는 마음을 품고 있던 것이었다. 그런 겸손한 마음으로 조금씩 배움과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 우리가 쓰는 QWERTY 키보드 자판은 원래 타자기를 쓰던 시절에 글자키가 서로 엉키지 않게 하려는 조합을 고려한 것이다. 그 이후 훨씬 더 효율적인 자판이 개발되었지만 여전히 비효율적인 QWERTY 자판을 쓰는 것도 비효율의 숙달화의 극단적인 사례다. 이렇게 숙달화가 되면 더 이상 효율을 고민하지 않게 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고민하지 않으면 개선점도 없다. 그런데 그게 조직에서는 끊임없이 대물림된다는 것이 또 문제가 된다.
이 책에서는 리더의 역할을 강조한다. 교육계에서는 당연히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물론 큰 변혁에 있어서는 학교관리자나 교육청, 교육부의 역할과 권한이 더 크긴 하지만, 우리가 이뤄야 할 것은 교육현장의 사소한 변화다. 그 변화만이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과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교재연구를 하는 경우, 비효율에서 벗어나는 데는 반대다. 교사의 넘치는 시간낭비로 인해 학생들이 수업의 이해도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가 수업 외에 감당해야 할 다른 업무에 대해서는 늘 효율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교사 역할의 본질인 수업과 학생상담 등의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엑셀, 한글 등의 기능도 열심히 익혀야 한다.
무엇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