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이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p.294)
1. 얼마 전 한 기업인을 만났는데 흥미로운 말을 한다. "제가 창업자들의 자제들을 많이 압니다. 그런데 대개 3대부터는 기업이 어려워집니다.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았는데 '결핍'이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은 1세대처럼 '결핍'을 직접 겪어 보지도 못했고, 2세대처럼 옆에서 보지도 못했습니다. 탄생서부터 모든 과정이 풍요로웠습니다. 좋은 환경에 좋은 외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쉽게 CEO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고난과 결핍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위기의식이나 강렬한 절실함이 없습니다. 결핍의 상황뿐 아니라 결핍된 사람에 대한 이해도 없습니다."
2. 이스라엘은 800만이 조금 넘는 나라이지만 스타트업이 6,000개 이상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 수상 페레즈는 이렇게 된 비결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이스라엘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천연자원도 기존 산업도 아무것도 없었기에 다시 돌아온 유대인들은 굶어죽거나 성공했어야 했다.
3. 이에, 척박한 땅을 일구어 과수를 심고 사막에 우물을 팠다. 물 부족과 싸우기 위해 물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방울 물 주기' 같은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후 이 기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농업혁신 중 하나가 되어 수출되었다고 한다. 자원이 없었기에 근육보다 머리를 더 의존하게 되었고, 그들 땅속에서가 아닌 '자신의 머리' 속에 더 큰 보물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절실함은 결핍에서만 생긴다. 의도적으로 결핍과 부족을 추구할 필요는 없으니, 결핍은 기회가 된다. 우리는 뭔가로 채워도 어디선가 부족한 부분을 늘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결핍이 절실함과 성장으로 꼭 귀결되지는 않는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우리가 열광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갖춘 요소에 대해 작가는 깊은 통찰력을 발휘하여 아래와 같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문제는 해결될 것이고, 갈등은 해소될 것이고, 부족함은 채워질 것이다. 그런 삶의 긴장이 우리가 살아 있음을, 삶으로 충만함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준다.
가장 재미있는 스토리는 무엇일까?(p.321)
1, 한 유명 웹툰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재미있는 웹툰을 만들기 위해 3,000권의 가장 재미있다고 하는 만화들을 읽고 줄거리를 요약했다고 한다.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재미있는 3천 개의 스토리를 요약하다 보니 공통점을 찾았는데 그것은 '간절히 원하지만 얻는 게 너무 어려웠다'는 것이다.
2. 간절히 원하지 않았는데도 얻은 것은 재미없다. 원하긴 했지만 너무 쉽게 얻어도 재미없다. 간절히 원하지만 얻는 게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고 좌절을 느끼는 순간들을 인간은 깊이 기억하고, 흥미를 느낀다고 한다. 그것이 사랑이든, 입시든, 사업이든, 취업이든, 발명이든, 봉사든, 빈곤 탈출이든, 불평등과 차별의 극복이든, 정의의 실현이든, 부패와 부조리와의 싸움이든...
3. 그러면 주인공은 어떤 사람인가? 그 스토리에서 가장 갈망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4. 결국, 사람들을 움직이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스토리는 '간절히 원했지만 너무 얻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성취하는 스토리다.'
우리는 각자의 인생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각자 삶으로 각자의 스토리를 써 내려간다. 그 삶으로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게 될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선생님의 이런 실제 스토리에 더 크게 감동한다.
예전에 제자들이 찾아온다고 연락해오면 반 학생들의 숫자를 알려주었다. 제자들은 반 아이들의 간식을 사고, 난 제자들의 밥을 샀다. 간식을 사주는 건 낯선 선배의 존재에 대해 반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자들이 반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스토리를 들려주도록 했다. 선생님의 추상적인 이야기는 잔소리지만, 선배들의 생생한 체험은 학생들에게 감동과 동기유발이 된다.
교사는 삶으로 학생들을 만난다.
한때는 목사는 삶으로 설교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며 설교 준비만 잘 하는 것과 개인의 삶의 영역은 분리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더 큰 울림이 있는 건 삶을 관통한 설교라는 걸 차차 깨닫게 되었다.
사명을 가진 교사로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말라고 하고 공교육만으로도 좋은 성취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시킨다면 그 울림은 공허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며 매 순간 힘을 다해 살아낼 것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삶은 목적 없이 의미 없이 무력한 삶을 살고 있다면 그 외침은 아이들에게 닿지 않을 것이다.
난 아이들에게 단어공부비법을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삶으로 보여주려 애쓴다. 아이들도 일단 자기만의 방식으로 시도해 보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서야 내 말이 귀에 닿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먼저 전교생 이름을 다 외우고 나서, 나의 삶의 체험으로 그들에게 더 확신을 갖고 얘기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은 1학기 중간고사 직후에 단어공부방법에 대한 썰을 푼다.
실제로 전교생 이름 암기하는 것과 단어 암기방법은 방향이 비슷하기도 하고, 수많은 좌절과 망각을 넘어서는 단계를 거치는 것도 똑같기 때문에 삶으로 증명하듯 말해주면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깊이와 폭이 다르다.
그렇다고 교사의 삶의 모습이 아이들이 무조건 닮고 싶은 아름다운 이야기들만 담겨있지 않다. 그러나 오히려 결핍의 모습 그대로 아이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기도 한다.
나이도 삶의 단계도 다르지만 우린 모두 각자의 삶의 단계에서 우리만의 이야기를 감동으로 채워간다. 그 감동은 완전함이나 완성이 아니라 여전히 부족하고 결핍된 상태일수록 더 커진다.
<일의 격>은 경영학의 대가가 이론보다는 삶으로 써 내려간 책이다.
글로 쓰는 감탄이 아니라 삶으로 쓰는 감동이었다. 교육현장에서 삶과 만나는 대목에서 몇 가지 글을 추려서 정리했고 이번이 완결편이다.
보통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고 몇 구절만 블로그 독서노트와 교육노트에 흔적을 남기는데, 이 책은 따로 구입을 해서 고3인 둘째 딸에게도 선물했다. 아이가 문과라서 경영학은 부전공으로라도 해야 하기 때문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보다 성취와 성장과 인간관계 등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올해 9월에도 활동중심 교사연구모임에서 "글쓰기와 행복교육"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기로 했다. (벌써 동일한 연구회에서 3년째 주제를 바꿔가며 하게 되었다. 작년에 2년째 강의를 마칠 때 다음 해에도 또 부탁하겠다는 대표선생님의 말씀이 예의상 한 말이 아니었음을, 그렇게 한결같은 꾸준함으로 증명해 주어 놀라고 감탄했다. 난 늘 강연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은퇴무대라는 비장함으로 임하긴 했는데, 이번에야말로 끝이라고 생각하고 다 쏟아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솜씨와 글쓰기 훈련이 글을 빛나게 해주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삶으로 쓰는 글이라고 믿는다. 작년에도 일찌감치 그 연구회 대표선생님으로부터 강의 부탁을 받고 몇 달 동안 삶으로 행복한 강연 준비를 했다.
올해도 행복한 숙제를 내주셔서 난 삶으로 써 내려가는 교육과 구체적인 행복교육 구현에 대해 행복한 강연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몇 달 후 더 성장할 나의 모습으로, 말을 잘하거나 글을 잘 쓰는 감탄이 아니라 삶으로 말하며 쓰는 감동이 되기를 소망하며...